[유민영의 위기전략 35] 때로 메시지는 포지션의 설명일 뿐이다. – 삼성, 메시지 이전의 메시지
2014/03/28 2 Comments
채동욱 전 검찰총장 관련 임모씨 계좌에 삼성 계열사의 자금이 유입되었다고 한다.
3월27일 이인용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 사장이 진화에 나섰다. 이인용 사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준비되고 해야 할 말만 정확히 한다.
파워 집단의 메시지 관리라는 측면에서 좋은 연구 사례가 될 것 같아 정리해 둔다.
1. 그라운드를 정하라.
“불미스러운 일에 회사 이름이 거론돼 송구스럽다.”
: 송구한 것은 불미스러운 것에 거론된 것이다. 논란의 지점을 먼저 규정했다.
2. 프레임을 정의하라.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피해자라는 것.”
: 연루되었다고 하지 마라, 가해자도 아니다. 삼성의 위치를 제시했다.
3. 상황을 최소화하라.
“자회사인 케어캠프의 전직 간부 이모씨가 회사 돈을 횡령한 것.”
: 삼성물산에서 차장으로 퇴직한 사람이 자회사에 채용된 것이다. 전직 간부다. 개인 비리 사건이다. 삼성그룹과의 먼 거리를 설정했다.
4. 모순을 무시하라.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저런 내용을 말씀드리는 것이 적절할 것 같지 않다.”
: 앞서 설명한 전략-프레임-메시지는 적절한 말이다.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줄 이런저런 내용이 아니다.
5. 전략은 견고하다.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
: 사건 인지 시점에 대해 더 이상 묻지 마라, 우리가 정의한, 해야 할 말은 다 했다.
네이버에서 ‘이인용’ 석 자를 치자 기사들이 나온다. 한 언론을 제외하고 대체로 똑같은 제목이다. <삼성, “우리도 피해자.”>
이인용 사장은 알고 있었다. 다음 날 언론이 어떻게 대응할 것이라는 것을.
그렇다. 전략은 포지션의 이해다.
유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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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부당한 비난에 큰 피해를 본 적이 있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인용 사장의 대응법을 잘 새겨서 적절히 활용해야겠네요. 그때 겪었던 일을 생각하면 모 방송국 모 기자에게 아직도 화가 납니다. 그래놓고는 언론 자유 수호하겠다고 시위하더군요. 언론의 자유가 그런 거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