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의 미래 76] ‘우버랜서’의 시대, 새로운 시작이 얼굴을 드러내다

*주: 프리랜서 기자와 언론사간의 광범위한 협업이 저널리즘의 새로운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포스트는 전 세계의 프리랜서 기자들과 워싱턴 포스트 편집국 내 600여명의 기자 및 편집자들을 연결해주는 ‘탤런트 네트워크(Talent Network)’ 플랫폼 서비스를 지난 6월부터 가동하기 시작했다. 편집자들은 원하는 콘텐츠를 가진 프리랜서를 보다 쉽게 찾을 수 있고, 프리랜서들은 자신의 콘텐츠를 피칭하기 위해 편집자를 일일이 찾아다닐 필요가 없는 일종의 윈-윈 매칭(matching) 시스템이다. 워싱턴 포스트의 부편집인 Anne Kornblut은 프로젝트 초기 “우버와 같은 소프트웨어 기반의 프리랜싱 네트워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하면서, “내부에서는 농담식으로 이 시스템을 ‘우버랜서(UberLancer)’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더프리랜서 매거진에 실린 관련 기사 “워싱턴포스트의 새로운 탤런트 네트워크는 프리랜서계의 우버가 될 것인가?(Post’s New Talent Network Become the Uber of Freelancing?)”를 요약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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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식의 프리랜서 관리

지난 몇 년간 테크놀로지 성장에 맞춰 다른 프리랜스 경제가 발전해온 반면에, 저널리즘에서의 프리랜서 관리는 90년대에 머물러 있는 듯 하다.

내가 버즈피드(BuzzFeed)에 글을 기고했을때(참고로 버즈피드는 프리랜서와 자주 작업하지 않는다.), 편집은 구글독스를 통해 완성되었고, 계약은 몇몇의 비즈니스 중개인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원고료 계산서는 한 달 후에나 내 우체통에 도착했다. 모든 것을 디지털로 담아내는 회사였기에, 버즈피드가 나에게 실제 계산서를 보내는 것이 의아했다.

최근에 와서야 미디어 회사들이 이런 구식의 프리랜서 관리의 문제를 알고, 체계적이고 직관적인 소프트웨어 기반의 프리랜서 네트워크의 이점들에 대해 깨달은 듯하다. 탤런트 네트워크를 런칭하기 전까지, 워싱턴 포스트 역시 대부분의 미디어 조직과 같은 방식을 사용했다: 프리랜서들은 한두명의 편집자들과 개인적인 관계를 가졌고,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과정은 느렸고, 기획 제안은 이메일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워싱턴 포스트의 전략주도 디렉터이자 탤런트 네트워크 런칭을 주도했던 제레미 길버트는 프리랜싱을 21세기에 맞게 이끌고자 했다.

  1. 장벽 낮추기

탤런트 네트워크의 가장 큰 특징은 진입 장벽을 제거했다는 것이다. 프리랜서들은 그들의 경력을 담은 프로필을 제출하고 심사를 받는다. 그들은 자기의 기삿거리를 제안하거나 편집자들이 포스팅 해놓은 과제를 수락할 수 있다. 심사는 네트워크 운영을 담당하는 에바 로드리게즈에 의해 수동적으로 이루어진다. 과거에 신문사와 일해본 경험, 제출한 포트폴리오(길버트는 가장 연관성 있는 3-5가지를 제출하는 것을 추천한다.), 특별한 지역에 머문다거나 특정 기술이 있는지의 여부(예를 들자면 뉴스거리가 많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에 산다거나, 뉴스에 덧붙일 수 있는 훌륭한 카메라 사용기술이 있다던가)가 심사기준에 포함된다.

워싱턴포스트는 플랫폼에 가입한 프리랜서 명 수와 활동 수락 비율에 대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네트워크에 합류를 원하는 많은 프리랜서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길버트는 편집자들이 이미 라파예트와 채터누 총기사건과 같은 속보 보도를 위해 탤런트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1. 프리랜서-편집자 매칭

탤런트 네트워크는 주로 속보 보도, 기업 스토리 혹은 멀티미디어 프로젝트를 공급하는 프리랜서 모집을 타겟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보도가 필요한 장소 근처의 리포터를 재빨리 찾는 것이 워싱턴 포스트의 가장 큰 도전과제가 된 이후, 속보를 담당할 프리랜서를 찾는 것은 특별한 관심을 모았다. “한 때, 워싱턴 포스트가 미국 전역에 걸쳐 지국을 두고있을 때가 있었죠. 앤은 우리가 그때와 같은 수준의 범위를 다룰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했어요.” 길버트의 말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길버트와 그의 팀은 프리랜서들이 그들의 뉴스 스토리에 알맞는 편집자를 찾고, 또 반대로 편집자들이 적합한 프리랜서를 찾는 걸 돕는 것에 집중했다. 길버트는 프리랜서가 한 명의 편집자와만 일하기 때문에 다른 뉴스 스토리에 맞는 편집자를 찾을 기회를 놓치고, 편집자 역시 기획에 딱 맞는 프리랜서가 같은 편집국의 다른 편집자와 연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람들이 ‘이 분야를 보도할 수 있는 사람을 아는 사람 있나요?’라고 물어보기 전까지 알맞은 편집자와 프리랜서를 매칭하는 일은 어렵다. 대개 사람들은 ‘아는 사람이 없어. 기자를 보낼 때까지 기다리던가 스토리를 포기하던가 해야겠어.’라고 말한다.

 현재 이 매칭 과정은 로드리게즈가 대부분 담당하고 있는 심사 과정과 비슷하다. 로드리게즈는 편집자와 프리랜서를 연결시키기 위해서 탤런트 네트워크의 기사 피칭과 프로필 시스템을 사용한다. 미래에 자동 매칭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지만, 길버트는 이 프로젝트를 초기에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로드리게즈와 같은 뛰어난 “인간” 편집자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 원고료 지급방식 개선

워싱턴 포스트의 프리랜서들은 계약서를 인쇄하여 우편으로 부치거나, 스캔을 하여 보냈어야 했다. 이런 구식 지급과정을 개선하는 것 또한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여전히 이 부분에 대한 업데이트는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매칭 기능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리긴하지만, 많은 계약과 지급과정이 온라인으로 넘어와 탤런트 네트워크 상에서 실행되고 있다.

 

  1. 베조스 효과? 상품화 가능성

가장 흥미로운 탤런트 네트워크의 미래는 잠재적인 상품성이다. 최근, 등록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미디어 회사들은 다른회사에게 소프트웨어 사용권을 판매하곤 한다. 길버트와 아마존 창업자이자 워싱턴 포스트의 소유주인 제프 베조스는 탤런트 네트워크를 통한 잠재적인 수익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는 제프 베조스와 함께 상품성에 대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알다시피 베조스는 사실상 그 누구도 하지 않은 방법으로 소프트웨어형 서비스를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최우선으로 여기는건 우리가 훌륭한 프리랜서들과 함께하고, 워싱턴 포스트에 양질의 기사들이 실리는 것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그 후에 우리가 네트워크를 통해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겠지요.” 길버트의 말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실제로 새로운 트렌드의 선도자가 될 수도 있다. 미디어 분야에서 가장 기술지향적인 회사인 Vox Media 역시 “Freelancers”라는 자체 프리랜스 등록 네트워크를 개발하고 있다고 회사 제품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구식 시스템에 진절머리가 난 프리랜서들과 편집자들은 미디어 분야에서 프리랜스 네트워크 소프트웨어의 확산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

피크15 커뮤니케이션 리서처 이혜진

출처: http://contently.net/2015/08/12/stories/will-washington-posts-new-talent-network-become-uber-freelancing/

[저널리즘의 미래 75] 뉴욕타임즈, 새로운 광고 솔루션 ‘모바일 모멘트’ 9월 런칭

*주: 뉴욕타임즈가 ‘디지털 퍼스트’를 넘어 ‘모바일 퍼스트’ 전략으로 가고 있다. 온라인 인터랙티브 기사 “Snowfall”로 2013년 퓰리처상 기획보도상을 수상하며 디지털 신문의 혁신을 앞장섰던 뉴욕타임즈는 멀티미디어를 적극 활용한 “Snowfall”의 인터랙티브 형식을 차용해 Paid Post라는 네이티브 광고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이와 같은 ‘디지털 퍼스트’ 전략으로 뉴욕타임즈 유료 온라인 독자 수는 100만 명을 넘어섰고, 온라인 광고 수익도 전년 대비 12%가 증가하였다. 최근 매체의 중심이 데스크톱에서 모바일로 이동되고 있는 가운데, 뉴욕타임즈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모바일 퍼스트’ 전략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즈는 NYT NOW라는 이름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독자들의 맥락에 맞춘 7가지 ‘모멘트’에 타겟화된 기사를 배포하는 방식을 선보였다. 또한 오는 9월에는 같은 타겟 전략을 활용한 네이티브 광고 제품인 ‘모바일 모멘트’를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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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NS의 인-피드 배치 차용

현재 신문사의 모바일 사이트 아래에 고정되어 있는 수평적인 광고 배너들은 독자들에게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고 효과가 없다는 것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의한다. 뉴욕타임즈를 비롯한 많은 신문사 모바일 사이트들의 삽입광고(interstitial ads: 기사를 넘기는 사이사이에 삽입되는 화면 전체를 차지하는 전면 광고) 역시 큰 효과가 없다. 따라서 뉴욕타임즈는 이런 형식의 광고를 그만두기로 했다. 거부감을 주는 모바일 광고를 대신하여, 뉴욕타임즈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인-피드(in-feed) 모바일 광고와 같은 포맷을 적용할 것이다. 뉴욕타임즈는 9월에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과 미국 내 모바일 사이트를 통하여 새로운 포맷의 광고를 출시하려고 한다. 이 새로운 포맷의 광고는 소셜 네트워크 모바일 광고의 인-피드 배치 형식을 모방했고, 어떤 소비자를 타겟으로 하고, 어떤 멀티미디어를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신문사의 편집적 통찰이 적용된다.

  1. 7가지 ‘모멘트’에 타겟된 ‘모바일 모멘트’

“모바일 모멘트(Mobile Moments)”라고 불리는 이 광고는, 뉴욕타임즈의 editorial product team이 12개월간의 연구를 통해 알아낸 독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하루 7가지의 순간에 맞추어 제작될 것이다. 현재 뉴욕타임즈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NYT Now를 통해서 이 7가지 ‘모멘트’에 맞춰 기사를 배포하고 있다. 독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하루 7가지 순간에 기사를 업데이트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모멘트’에서 독자의 맥락까지 고려하여 적합한 포맷의 기사를 제공한다. 뉴욕타임즈는 바로 이 독자 타겟 전략으로부터 모바일 모멘트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침시간에 커피를 한 잔 하면서 핸드폰을 보며 톱헤드라인을 읽을 수 있도록 텍스트 중심으로 기사를 요약한 아침 브리핑의 특징에 맞추어 텍스트 위주의 아침 모멘트 광고를 배치하거나, 독자들의 흥미를 더하기 위해 많은 사진을 첨부하는 저녁 브리핑의 특징에 맞추어 사진과 동영상을 포함시킨 저녁 모멘트 광고를 배치하는 방식이다.

  1. 독자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주의 끌기

모바일 모멘트 광고는 모바일 삽입광고처럼 눈길은 끌 수 있으나, 거부감은 들지 않도록 제작되었다. 광고가 모바일 앱과 웹사이트의 기사 피드에 뜨기 때문에 하나의 기사처럼 화면의 전체 가로폭을 차지하지만, 수직적으로는 화면의 75%에만 나타날 것이다. 광고가 화면의 4분의 3을 차지하면서, 광고를 싣는 횟수를 줄여서라도 광고노출을 보장하겠다는 뉴욕타임즈의 계획 역시 실천할 수 있게되었다. 또한 광고 위아래에 기사가 충분히 보이게 함으로써 뉴욕타임즈는 새로운 포맷의 광고가 독자들을 방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1. 모멘트 맞춤형 광고 크리에이티브

모바일 모멘트는 브랜드 자체의 크리에이티브를 사용하거나, 뉴욕타임즈 내의 콘텐츠기획부인 T Brand Studio와 함께 작업한 콘텐츠를 사용할 예정이다. T Brand Studio가 제공하는 제품 중 하나는, 스크린플레이(Screenplays)라는 독자를 대상으로하는 짧은 스토리형식의 콘텐츠이다. 스크린플레이는 고객의 하루 일과 중의 모멘트에 맞추어 노출되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광고보다 훨씬 네이티브에 가깝다. 광고주들은 단일 “모멘트”를 구입하거나 전체 모멘트 “패키지”를 구입할 수 있다. 패키지를 구입하면 뉴욕타임즈는 각 모멘트에 어울리게 크리에이티브를 자동으로 변경시킬 것이다.

이혜진

출처: Advertising Age, New York Times Plans to Make Its Mobile Ads More Native, Less Interruptive (http://goo.gl/N1oroM), ClickZ, New York Times Capitalizes on ‘Mobile Moments’ for Tailored Ads (http://goo.gl/PW0rvC)

[메르스 대응 3] “대중이 스스로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정보의 공유가 필요한 것이다.”

– ‘투명성’이란 정부가 시민에게 주는 일방의 시혜가 아니다.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의료기관을 공개하기로 결정을 하였고 위험시기에 이 의료기관을 방문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보다 적극적인 조사를 실시하기로 하였습니다.”
–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프레시안에 이어 6월5일 조선일보는 평택성심병원을 실명으로 심층보도했고, 보건복지부도 오늘 B병원의 이름을 밝히고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했다.
함흥차사에 이은 만시지탄이지만 지금이라도 바른 결정을 했다.
‘공감’, ‘투명성’, ‘전문성’, ‘책임감’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가치다. 그 중 특히 왜 투명성일까?

소셜미디어로 인한 정보의 과잉 노출과 연결이라는 중요한 변수가 위기관리 원칙에 반영되지 않았다. 또 정부의 미디어와 대변인이 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 문형표 장관은 정부의 강박을 대변할 뿐이고, 해당 대변인은 마침 교체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트위터를 비공개로 닫고 있다. 정부 채널과 대변인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원칙 ‘미디어를 배려하라’를 실천하고 있지 않다.
더불어 ‘투명성’에 대한 근본적 이해의 부족이 크다.
다음 글을 보자.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실패가 가져다주는 충격은 비극일 수 있다.
(1) 정보공유 : 대중이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위해 스스로 올바른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한다면 생명을 잃게 된다.
(2) 명확한 가이드라인 : 대중에게 명확한 지시(clear direction)가 없다면 대중의 신뢰를 잃게 된다
(3) 대중의 신뢰 : 대중이 응급구조기관(emergency responders) 함께하지 않거나 정부의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면 재난의 통제를 잃게 된다.“
– ‘회복력 커뮤니케이션 : 국토안보를 위한 새로운 위기커뮤니케이션 전략’, 샤론 왓슨(Sharon L. Watson), 미 해군대학원 박사학위 논문
명료하다.
메르스와 같은 광범위하게 확산된 대처의 위기, 심리의 위기 사안의 경우, 정부가 시혜적으로 정보를 닫았다 열었다 하는 것이 아니다. 대중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원칙이다.
물론 메르스 대응 초기 단계에서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위험군에 대한 ‘소개(疏開)’ 조치에 준하는 ‘극단적 통제와 격리 조치’는 필수적 과정이었음은 물론이다.
재난 대처 과정에서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없었고, 대중은 정부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
비교적 사건의 시작은 통제할 수 있는 범위에 있었다. 그러나 정부 대처의 위기는 주체할 수 없는 범위로 확장되어 있다. 투명성에 대한 잘못된 이해도 한 몫을 했다.

– 퍼블릭스트래티지(에이케이스, 더랩에이치, 피크15 커뮤니케이션)

[메르스 대응 2] “확인 절차를 거친, 알고 있는 사실을 말하라”

– 희망적 사고를 버려라,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라(‘평판사회’ 중 ‘위기관리의 개념들’)

“국민 여러분, 금번 메르스는 정부의 철저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감염 환자가 확산되었습니다. 우리 병원과 의료인들은 메르스 확산방지와 감염 환자의 치료를 위해 정부 대책에 적극적으로 협조를 하고 최선을 다하여 진료에 전념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도 난무하는 유언비어에 동요하지 말고 정부 시책과 병원계 대책에 적극 협조해 주십시오.”

5월30일 병원협회의 메르스 대응 발표문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우선되어야 할 ‘전문성’의 가치를 어떻게 훼손해 혼선을 증폭시키고 신뢰를 상실하는 지를 확연하게 보여준다. 전문성이 객관성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잊은 처사다. “정부의 철저한 조치에도 불구하고”는 사실이 아니다. 제3자 검증과 자발적 협력의 역할을 의미를 잃었다.
국민이 정부 대응을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병원협회와 의사는 전문성과 객관성을 가진 제3자로서의 위치를 확보함으로써 ‘하나의 팀, 하나의 목소리(one team, one voice)’의 전초를 마련해야 했다. 무조건 한 팀이 아니다.

냉정한 위치를 잃은 감정적 사고는 덧붙여진다.
“두려움이 가장 큰 적입니다. 불필요한 혼란과 오해를 극복한다면 이번 사태를 가장 신속하게 종식시킬 수 있습니다. 정부와 의료계를 믿어주십시오.”
여기서 미국 대공황 시기에 비상전권을 요구하는 대통령 루즈벨트의 말이 왜 인용되는지는 알 수 없다. 상책은 스스로가 신뢰가 되는 것이다. 중책은 믿게 만드는 것이다. 하책은 믿어달라고 호소하는 것이다.

정부의 희망적 사고를 병원협회가 이어받을 이유는 없었다. 과학자의 시선과 전문가의 메스로 차분하게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 입장을 밝혔어야 했다. 하지만 병원협회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혼란과 오해를 극복한다면 신속하게 상황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호언한다. 전문가의 태도가 아니며 위기관리자의 자세가 아니다.

“‘위기관리의 전략가들은 초기 단계에서 의사결정 책임자와 담당자가 지양해야 할 대표적인 생각의 위험을 ‘희망적 사고’ 라고 규정한다. …… 그래서 위기전략을 짜는 사람들은’최악의 상황을 고려하라’는 원칙을 위기관리팀에 주문하고 그에 기초해 전략을 짠다.”(‘평판사회’)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위기리더십을 연구하는 아놀드 호윗 교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네 가지 원칙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1. 알고 있는 (확인 절차를 거친) 사실을 말하라 (Say What You Know)
2. 취하고 있는 조치를 말하라 (Say What You’re Doing)
3. 시민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말하라 (Say What Others Should Do)
4. 위기에 대한 해석을 제공하라 (Offer Perspective)

– 퍼블릭스트래티지(에이케이스, 더랩에이지, 피크15커뮤니케이션)

[메르스 대응 1] “B병원의 이름을 즉각 공개하라.”

– 투명성의 가치를 이해하고 공중(Public) 우선 원칙을 적용하라(*서울시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

“민간에서 알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정부가 직접 병원명을 이야기할 수 없다”
– 김영택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 조선비즈 임솔 기자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공개가 환자와 시민의 혼란을 막고 괴담을 막는다. 정보는 숨길 때 커지고 거짓을 만든다.

2014년 미국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상륙했을 때다. 로버트 깁스 전 백악관 대변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중 커뮤니케이션을 자주, 상세하게 하라”고 밝혔다. 명백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홈페이지에 ‘텍사스 보건장로병원(Texas Health Presbyterian Hospital)’의 이름을 공개했고 언론은 정확하게 보도했다.

병원 이름을 밝히는 것은
1. 위험의 소재를 정확하게 제공해 대중의 적절한 행동을 유도한다. 위험 공유는 모든 위기대응의 전제조건이다.
2. 위험군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의 불필요한 공포를 없앤다. 대형 재난․재해시 발생하는 거짓 상상력을 불허하는 것이다.
3. 위험군에 속한 잠재 환자들이 신속하게 검진에 응하도록 해 환자를 확인, 격리하고 2차․ 3차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심리적 재난의 포로가 되지 말아야 한다. 그러려면 사실적 대응을 해야 한다.
누구나 알아야 하는 중요하고 명백한 사실을 대중에게 공개해야 한다.

– 퍼블릭스트래지티지그룹(에이케이스, 더랩에이치, 피크15커뮤니케이션)
* 사스 대응과 세월호에서 배우지 못한 우리 정부와 사회는 혼란스럽다. 신뢰를 만들지 못하는 정부의 대응은 상황 이상의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다. 개인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연재를 시작하는 이유다.

[저널리즘의 미래74] 당신의 자녀가 부자가 되길 바라십니까? 옆 동네로 이사 가세요.

[저널리즘의 미래] 당신의 자녀가 부자가 되길 바라십니까? 옆 동네로 이사 가세요.

*주: 에이케이스는 최근 1 주년을 맞은 뉴욕타임즈의 데이터 기반 인터 렉티브 기사 코너인 ‘업샷’을 소개했다.(*5월5일자 기사 참조:업샷의 일주년을 기념하며) 현 시점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 저널리즘이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또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궁금하면 업샷의 기사들을 보면 된다. 지난 5월 4일 업샷에는 ‘성장하기에 가장 좋은 곳과 나쁜 곳(The Best and Worst Places to Grow Up)’이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그런데 이 기사는 사실상 하나의 기사가 아니었다. 같은 제목을 클릭한 미국 전 지역의 독자들은 사는 곳에 따라 각각 다른 기사를 읽었다. 업샷의 이러한 시도는 모바일로 연결된 독자와 쌍방향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개인화된 맞춤형 뉴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미디어의 모습을 스케치하고 있다.

1. 당신 자녀의 소득 예측하기

기사는 하버드 경제학자 라즈 체티(Raj Chetty)와 나타니엘 헨드렌(Nathaniel Hendren)의 연구에서 출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소득 수준이 같은 부모의 자녀라도 아이가 성장하는 지역에 따라 성인이 된 후에 벌 수 있는 임금 수준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기사는 읽는 독자들의 IP주소를 활용해서 그들이 사는 지역을 추적하고 그 지역이 자녀의 임금이 높아질 수 있을지 여부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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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들이 택한 방식은 빈칸 채우기

구체적으로 업샷은 모든 독자들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긴 문장을 제시하고 그 안의 단어를 바꾸는 방식을 택했다. 예를 들어 헤너핀 지역에 사는 사람에게는 기사는 “헤너핀(Hennepin) 지역은 저소득층 자녀의 소득이동률이 평균인 곳입니다”라고 제시하고 미들섹스(Middlesex)지역 주민에게는 “미들섹스 지역은 저소득층 자녀의 소득이동률이 꽤 높은 곳입니다”라는 식으로 기사내용이 바뀌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어 바꾸기로는 기사의 내용이 다소 밋밋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에 관련한 정보를 추가적으로 더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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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포디즘에서 벗어나자

이 기사가 의미 있는 이유는 새로운 기사 생산방식을 제시하는 데에 있다. 과거에는 수백 만명의 독자가 하나의 기사를 ‘소비’했다. 그리고 의미 있는 정보를 추출하는 것은 순전히 독자의 몫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하나의 상품을 대량생산하는 포디즘적 기사 방식은 니즈가 다양화되고 세분화된 현대사회에서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저널리즘의 위기가 여기에서 파생되고 있기도 하다. 업샷은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 독자의 맥락을 ‘빅데이터’라는 기술로 파악하고 있다. 그리고 공급자가 독자 하나하나에게 ‘맞춤형 기사’상품을 공급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다. 그래픽 편집자 아이쉬(Aisch)는 말한다. “우리는 단지 독자와 정보 간에 불필요한 장애물들을 없애고 싶었을 뿐입니다.”

임서연

출처: http://www.nytimes.com/interactive/2015/05/03/upshot/the-best-and-worst-places-to-grow-up-how-your-area-compares.html?_r=0&abt=0002&abg=0

[저널리즘의 미래 72] 뉴욕타임즈 기자의 SNS 검색 팁

*주: 이제 소셜미디어는 기사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한 주요 서치 풀이다. 그리고 원하는 소스를 정확하게 검색할 수 있는 능력은 기자에게 요구되는 새로운 역량 중 하나가 되었다. 아래는 미디움(Medium, 트위터 공동창업자 에반 윌리엄스가 만든 출판을 위한 블로그 형태의 플랫폼)에 연재된 트위터에서 유용한 소스를 추출해내기 위한 기자의 검색 팁을 소개한 글의 번역이다.

현재 뉴욕타임즈의 스태프 에디터인 다니엘 빅터는 2년 동안 소셜미디어 데스크에서 일했다. 그는 “저널리스트들이 트위터 검색에 추가해야 할, 아마 당신이 생각해보지 못한 단어 하나(The one word journalists should add to Twitter searches that you probably haven’t considered)”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뉴욕타임즈 종교부 기자가 최근 하시딕(Hasidic) 유대교 남성 신자들이 비행기에서 여성의 옆자리에 앉는 것을 피하면서 일어나는 갈등에 대한 기사를 쓰기 위해 SNS에서 비슷한 경험을 검색한 과정을 설명한다.

1. 뉴욕타임즈 기자의 트위터 검색 과정

우선 대략적으로 검색한 몇몇 트윗들을 가지고 키워드를 추출했다.

아마 대부분 이러한 이야기를 찾기 위해 트윗 소스를 검색하면 하시딕(Hasidic)과 비행(flight)으로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검색 결과 이 키워드는 완전히 쓸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달 된 하시딕 아이가 그의 형이 층계참에서(flight of stairs) 떨어뜨려 사망” “하시딕교 남성이 플로리다에서 뉴욕까지 비행 중 사망”과 같은 관련 없는 결과들이 나왔다.

아마 사람들은 구체적인 하시딕이란 말 대신 그냥 유대교(Jew)나, 교리(orthodox) 같은 말을 쓸지도 모른다. 유대인(Jewish)도 포함된다. 비행(flight)도 괜찮으니 비행기(plane)도 추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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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들의 경험

하지만 무수한 트윗들 중 유용한 결과를 걸러내려면 이러한 서치 엔진에 최적화된 말들로 잠식된 뇌를 흔들어야 한다. 그 말은 새로운 유형의 키워드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찾은 모든 소스에 공통적으로 들어간 것은 나(me 혹은 my)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인적 경험(좋은 소스)에 대해 이야기 했다. 멀리서 지켜본 사람들(쓸모없는 소스)는 그렇지 않았다. 위의 미리 찾은 트윗들에는 “내 옆자리에 앉은”, “나와 같은 비행기를 탄” “나와 자리를 바꾸자고” 등의 ‘나’가 모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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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좋은 어장과 노련한 낚시꾼

트위터가 그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지만 SNS가 아직까지 수많은 개인 화자들의 말을 수집하기에 최적의 공간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더 나은 검색은 더 나은 소스를 찾을 수 있게 해주고 더 나은 스토리를 쓸 수 있게 해준다. 모든 저널리스트들에겐 이미 좋은 어장이 주어져있다. 그리고 노련한 기술로 소스를 건져올려야지만 원하는 스토리를 요리할 수 있다.

기사 출처: https://medium.com/@bydanielvictor/the-one-word-reporters-should-add-to-twitter-searches-that-you-probably-haven-t-considered-fadab1bc34e8

[저널리즘의 미래 71] 업샷의 일주년을 기념하며

*주: 당신이 기자와 마주보고 앉아서 뉴스에 대해서 어떤 질문도 할 수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안 중에서 어떤 부분이 제대로 돌아가고 어떤 부분이 문제가 있나요? 지금 살고 있는 지역에서 집을 사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월세로 있는 게 나을까요?’이러한 질문들에 1년 동안 성실하게 근거까지 대가면서 답해주던 코너가 있었다. 바로 The upshot(이하 업샷)이다.

1.업샷 탄생의 비하인드 스토리

업샷은 네이트 실버(데이터 기반 정치 블로거로 2012년 미국 대선 결과를 정확하게 맞춤)의 538이 떠난 자리를 채우는 뉴욕타임즈의 새로운 코너로 2014년 4월 22일에 시작됐다. 당시 네이트 실버의 명성이 대단했기 때문에 업샷이 그의 공백을 다 채워줄 수 있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1500여건에 달하는 데이터 기반 기사를 내보내면서 업샷은 현재 순항하고 있다.

2.데이터는 거들 뿐

업샷의 특이한 점은 그들의 기반은 데이터 저널리즘이지만, 데이터에 너무 묵직한 짐을 지우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이 데이터를 풀어가는 방법은 매력있고 유쾌하다. 이들은 질문을 던지고 데이터를 글에 재미를 더하는 양념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2014년 7월 28일 자 기사에서 업샷은 “애플은 정말로 새 제품이 출시되면 기존 모델의 성능을 일부러 떨어뜨릴까?”라는 인터넷에 떠돌법한 음모론적인 질문을 던졌다.

3.아이폰의 진실 혹은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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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샷은 빅데이터로 ‘iphone slow‘라는 검색어 횟수를 측정했는데 새 아이폰이 출시될 때마다 그 빈도수가 증폭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소개한다. 이에 반해 삼성 갤럭시 느려짐 검색어 빈도수는 출시와 상관없이 높아지는 것을 비교해서 보여준다. 그리고 은근슬쩍 말한다. ‘음모론이 아닌 보다 차분한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애플이 악의적으로 기존 모델의 성능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모델에 최적화된 운영 체계를 업데이트하다보면 기존 모델과 충돌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4.때로는 진지한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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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의 분석이 언제나 ‘재미삼아’ 검색어를 돌려보는 것에 한정되지는 않는다. 이들은 유의미한 통찰을 내놓기도 한다. “왜 미국인들은 부자들에게 부담 지우려고 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의 기사에서 흥미로운 온라인 조사결과를 소개한다. 재분배에 관한 미국인들의 관점이 변화했다는 것이다. 과거 젊은 층이었다가 미국의 발전으로 여러 혜택을 누리면서 나이가 든 미국인들은 재분배 논의에 대해 불편해한다는 결론이다. 그리고 이 고령층 미국인들을 겨냥한 보수적 언론과 정치인들은 건강보험 개혁으로 인해 고령층 미국인들이 기존에 받고 있던 혜택이 줄어들 것이라고 메시징을 함으로써 보수층의 결집을 이끌어냈다고 분석한다.

5.위기이자 기회의 시대

업샷은 데이터 저널리즘의 장난스러운 면과 진지한 면을 골고루 보여주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업샷의 편집장 데이비드 레온하트는 말한다. “데이터는 우리 작업에서 핵심을 차지하겠지만 너무 많은 숫자를 나열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데이터는 그것이 현실을 더 명확히 표현하는데 쓸 수 있는 한에서 강력하다고 저희는 믿습니다.” 그리고 자신감을 덧붙인다. “오늘날 언론이 위기에 직면했다는 사실은 비밀이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동시에 저널리즘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업샷이 그 한 부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돌쟁이 업샷의 성장기가 기대되는 바이다.

임서연

출처: http://www.nytimes.com/interactive/2015/04/22/upshot/happy-birthday-upshot.html?_r=0

[서채홍의 디자인커뮤니케이션 33] 소화전·소화기 안내 사인 다시 보기 – 안전을 위한 디자인적 고려가 필요하다.

1. 은색 바탕에 금색 글자는 잘 안 보인다

혹시 지하철이나 공공장소에서 ‘소화전’과 ‘소화기’ 표시를 눈여겨 본적이 있습니까?
예외 없이 은색의 스테인리스 재질 위에 ‘소화전’, ‘소화기’라는 글자가 금색의 금속재질로 돌출되어 있습니다. 일단 은색과 금색 대비가 약해서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눈에 띄게 하려면 별도의 장치가 더 필요합니다. ‘소화기’함 위에 별도로 빨간색 강조 표시를 만들어 붙인 곳이 많습니다. 지하철 숙대입구역 소화전은 스테인리스 재질 위에 흰색을 덧대어 글자가 더 잘 보이도록 애쓴 흔적이 있습니다. 아주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소화전안국역s

소화전숙대입구s

2. 흘려 쓴 궁서체는 과연…

소화기·소화전 글자체는 ‘궁서체’인데요. 자세히 보면 초성·중성·종성이 분리되지 않도록 한 글자로 흘려 썼습니다. 제작공정에서 글자를 붙일 때 삐뚤빼뚤하지 않고 간편하게 붙이려고 흘려 쓴 것입니다.

궁서체는 조선 시대 상궁들이 붓으로 널리 쓰던 손글씨체입니다. 두꺼운 붓의 느낌 때문에 고풍스러운 느낌이 역시 강합니다. 요즘엔 B급 대중문화의 ‘키치’적 감수성을 전달하려고 할 때 많이 활용합니다. 소화기·소화전과 같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장치에 쓰기엔 좀 어색한 폰트라 생각합니다.

3. 악조건에서도 잘 보이는 글자

안전이 중요한 공공장소에의 글자꼴은 악조건에서도 충분히 잘 알아볼 수 있는 게 중요합니다. 폰트 디자이너 고바야시 아키라는 “폰트의 비밀”이라는 책에서 많이 쓰는 글자꼴 세 가지를 흐릿하게 만들어 ‘식별성’의 차이를 보여줍니다(158-159쪽). 악치덴츠 그로테스크, 헬베티카, 프루티거 세 가지 폰트입니다. 같은 고딕 계열(산세리프체)이지만, 그림에서 보듯 프루티거는 많이 흐려져도 식별할 수 있습니다. 곡선의 모양과 글자 가운데 공간의 차이가 선명함의 차이를 만듭니다. 인천공항의 안내 사인 영문 글자체가 프루티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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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일본에 갔다가 본 소화기·소화전은 빨강 바탕에 흰색 글자(고딕 계열)이거나, 흰 바탕에 빨강 글자여서 눈에 잘 띄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안전을 고려해 소화기·소화전의 색 대비와 글자꼴 선택에 좀 더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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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채홍

참조: 고바야시 아키라, “폰트의 비밀”, 이후린 옮김, 예경, 2013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 지음, “타이포그래피 사전”, 안그라픽스, 2012

[공공커뮤니케이션] 스웨덴님이 리트윗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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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웨덴 큐레이터는 누구에게든 열려있습니다.

2011년 12월 10일부터 스웨덴 정부에서는 ‘스웨덴 큐레이터’라는 이름으로 일반 시민에게 트위터 계정을 운영하도록 했다. 스웨덴 큐레이터에 추천된 시민은 일주일 간 자신이 누구이고, 어떤 것에 관심 있는지, 일상은 어떤지 등 매우 소소한 것들을 트윗한다. 정부라는 공적이고 관료제적 조직체에서 이토록 사적이고 말랑한, 또는 통제 불가능한 트윗 계정을 조직 밖의 시민에게 개방한 것은 일견 위험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스웨덴 정부는 말한다. “스웨덴은 큐레이터를 통해 전통 미디어를 통해 얻어진 스웨덴 이미지와는 또 다른 이미지를 얻게 될 것입니다”

2. 스웨덴의 새로운 이미지는 냉장고다?

정부가 말하는 ‘큐레이터를 통해 얻게 되는 스웨덴의 새로운 이미지’는 도대체 무엇일까. 2주 전, 큐레이터가 스톡홀름 점심시간이라는 트윗과 함께 스웨덴 음식재료가 가득한 냉장고 사진을 게재했다. 그러자 전세계적으로 바바리맨마냥 사람들이 자신의 냉장고를 홀랑 열어 ‘재끼는’ 사진을 게시하기 시작했다. 스웨덴의 한 유쾌한 큐레이터를 통해 전세계인이 남의 냉장고 안을 관음하고 자신도 무엇을 먹고 사는지 노출하고 싶어하는 재미있는 ‘게임’이 벌어진 것이다. 캐나다에서는 맥주와 메이플 시럽이 있는 냉장고가 열렸다. 간장 통이 있는 일본 냉장고도 공개됐고, 생수랑 맥주 밖에 없는 안타까운 영국인의 냉장고 역시 열렸다. 술이 없는 냉장고는 아직까지 못 봤다.

3. ‘나’가 말하는 스웨덴

이는 단순한 이벤트로 보일 수도 있지만 한 시민의 목소리가 트위터를 통해 전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트위터 계정을 시민에게 넘겨준 스웨덴 정부의 배짱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과거 ‘국가’ 혹은 ‘애국심’과 같은 추상적인 담론들보다는 스웨덴 사람들의 평화로운 일상생활과 그들의 가치관들이 스웨덴을 각인시키는 데에 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라는 믿음에 기초한다. 곧 스웨덴은 1인칭 ‘나’다. 정부의 미디어는 나의 냉장고를 통해 세계와 소통한다. 스웨덴의 삶이 그 안에 있다. 공식 내용을 딱딱하게 전달하거나 커피쿠폰 따먹기 이벤트만 하는 우리 정부의 소셜미디어가 배워야 할 점은 바로 이것이다.

4. 새로운 스웨덴의 윤곽선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마치 회화에서 점묘법을 떠올리게 한다. 기존의 색깔을 팔레트에서 모두 섞어 하나의 선으로 전체를 표현했던 미술 사조에서 벗어나 자신의 고유한 색깔을 지니고 있는 점들의 모임으로 전체를 표현하려는 신인상주의자들의 고집을 보는 듯하다. 스웨덴은 선진적인 복지 시스템과 훌륭한 조합주의 전통의 나라라는 하나의 커다란 선 보다도 오늘 직장에 새 고객이 와서 신난다는 트윗을 날리고 점심시간 자신의 냉장고를 보여주는 점 같은 시민들의 합을 통해 스웨덴이라는 나라의 윤곽선을 그리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스웨덴 안으로는 국가와 시민 간의 거리를 좁혀주고, 밖으로는 그들이 말했듯이 새로운 스웨덴의 이미지를 창조해 줄 수 있는 채널이 될 것이다. 참고해 볼 만한 방식이다.

임서연(피크15커뮤니케이션 리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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