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스트롱’ 백서를 한국에 소개하며

* Public Strategy(Acase + THE LAB h + Peak15)는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발견과 통찰을 담아 비정기적으로 [여론]이라는 간행물을 발간합니다. 2015년 4월, 세상에 첫선을 보이는 [여론] 제 1호의 주제는 [‘보스턴 스트롱’은 어떻게 가능했는가?]입니다. 발간사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Boston Strong

1.
최악의 상황으로 ‘세월호’를 겪은 우리는 어떻게 세월호를 기록하고 기억할 것인가? 우리 모두의 과제다. 이 자료가 우리 사회가 겪은 새로운 위기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
전략커뮤니케이션의 기술과 가치를 보유하고 위기관리와 기회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프로젝트 그룹 ‘퍼블릭스트래지티’ 는 2014년 4월 하버드케네디 스쿨에서 열린 ‘Leadership in Crises’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최고의 교수진과 전 세계의 위기관리자들이 모인 과정을 통해 우리는 한국사회 위기관리 연구와 대응 모델에 대한 심층적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3.
프로그램 과정에서 우리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허먼 B ‘더치’ 레너드 교수와 아놀드 M. 호윗 교수를 만났고 특별한 백서-<‘보스턴 스트롱’은 어떻게 가능했나>를 만났다. 두 교수는 다른 연구진과 함께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의 백서 작업을 1년째 진행하고 있었고 그 결과물이 2014년 3월14일과 15일에 하버드대학교에서 열린 열린 전문가 좌담회에서 발표된 것이다.
두 교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성원들에게 이러한 자료를 공익의 관점에서 널리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 서울로 돌아온 우리는 자료를 충분히 검토했고 이를 번역했으며 책으로 발간하게 되었다.

4.
보스턴 테러 사건 100시간과 연구과정 1년을 통해 얻은 백서를 공유하며, 우리는 새로운 위기에 더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 전략, 태도, 기술, 행동의 원칙과 교훈도 얻게 되었다. 뜻깊은 일이다.

5.
사회적 책무와 공익을 위해 이러한 귀중한 자료를 한국에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버드 케네디스쿨 위기 리더십 프로그램(Program on Crisis Leadership)의 허먼 B. ‘더치’ 레너드 교수, 크리스틴 M. 콜 교수, 아놀드 M 호윗 교수에게 특별한 우정과 진심을 담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본 백서를 소개하며 기술과 사회적 정의(Arts & Social Justice)를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적어둔다.

에이케이스 유민영, 더랩에이치 김호, 피크15커뮤니케이션 김봉수

* [‘보스턴 스트롱’은 어떻게 가능했는가?] 다운받기

[김호와 유민영의 새로운 발견 : 위기전략] 위기관리는 제도와 문화, 세월과의 오래된 싸움이다.

 

‘난타’ 세계 공연의 사연을 기자가 묻자 송승환 피엠씨프러덕션 회장이 답한다.

“불이 문제였다. 프라이팬에 불이 확 붙어 타오르는 장면이 있는데 가스를 이용한 진짜 불이다. 소방법이 엄격한 뉴욕에서는 공연을 할 때도 화제 전문가를 반드시 고용해야 한다. 주로 전직 소방수인 그들이 하는 일은 공연 후 가스부스터에서 가스통 4개를 꺼내 그걸 캐니빗에 넣고, 다음 날 아침 캐비닛에서 가스통을 꺼내 다시 부스터에 넣는 게 전부였다. 그런데 주급이 1000달러가 넘었다. 예상치 못한 비용에 난감했지만 안전 규정은 무조건 따라야 했다. 이탈이라나 프랑스에서는 공연 전날 그 동에 소방대장을 불러 불 장면을 시연했다. 그가 오케이 해야만 막이 올라갔다. 공연 당일 무대 양쪽에 소방관을 한 명씩 배치한 적도 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래서 그 나라에는 세월호 사건 같은 게 없나 싶기도 하다.”
– 송승환, 조선일보 6월21일 WHY 인터뷰 중에서

한 마디 한 마디가 위기관리의 훌륭한 경험이며 지적이고 성찰이다. 하나씩 분석을 해 보자.

1. 위기를 예방하려면 법과 제도가 존재해야 한다.
그리고 법이 엄격해야 하고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 세월호 사건 이후 지난 달 16일 안전행정부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제출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안)’에는 원래 발표된 중요한 내용이 빠졌다. 재난현장에서 소방서장이 경찰과 군을 지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안전 선진국들과 달리 한국의 세월호 현장과 재난 현장에서는 현장 지휘부가 전문성 중심으로 구성되지 않고 계급 중심으로 구성되며, 협력 보다는 개별 플레이가 우선하게 된다.

2. 위기를 예방하는 것은 만에 하나 있을 지도 모를 상황에 대비하는 지루한 작업이다.
아주 단순하고 간단한 일을 실행하는 것이야말로 사고를 예방하는 최선의 길이라는 것을 안전 전문가들은 알고 있다. 그것은 기업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재앙을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안전한 사회는 제도를 고지식하게 지키는 문화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들 안에 존재하는 결과중심과 편의주의는 항상 거대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3. 직업윤리와 전문성을 가진 위기관리들은 특별하게 대우받아야 한다.
평소에 대우받아야 하고 권위가 존중받아야 위기 때 직업윤리를 갖고 행동하게 된다. 가치를 지향하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지난 봄 미국 보스톤서 만난 한 우리 국민 한 사람은 이렇게 얘기를 했다. “평소에 과도하게 소방관에게 권위가 부여되는 것 같다.” 세월호를 겪고 알았다. 위기관리자에 대한 평소의 존중이 위기 때 그들을 도망자로 몰지 않고 헌신하는 영웅으로 만든다는 것을. 그래서 주급 1,000달러가 필요한 것이다.

4. 매뉴얼 보관이 아니라 전문가가 검증하는 시뮬레이션 리허설이다.
실제 상황을 예측해 보는 것이다. 자체 판단이 아니라 외부 위기관리 담당관이 그것을 보며 판단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재난 현장에는 스스로 눈가리고 검증한 허술한 검증 과정이 낙인처럼 남아있다. 현장을 관할하는 공공의 위기관리자가 행사에 개입해 문제를 발견하고, 허점을 지적하고, 대응을 예비한다. 그리고 행사를 멈출 수 있는 권한을 갖고 행동한다. 그러니 위험이 미리 멈추어진다. 지면상의 훈련과 매뉴얼 보관은 재난 발생시 유명무실한 화석이라는 것을 우리는 세월호에서 충분히 발견했다.

5. 현장에 전문 인력이 배치되거나 골든타임에 출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보해야 한다.
위기관리 전문가란 다르게 보는 사람이다. 위기만 보는 사람이기도 하다. 난타 행사장에 위기관리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위험을 미리 진단했다는 것이고, 혹시 있을 지도 모르는 위험 상황에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골드타임은 현장 안의 전문가 혹은 현장에 즉각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존재해야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송승환의 경험은 굉장히 많은 교훈을 준다. 철저하게 인식하고 실천하는 것 만이 세월호를 다시 만들지 않는 길이다.

김호, 유민영

[김호와 유민영의 위기전략 – 세월호침몰사건 8] 정부 합동 브리핑(Joint Press Briefing)을 실시하라 – 대책본부의 칸막이를 없애라.

간단하고 명료하다. 
각각의 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사고가 나고 있다면, 해경의 브리핑이 다른 본부의 브리핑과 여전히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면 함께 브리핑 하라.
왜 브리핑에 여전히 칸막이를 사용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세월호 침몰사건 이후 엿새째인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브리핑이 언론, 실종자 가족과 국민에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브리핑이 잘못되었다, 정정하겠다.” 
확인해 보겠다.”
해경에 물어보라.” 
내일 확인해서 알려드리겠다.”
질의/응답은 없다.”

이것이 현재 언론, 실종자 가족, 국민이 보고 있는 세월호 침몰사건의 정부 브리핑에 대한 사실이며 인식이다.

세월호 선사는 검찰수사본부의 수사가 집중되자 브리핑도 열지 않고, 취재도 봉쇄해 버렸다.

지난 해 미국 보스턴 테러사건 때는 유관기관 합동 브리핑이 열렸다. 예를 들면 사건수사 관련한 브리핑은 하루에 1~2번씩 정기적으로 주지사, 시장, 경찰서장, FBI 등이 함께 모여서 브리핑을 했다. 주무부서가 브리핑하고 다른 부서는 보조적으로 추가 설명하고, 질의응답은 함께 받는 것이다. 그리고 이 영상은 모두 유튜브에 올라가 있다.

우리는 각기 판단하고, 취합은 잘 안되고, 브리핑은 따로 한다. 해경으로 현지 브리핑 권한이 넘어갔지만 확인된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한다는 원칙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쌍방향 질의/응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유관기관을 모아 대책본부를 만드는 것은 함께 대응하기 위해서다. 하나의 팀, 하나의 목소리로 움직여야 한다. 여러 조직이 모인만큼 하나의 체계로 완벽하게 모아질 수 없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합동 브리핑이 필요한 것이다.

정부도 지금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까지 가 버린 것이 아닌가 해서 더 안타깝다.

김호 더랩에이치 + 유민영 에이케이스

[김호와 유민영의 위기전략 – 세월호 침몰사건7] 피해자의 옆에 앉아라 – 중립지대에서 들어주는 사람(Internal Listener)이 필요하다.

“도착한 시간 오후 5시 30분쯤 진도 실내체육관 비상상황실에 와보니 책임을 가지고 상황을 정확히 판단해주는 관계자가 아무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상황실도 없었습니다.”
– 실종자 가족의 대국민호소문 
9시 전후로 사건이 일어났다고 하면 8시간 반 이상이 지난 이후의 상황이었다.

커다란 사고가 발생하면 심각한 희생과 피해가 발생한다.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벌어지면 크게 세 가지의 ‘피해자 그룹’이 형성된다. 사망자, 실종자, 생존자

이러한 위기관리 상황의 중심은 무엇일까? 상식적으로 예측을 해보면 사고의 물리적 해결과 구조, 피해자에 대한 지원이 동시적인 과제라고 판단될 것이다. 
그러나 위기관리 전문가인 짐 루카셰프스키(Jim Lukaszewski)는 위기관리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제대로 관심을 받지 못한 분야가 ‘피해자 관리(victim management)’라고 꼽는다.

이번 세월호 참사는 정부의 피해자 지원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잘 보여준다. 결국 지난 18일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의 행태가 너무 분한 나머지 국민께 눈물을 머금고 호소하려고 합니다”라고 시작하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게 되었다.

사고대책본부가 구성이 되면 구조를 신속한 위한 대책과 함께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에 대한 신뢰 조치를 취하게 된다.

이번 사건을 살펴보자. 
1. 앞서 서술한 것처럼 현지 대책본부는 피해자 지원 체계 및 계획을 실천하지 못했다. 비상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기초적이며 초보적인 단계일 뿐이다.
2. ‘빨리하고, 자주하라’는 정보 제공의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다. 안보 상황이 아니라 기밀사항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제공은 필수적인 것이다. 실종자 가족은 무엇인가 숨기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대통령의 명령’이후에야 모니터가 설치되었다. 
3. ‘객관적 정보만 제공한다.’는 기본 전제는 처음 구조자 수가 번복된 이후 계속 반복되었다. 대책본부는 체육관 현장에서 신뢰할 수 없는 집단이 되었다. 
4.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공간과 기자실은 처음부터 분리되었어야 한다. 필요한 경우에만 합의에 기초하고 의료진의 동의하에 취재가 진행되어야 했다. 기자들의 취재는 또 다른 공포와 분노의 대상이 되었다. 
5.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함께 극심한 공포와 두려움, 격심한 감정의 동요를 보이는 실종가족에게는 심리적 안정이 절대적인 과제다. 이번에는 특히 ‘들어주는 사람(Internal Listener)’이 필요했다. 정부가 자신들을 속인다는 인식하는 순간, 더욱 그렇다. 중립적인 위치에서 실종자 가족의 심리적 공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응급의료지원과 심리적 상황을 관리해주는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했다. 한국의 위기관리 매뉴얼에는 심리적 관리에 대한 부분이 극히 적을 뿐 아니라 ‘들어주는 사람’의 개념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환자 가족들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해 트레이닝을 받을 때였다. 결코 잊지 못할 교훈이 있다. 이들 대학병원의 위기관리자들은 의사나 핵심 병원관계자가 환자와 테이블에서 대척점에 앉지 말고, 옆에 앉아서 환자 가족의 이야기를 듣도록 하고 있었다. 환자와 같은 쪽을 바라보면서 그들의 심정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환자의 상황에서는 마주본다는 것이 공격적으로 이해될 수 있고, 인식될 수 있다는 위험에 대비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아주 작은 개념이었지만 피해자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에 대한 상징적 지침으로 다가왔다.

그렇다. 위치를 바꾸면 상황은 극적으로 달라진다. 
일방의 방향에서 피해자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입장에서 상황을 함께 지켜보는 것이다. 
‘옆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이것이 결정적 차이다.

우리 정부가 보여주는 위기관리 방식을 살펴보면 현장에 대한 전문성보다는 직급 위주로, 피해자 중심의 대책보다는 상사의 눈치를 살피는 대응이 이곳저곳에서 보인다.
위기관리의 중심에 피해자 및 가족에 대한 고려가 있는 개선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촉수만을 바라보는 상황이 안타깝다.

김호 더랩에이치 + 유민영 에이케이스

[김호와 유민영의 위기전략 – ‘세월호 침몰사건’ 6] 아이들을 안아주세요 – 아이들에게 2중, 3중의 상처를 주지마라.

전 국민이 심리적 재난에 처한 초유의 위기 상황은 예측하지 못한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정신적 방어선이 속절없이 여러 방면에서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이 공격적인 감정 태도와 슬픔, 우울, 분노의 정서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고 있다.

한 사회가 훈련받지 못한 위험을 겪는 상황에서 어른들이 무심하게 보여준 사건에 대한 태도와 자세, 말과 정서는 아이에게 뜻하지 않은 심각한 정서적 상처와 기억을 남길 수 있다.
어른들은 본능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트라우마의 전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교육받지 못했다. 알지 못해서 생기는 위험이 있다. 지금 아이들에 대한 태도가 그렇다.
우리 사회의 위기대처 수준이 여기까지 도달하지 못한 것이다.

지난 해 보스턴테러사건이 지나고 3일이 지났을 때다. 보스턴경찰서 트위터는 다음과 같은 트윗을 올렸다.
<“근무교대 중, 보스턴경찰서의 선임 경찰관은 다른 경찰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 집에 가거든, 아이들을 포옹하고 또 포옹해줘. 이건 명령이야.”라고 말했습니다.>
140자의 글자를 통해 심각한 심리적 재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취해야 할 귀중한 조치를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한 사회가 또는 가족들이 아이들에게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 가에 대한 것이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정신적 공황상태를 거치고 있지만, 어른들의 상처가 전달되는 것을 포함해 아이들 또한 무방비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이들 역시 세월호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접촉으로 인해 상처를 받게 된다. 또 어른들의 분노와 울분을 고스란히 전달받는 것으로 인한 상처를 받게 된다. 이중의 상처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9.11 테러 이후 미국 NBC 방송이 펼쳤던 캠페인은 아이들을 향한 것이다. 아이들을 지금의 폭력적 상황에 그대로 노출시키지 말고, 아이들은 현재 상황을 안전하게 느끼게 하고, 또 무슨 일이 있어도 안전하게 보호될 것이라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 부모가 아이들에게 해야 할 조치는 이렇다.
1. 아이들에게 분노와 울분의 정서를 폭력적으로 노출하지 마라.
2. 아이들을 안아주고 아이에게 ‘너희는 안전하다’는 것을 느끼해 해줘라.
3. 위험이 생긴다 해도 가족과 사회가 아이를 지켜줄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어라.
우리 사회가 만든 위험을 아이들에게 전달하지 말라. 그것이 우리가 우리 가족을 위해 해야 할 첫 번째 조치다.

“아이가 뭘 알겠어, 괜찮겠지”가 이러한 조치의 최대 적이다.

세월호의 대참사의 파장이 어디까지 갈 지 두렵다. 하나씩 하나씩 즉시 대응해야 한다. 그래야 이번에 조금이라도 위험을 줄이고 다음에는 위험을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김호 더랩에이치 + 유민영 에이케이스

[김호와 유민영의 위기전략: ‘세월호 침몰사건’ 4] 보건복지부, 일반 시민을 위한 심리상담 센터를 가동하라. – 국가차원의 심리적 재난에 대처하는 보건복지부의 자세


모든 국민이 함께 아프다. 처음 있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위기를 관리하는 정부의 역할은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국민건강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는 국가차원의 심리적 재난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근래 하버드케네디 스쿨에서 보스턴테러 사건의 위기관리에 대한 석사논문을 쓴 박소령씨의 말이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 대응을 보면, 사고 후 그 자리에서 피해를 입은 당사자나 가족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을 위한 심리상담 센터가 즉시 가동이 되었습니다. 시민들이 24시간 언제든지 대화할 수 있는 핫라인 연락처가 보건복지부 장관 트위터를 통해 공개되었고, 또 보스턴 시는 물론 각 대학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알렸습니다. 시민들이 재난으로 인해 받는 심리적 상처를 최소화하기 하기 위해서 입니다. 세월호 뉴스를 접하면서, 뉴스를 보는 우리나라 시민들이 받는 충격과 우울이 상당히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그렇고, 이런 마음의 상처는 더 오래 지속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국가재난 관리체계에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미국 사회는 9.11 테러 사건 이후 국가 단위의 심리적 재난에 봉착했다. 국가 단위의 심각한 트라우마에 빠진 것이다. 2001년 이후 미국 사회는 심리적 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제도와 교육, 인력과 예산을 편성해 대처해 왔고 2013년 보스턴 테러 사건에 와서는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도록 인식과 시스템이 변경된 것이다. 

우리 역시 수많은 아이들이 개입된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인해 전 세대가 충격에 빠져 있으며, 위기에 대처하는 총체적 국가 시스템의 혼란으로 인해 전 국민이 불안과 분노의 감정에 노출되어 있다.
지금 시작해야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지금 수행해야 한다.

김호 더랩에이치, 유민영 에이케이스

[김호와 유민영의 위기전략: ‘세월호 침몰사건’ 3] 우리는 하나의 팀이다 – 먼데이 모닝 쿼터백(Monday morning quarterback)이 되지 말자. 

하나의 팀이 필요하다. 우리는 하나의 위기관리 팀이다. 
위험 극복을 위해서는 여야도 없고 진영도 없다. 

따라서 국가적 재난에 처한 정부가 해야 할 일이자, 지금 우리 사회가 함께 선택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회적 합의는 ‘우리는 하나의 팀이다.’라는 분명한 메시지다.
세월호 참사가 국가적 차원의 심리적 재난의 상태로 발전한 지금 대통령과 정부, 우리 사회 모두가 함께 공유하고 실천해야 하는 특별한 과제다. 
누구도 개인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역할의 테두리에서 이 문제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국가 위기 최종책임자인 대통령이 현장에 가는 것은 당연하다. 
동시에 우리 공동체가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일관된 자세를 가질 것을 호소하고 요청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의 메시지에는 ‘위기를 극복하자, 우리는 하나의 팀이다. 하나가 되어, 먼저 문제를 해결하자.’는 위기대처의 최우선 원칙이 빠져있는 것이다. 

지난 해 4월 발생한 보스턴 테러가 1년이 지났다. 1년 후 보스턴 주민과 미국 국민들은 그들의 커뮤니티, 공동체를 축원하고 있다. 스스로 ‘보스톤 스트롱(Boston Strong)’이라는 주제 아래 복원력과 회복력을 가진 위기 이후의 보스턴을 설명하고 있다. 
이것은 그들-‘정부/시 정부/소방관/경찰/병원/대학/보스턴 레드삭스와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의 커뮤니티로 뭉쳐 하나의 팀으로 문제 해결을 위채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정부가 신뢰를 만들지 못했다. 붕괴시켰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모두가 방관자, 비판자, 반대자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위기관리 수업에서 들은 얘기다. 
보통 미국에서 미식축구 경기는 일요일에 열린다. 
그런데 월요일 아침에 와서 쿼터백이 이랬어야 했는데, 저랬어야 하는데 하면서 뒷북치는 사람이 꼭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을 미국사람들은 ‘먼데이 모닝 쿼터백’이라 부른다.

대재난의 위기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이야기다.
우리 모두 먼데이 모닝 쿼터백이 되지는 말자.
우리 모두 하나의 팀이 되자.
위기 상황에서 우리 사회가 제대로 된 시스템과 대응력를 갖지 못한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책임자를 묻고 질책하되, 우리도 공동의 책임이 있으며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

 

김호 더랩에이치, 유민영 에이케이스

[김호와 유민영의 위기전략: ‘세월호 침몰사건’ 2] Crisis vs. ‘Crisis Management’ Crisis – JTBC 손석희 앵커 정확하고 신속하게 책임을 다해 사과하다.

현재 세월호에서 발생한 재난은 위기위기관리의 위기로 확대되었다.
그래서 두 번째 글은 손석희 앵커의 대응으로 정했다.
위기 대응력의 측면에서 암담한 국가적 수준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예외적 회복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JTBC 뉴스9 손석희 앵커 오프닝]

안녕하십니까? 손석희입니다.
저는 지난 30년 동안 갖가지 재난보도를 진행해 온 바 있습니다.
제가 배웠던 것은 재난보도 일수록 사실에 기반해서 신중해야 한다는 것과, 무엇보다도 희생자와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안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늘(16) 낮에 여객선 침몰 사고 속보를 전해드리는 과정에서 저희 앵커가 구조된 여학생에게 건넨 질문 때문에 많은 분들이 노여워하셨습니다.
어떤 변명이나 해명도 필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나마 배운 것을 선임자이자 책임자로서 후배 앵커에게 충분히 알려주지 못한 저의 탓이 가장 큽니다. 깊이 사과드립니다.
속보를 진행했던 후배 앵커는 지금 깊이 반성하고 있고 몸 둘 바를 몰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많은 실수를 했었고 지금도 더 배워야 하는 완벽하지 못한 선임자이기도 합니다. 오늘 일을 거울삼아서 저희 JTBC 구성원들 모두가 더욱 신중하고 겸손하게 정진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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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종 책임자가 사과하라 : 손석희 뉴스부문 사장, 9시뉴스 앵커
2. 즉각적으로 사과하라 : 9시 메인 뉴스
3. 기준과 원칙을 제시하라 : 희생자와 피해자의 입장
4. 잘못의 내용을 정확하게 설명하라 : 잘못의 개요
5. 변명하지 말라 :
6. 책임을 분명히 하라 : 시스템의 책임
7. 실제 담당자와 함께 사과하라 : * “후배는 잘못이 없습니다.‘라고 하는 것도 잘못
8.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라 :
9. 거듭 사과하라 :
10. 평소 뉴스의 좋은 펑판과 신뢰를 쌓아라 : ‘사실, 공정, 균형, 품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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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는 사건 보도 과정에서 위기를 발생시켰다.
그러나 신속하고 책임있는 대응으로 위기관리의 위기로 번지는 것을 방어했다.

사과를 하는 때와 방법, 그리고 사람의 측면에서 손석희 앵커는 분명했다.
그리고 평소의 신뢰가 있었다.

지금 세월호 침몰사건은 침몰이라는 위기와 함께 위기관리의 위기는 더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김호 더랩에이치, 유민영 에이케이스

[김호와 유민영의 위기전략: ‘세월호 침몰사건’ 1] FIRST IN LAST OUT

※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로 인해 5월로 예정한 저희들의 계획을 조금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커뮤니케이션/리더십/위기관리 전략에 대한 케이스 연구자, 실천자로서 진도 앞바다 세월호 여객선 침몰에 대한 위기와 위기관리의 기록을 남기고자 합니다. 국민과 개인 모두에게 심리적 재난을 안겨준 국가적 위기 사태를 다시 흘려보내지 말고, 재발 방지를 위해 우리 사회가 새롭게 배우고 혁신하는 근거를 남기기 위해서입니다. 그동안 공공의 재난을 겪은 후 잘못과 실수로부터 배우지 않고 혁신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 새로운 세대에게 더 나은 삶의 기회를 주지 못한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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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7일 뒤늦게 목포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세월호의 사고 수습과 사후대책을 총괄할 범정부적 차원의 대책본부를 구성했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목포에 상주하며 본부장을 맡아 현장을 지휘하기로 했다. 이번 사건의 정부 공식 대변인은 아직 확인되고 있지 않다.

세월호 침몰 대참사 사건에서 위기관리자, 현장 책임자, 사실 확인자, 최종 책임자는 어디에 있었는가?

리더는 존재하지 않았다.
위기관리 과정에서 현장 책임자의 역할은 절대적인 중요성을 갖는다.

2001년 미국 9/11 사태 당시 뉴욕 현장에서 위기관리를 담당했던 제임스 스왈츠는 버지니아주 Arlington의 소방관이었다. 미국에서 소방관은 재난관리분야에서 다른 직종보다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한국의 소방관에 비해 훨씬 폭넓은 임무를 수행한다. 이 사람은 당시 알링턴 소방서의 넘버2였고 펜타곤이 비행기에 공격당했을 때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이다. 그의 말이다.

미국에서는 현장에 먼저 도착하거나(by arrival), 전문성(by expertise)이 있느냐에 따라 현장 지휘권을 갖게 된다. 나는 알링턴 소방관이었지만, FBI와 함께 현장 지휘권을 갖게 되었다.” 당시 펜타곤에 있었던 국방장관 럼스펠드는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언제 내가 펜타곤에 대한 지휘권을 되갖게 되는가?” 그러자 현장에 있던 참모는 현재 펜타곤에 화재가 발생했고, 펜타곤은 알링턴 소방서 관할이므로, 전문가인 알링턴 소방관이 갖게 된다. 그러자 럼스펠드는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고, 직원들의 대피를 도왔다고 한다. (제임스 스왈츠는 화재로 인한 피해가 문제가 된 초기 10일간 지휘권을 행사했고, 그 이후에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나서는 FBI로 전권을 넘겼다. FBI10일 후 현장을 지휘했고, 그 이후 럼스펠드에게 지휘권을 넘겼다)”

제임스 스왈츠가 현장을 지휘하고 있을 때, 얼마 지나 상사가 현장에 도착하자 그는 지휘관 모자를 넘기며(지휘권을 넘기는 상징 행위) 지휘권을 넘기겠다고 했다. 그러자 그 상관은 그에게 즉각 거부의사를 밝히면서 이 현장에 대해서는 자네가 더 전문성이 있으니 계속 지휘를 하고, 다른 일을 돕겠다고 했다.

재난과 위기의 현장에서는 무엇보다 스피드(“먼저 도착하거나“)와 정확성(“전문성이 있느냐“)에 기반한 리더십이 중요하다. 이것을 우리는 순간탄력성이라 부른다. 미국의 공공분야 위기 및 재난 현장에서는 이러한 두 가지 요소를 고려한 지휘체계가 현장에서 작동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위기 및 재난 현장지휘관은
1. 우선 평소 충분히 훈련되고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2. 단순히 직책이 아니라 현장을 얼마나 잘 알고 장악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리더십이 부여되며, 전문성이 있는 부하에게 이를 넘기는 것이 상식으로 통용된다.
3. 모두에게 존중받고 실제로 상황을 지휘한다.

우리는 어떠했는가?
1. 세월호가 기울기 시작했을 때 승무원은 움직이지 말고 선내에 대기하라고 안내 방송을 했다. 현장의 위기관리자는 애초 존재하지 않았고 위험에 따른 현장 행동을 지휘하지 않았다.
2. 세월호 선장은 선원법 제11선장은 화물을 싣거나 여객이 타기 시작할 때부터 화물을 모두 부리거나 여객이 다 내릴 때까지 선박을 떠나서는 아니된다를 어겼다. 위기관리자의 역할을 아예 수행하지 않았다. 생존자를 두고 선장과 대부분의 승무원들이 먼저 떠났다
3. 상황을 초기 인식하고 대응한 해양경찰청 현장 지휘부는 지휘권을 확보받지 못했고, 서울의 중앙대책본부는 가장 기본적인 정보도 통제하지 못했다.
4. One Voice, One Team의 시스템은 구현되지 못했고 권위를 가진 사실 확인자는 정해지지 않았다. 사실확인과 지휘체계에서 멀리 있는 중앙대책본부는 실종자 통계에서 결정적 실수를 했다.
5. 현장의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은, 사실 확인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지 않은 단원고와 경기도 교육청은 주관적 바람을 객관적 정보로 둔갑시켰다.
6. 총리, 여야 지도부, 지방자치단체장, 6월 선거의 후보들은 그냥 현장으로 달려갔다. 이들도 현장 지휘권을 존중하지 않았다.
7. 대통령의 첫 번째 메시지도 잘못된 정보에 기초했다. 인명 사상의 상황이 보고되었을 상황에서 대통령의 첫 번째 메시지는 전원 구제였다.

현장의 지휘자도 없었고 최종 지휘자도 없었다.
리더십은 존재하지 않았다.

First in, Last out의 리더는 없었다.
First out, Last in만 있었다.

사고가 일어나기 전 아무도 사고를 대비하고 예방하지 않았다.
현장의 리더는 제일 먼저 도망을 갔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사람들은 가장 나중에 도착했다.

이것이 비극을 만든 것이다. 재앙이 일어난 것이다.

정부 내에서 위기관리 업무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제대로 된 위기관리 전문가를 양성하며, 정부 리더들의 위기관리 마인드와 의사결정력을 개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위한 위기관리 예산이 증대되길 바란다. 위기가 터지고 난 다음에 “앞으로 철저히 보완하겠다”고 반복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실천하자. 어느 일도 그렇겠지만 리더의 관심과 투자가 없이는 위기의 역사는 계속 반복될 것이다.

무엇보다 훗날 세월호 대참사가 공공의 위기관리에 대한 변화된 시스템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김호 더랩에이치, 유민영 에이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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