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대응 1] “B병원의 이름을 즉각 공개하라.”

– 투명성의 가치를 이해하고 공중(Public) 우선 원칙을 적용하라(*서울시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

“민간에서 알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정부가 직접 병원명을 이야기할 수 없다”
– 김영택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 조선비즈 임솔 기자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공개가 환자와 시민의 혼란을 막고 괴담을 막는다. 정보는 숨길 때 커지고 거짓을 만든다.

2014년 미국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상륙했을 때다. 로버트 깁스 전 백악관 대변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중 커뮤니케이션을 자주, 상세하게 하라”고 밝혔다. 명백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홈페이지에 ‘텍사스 보건장로병원(Texas Health Presbyterian Hospital)’의 이름을 공개했고 언론은 정확하게 보도했다.

병원 이름을 밝히는 것은
1. 위험의 소재를 정확하게 제공해 대중의 적절한 행동을 유도한다. 위험 공유는 모든 위기대응의 전제조건이다.
2. 위험군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의 불필요한 공포를 없앤다. 대형 재난․재해시 발생하는 거짓 상상력을 불허하는 것이다.
3. 위험군에 속한 잠재 환자들이 신속하게 검진에 응하도록 해 환자를 확인, 격리하고 2차․ 3차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심리적 재난의 포로가 되지 말아야 한다. 그러려면 사실적 대응을 해야 한다.
누구나 알아야 하는 중요하고 명백한 사실을 대중에게 공개해야 한다.

– 퍼블릭스트래지티지그룹(에이케이스, 더랩에이치, 피크15커뮤니케이션)
* 사스 대응과 세월호에서 배우지 못한 우리 정부와 사회는 혼란스럽다. 신뢰를 만들지 못하는 정부의 대응은 상황 이상의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다. 개인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연재를 시작하는 이유다.

새로운 책 [평판사회: 땅콩회항 이후, 기업경영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를 소개합니다

1.
Public Strategy로 함께 일하고 있는 세 명의 대표(Acase 유민영 대표, THE LAB h 김호 대표, Peak15 Communications 김봉수 대표)와 한국경제신문 김용준 기자, 법무법인원의 김윤재 변호사가 공동으로 집필한 책 [평판사회]가 출간되었습니다.

2.
이 책이 표면적으로 다루고 있는 주제는 2014년 12월에 벌어진 ‘땅콩회항’과 관련한 위기관리/위기 커뮤니케이션입니다만 본질적으로 천착한 주제는 한국사회가 통과하고 있는 새로운 맥락과 환경입니다.

3.
우리는 이를 ‘평판사회’라 정의했습니다. 오너에 대한 평판과 기업에 대한 대중여론이 경영 성과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새로운 맥락과 환경에 대해 설명했고 이에 걸맞는 문화, 훈련, 조직, 전략을 기업이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4.
오랫동안 한국 대기업의 이면을 들여다본 김용준 기자는 이 사건의 본질이며 핵심인 ‘오너 리스크’를 맡았습니다. 정치전략과 기업전략 컨설팅을 하는 김윤재 변호사는 여론이 작동하는 기업의 위기를 정치 캠페인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새롭게 분석했습니다. 위기관리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리더십과 조직문화 코칭을 하고 있는 김호 대표는 위기관리의 과정을 면밀히 추적했습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주력해온 김봉수 대표는 위기관리 관점에서 마케팅 및 브랜드 전략을 조망했습니다. 위기전략과 전략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을 하는 유민영 대표는 평판사회의 위기전략을 살폈습니다.
김재은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김정현 변호사, 박지윤 리서처는 땅콩회항 사건 케이스 연구 <‘징후’부터 ‘뉴욕 법원’까지, 땅콩회항의 24개 국면들>을 통해 필자들의 글을 견고하게 뒷받침해주었습니다.

5.
[평판사회]를 집필하기 위해 저자들은 ‘Table 01’이라 명명된 공동의 연구 모임을 발족시켰습니다. [평판사회]의 출간과 함께 ‘Table 01’의 활동은 중지되었습니다만 한국사회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발견과 통찰을 접하게 될 때 ‘Table 02’가 다시 시작될 것입니다. 그리고 책으로, 컨퍼런스로 새로운 발견과 통찰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6.
‘땅콩회항’이라는 우연과 ‘평판사회’라는 필연에 대해 많은 경영자, 전략가, 커뮤니케이터가 공감하고 변화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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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영의 위기전략 37] 재난의 골든 타임,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이 현장지휘관이 된다

 

1. 2014년 5월 70대 남성이 매봉역에서 도곡역으로 가는 전동차 안에 준비한 시너를 바닥에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상황이 발생했다. 현장에는 다행히 서울메트로 역무원 권순중씨가 타고 있었다. 그는 신속하게 화재를 진화하는 동시에 주변 시민에게 기관실과 119에 신고해달라는 구체적 행동을 요청했다. 엄청난 인명 피해를 부를 수 있었던 폐쇄된 지하철 공간의 심각한 화재는 큰 사고 없이 진압되었다.

2. 2015년 1월 11일 주말 오전에 화재가 발생한 의정부 소재 아파트에는 진옥진 소방관 이 살고 있었다. 8층에 사는 그는 화재가 발생하자 우왕좌왕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자신의 위치에서 행동 요령을 제시하고 안전한 대피를 유도했다.

1) 최초 상황을 판단했다. 아래층에서 위로 불이 번지고 있다는 판단을 했다.
2) 동요하는 주민을 진정시켰다. 상황을 파악해 외치며 주민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3) 바로 구체적 행동을 제시했다. 엘리베이터를 타지 말고 옥상으로 올라가도록 유도했다.
4) 순간 탄력성을 발휘했다. 현장의 위기관리자는 끊임없는 판단을 요구받는다. 그는 옥상으로 가는 출구를 뚫었고 10층 옥상에 연기가 퍼지자 옆층 옥상으로 이동하는 판단을 했고 장치를 마련했다.
5) 스스로 구조의 역할을 수행했다. 10층 옥상에 연기가 퍼지자 옆 동으로 판자를 대어 주민들을 이동시켰다.

3. 두 가지 사례는 말해준다. 현장에 도착한 첫 번째 지휘자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 종이 매뉴얼이 아니라 몸으로 배운 매뉴얼이 현장의 매뉴얼이 된다는 것. 결국 훈련된 사람이다. 재난 상황에 대처할 실제형 훈련(시뮬레이션 리허설)이 중요한 이유다. 누구나 현장지휘부가 될 수 있다는 생각, 그것이 핵심이다.
진 소방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결정의 잘못될까봐 걱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그가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공백에 빠진 화재 현장에서 시간을 놓친 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했다.

4. 매뉴얼과 안전 관리자에 국한된 훈련은 한계가 크다. 민방위 훈련과 같은 형식적 훈련은 실효성이 적다.
좋은 준비 사례가 하나 있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가 주도해 서울 전역을 포괄하는 10만 위기관리자를 양성하고 실제형 교육과 훈련을 받게 만들려는 계획은 그런 점에서 재난을 대비하는 최선의 정책이며 방책이다.

유민영

[유민영의 위기전략 36] 변호사를 대변인으로 채용한 것이 아니라면

가수 신해철씨 사망과 관련해 수술을 진행한 S병원 측과 담당 변호사는 논란의 진원지다. 변호사는 실명으로 등장하지 않고 익명으로 존재한다.
5일 언론에 따르면 그는 심낭 천공 문제에 대해 S병원의 책임을 회피하고 사망에 대해 복부수술과 심장수술을 진행한 A병원을 의심하고, 또 외출·외박 과정에서 식사를 기정사실로 지적하며 고인의 잘못을 문제로 삼아 논란을 빚었다. 이후 S병원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병원은 변호사 개인의 의견이고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밝혔다.

몇 가지 요소를 살펴보자.
1. 해당 변호사는 대변인이 아니다.
2. 전문성을 가진 의사도 아니다.
3. 상황을 모두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다.
4. 환자정보를 함부로 유출해서는 안 된다.
5. 현재 사건은 법정이 아니라 여론이 주도한다.
6.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7. 유가족과 소속사가 상황을 설명하지 않았다.
8. A병원을 적으로 만들었다.
9. A병원은 자신의 변호사를 부인했다.
10. 고인을 욕되게 했다.

변호사로서도 대변인으로서도 실격이다.

위의 10가지 항목이 무슨 의미인지 살펴봤다.
1. 변호사가 바로 대변인의 자격을 갖는 것은 아니다.
2. 의료분쟁 변호사가 의료전문가는 아니다.
3. 억측과 유추는 변호사의 덕목이 아니다.
4. 환자 치료 정보를 근거로 환자를 공격한 꼴이다.
5. 그렇다. 변호사는 여론의 법정을 모른다.
6. 경찰의 수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위험하다.
7. 유가족과 소속사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공박했다.
8. A병원은 S병원과 협력하지 않을 것이다.
9. 신뢰를 무너뜨린 변호사를 잘랐어야 한다.
10. 피해자 또는 희생자를 사람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

다음카카오 사건에서도 변호사가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과도한 발언을 하고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모한 강변을 해 설화를 만들었다.
두 사람은 모두 해당 병원과 기업의 공식 대변인이 아니었다.

법률시장의 위기와 변화는 이미 오래된 이슈다. 또 법률시장을 포함해 경영 전략과 컨설팅, 입법, 회계, 대관 업무 및 광고 홍보, 그리고 위기관리 실행의 시장이 통합되고 있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변호사 직무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모색, 실천이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추세에서 변호사들이 앞으로 대변인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대외 협력 및 관계, 언론 홍보, 이해관계자 설득의 영역에서 활동하기 위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이해하고 전문성을 획득해야 한다.
변호사도 시대에 따라 역할이 변한다. 정당하다.
변호사는 변호사이고 또 동시에 대변인을 맡을 수 있다.
그러나 훈련된 전문성을 획득하지 않고서는 대신할 수 없다.

위기관리를 하는 컨설턴트들도 소송의 문제가 되면 자신의 영역을 엄격히 제한한다. 고객들에게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변호사의 특수한 권한, 의뢰인의 비밀을 보호하고 면책을 받을 수 있는 권리( privilege)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위기관리컨설턴트의 역할은 소송지원 커뮤니케이션에 국한된다는 것을 확인한다.

변호사가 대변인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여론의 전략을 습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감의 능력에 대한 이해,
소통의 책임과 윤리,
커뮤니케이션 전략, 프레임, 메시지 훈련
충분한 훈련과 경험을 갖추어야 한다.

근래 종편과 보도채널에 변호사들의 출연이 급하게 늘었다. 앵커는 거침없이 모든 분야를 묻고 해당 변호사는 외교·국방을 포함해 정치평론을 하고 수사과정과 피해자 및 가해자 심리에 대한 격정적인 답변을 내놓는다. 위험하다.

 

유민영

[김호와 유민영의 위기전략: ‘세월호 침몰사건’ 4] 보건복지부, 일반 시민을 위한 심리상담 센터를 가동하라. – 국가차원의 심리적 재난에 대처하는 보건복지부의 자세


모든 국민이 함께 아프다. 처음 있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위기를 관리하는 정부의 역할은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국민건강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는 국가차원의 심리적 재난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근래 하버드케네디 스쿨에서 보스턴테러 사건의 위기관리에 대한 석사논문을 쓴 박소령씨의 말이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 대응을 보면, 사고 후 그 자리에서 피해를 입은 당사자나 가족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을 위한 심리상담 센터가 즉시 가동이 되었습니다. 시민들이 24시간 언제든지 대화할 수 있는 핫라인 연락처가 보건복지부 장관 트위터를 통해 공개되었고, 또 보스턴 시는 물론 각 대학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알렸습니다. 시민들이 재난으로 인해 받는 심리적 상처를 최소화하기 하기 위해서 입니다. 세월호 뉴스를 접하면서, 뉴스를 보는 우리나라 시민들이 받는 충격과 우울이 상당히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그렇고, 이런 마음의 상처는 더 오래 지속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국가재난 관리체계에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미국 사회는 9.11 테러 사건 이후 국가 단위의 심리적 재난에 봉착했다. 국가 단위의 심각한 트라우마에 빠진 것이다. 2001년 이후 미국 사회는 심리적 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제도와 교육, 인력과 예산을 편성해 대처해 왔고 2013년 보스턴 테러 사건에 와서는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도록 인식과 시스템이 변경된 것이다. 

우리 역시 수많은 아이들이 개입된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인해 전 세대가 충격에 빠져 있으며, 위기에 대처하는 총체적 국가 시스템의 혼란으로 인해 전 국민이 불안과 분노의 감정에 노출되어 있다.
지금 시작해야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지금 수행해야 한다.

김호 더랩에이치, 유민영 에이케이스

[김호와 유민영의 위기전략: ‘세월호 침몰사건’ 3] 우리는 하나의 팀이다 – 먼데이 모닝 쿼터백(Monday morning quarterback)이 되지 말자. 

하나의 팀이 필요하다. 우리는 하나의 위기관리 팀이다. 
위험 극복을 위해서는 여야도 없고 진영도 없다. 

따라서 국가적 재난에 처한 정부가 해야 할 일이자, 지금 우리 사회가 함께 선택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회적 합의는 ‘우리는 하나의 팀이다.’라는 분명한 메시지다.
세월호 참사가 국가적 차원의 심리적 재난의 상태로 발전한 지금 대통령과 정부, 우리 사회 모두가 함께 공유하고 실천해야 하는 특별한 과제다. 
누구도 개인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역할의 테두리에서 이 문제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국가 위기 최종책임자인 대통령이 현장에 가는 것은 당연하다. 
동시에 우리 공동체가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일관된 자세를 가질 것을 호소하고 요청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의 메시지에는 ‘위기를 극복하자, 우리는 하나의 팀이다. 하나가 되어, 먼저 문제를 해결하자.’는 위기대처의 최우선 원칙이 빠져있는 것이다. 

지난 해 4월 발생한 보스턴 테러가 1년이 지났다. 1년 후 보스턴 주민과 미국 국민들은 그들의 커뮤니티, 공동체를 축원하고 있다. 스스로 ‘보스톤 스트롱(Boston Strong)’이라는 주제 아래 복원력과 회복력을 가진 위기 이후의 보스턴을 설명하고 있다. 
이것은 그들-‘정부/시 정부/소방관/경찰/병원/대학/보스턴 레드삭스와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의 커뮤니티로 뭉쳐 하나의 팀으로 문제 해결을 위채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정부가 신뢰를 만들지 못했다. 붕괴시켰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모두가 방관자, 비판자, 반대자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위기관리 수업에서 들은 얘기다. 
보통 미국에서 미식축구 경기는 일요일에 열린다. 
그런데 월요일 아침에 와서 쿼터백이 이랬어야 했는데, 저랬어야 하는데 하면서 뒷북치는 사람이 꼭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을 미국사람들은 ‘먼데이 모닝 쿼터백’이라 부른다.

대재난의 위기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이야기다.
우리 모두 먼데이 모닝 쿼터백이 되지는 말자.
우리 모두 하나의 팀이 되자.
위기 상황에서 우리 사회가 제대로 된 시스템과 대응력를 갖지 못한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책임자를 묻고 질책하되, 우리도 공동의 책임이 있으며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

 

김호 더랩에이치, 유민영 에이케이스

[김호와 유민영의 위기전략: ‘세월호 침몰사건’ 2] Crisis vs. ‘Crisis Management’ Crisis – JTBC 손석희 앵커 정확하고 신속하게 책임을 다해 사과하다.

현재 세월호에서 발생한 재난은 위기위기관리의 위기로 확대되었다.
그래서 두 번째 글은 손석희 앵커의 대응으로 정했다.
위기 대응력의 측면에서 암담한 국가적 수준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예외적 회복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JTBC 뉴스9 손석희 앵커 오프닝]

안녕하십니까? 손석희입니다.
저는 지난 30년 동안 갖가지 재난보도를 진행해 온 바 있습니다.
제가 배웠던 것은 재난보도 일수록 사실에 기반해서 신중해야 한다는 것과, 무엇보다도 희생자와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안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늘(16) 낮에 여객선 침몰 사고 속보를 전해드리는 과정에서 저희 앵커가 구조된 여학생에게 건넨 질문 때문에 많은 분들이 노여워하셨습니다.
어떤 변명이나 해명도 필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나마 배운 것을 선임자이자 책임자로서 후배 앵커에게 충분히 알려주지 못한 저의 탓이 가장 큽니다. 깊이 사과드립니다.
속보를 진행했던 후배 앵커는 지금 깊이 반성하고 있고 몸 둘 바를 몰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많은 실수를 했었고 지금도 더 배워야 하는 완벽하지 못한 선임자이기도 합니다. 오늘 일을 거울삼아서 저희 JTBC 구성원들 모두가 더욱 신중하고 겸손하게 정진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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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종 책임자가 사과하라 : 손석희 뉴스부문 사장, 9시뉴스 앵커
2. 즉각적으로 사과하라 : 9시 메인 뉴스
3. 기준과 원칙을 제시하라 : 희생자와 피해자의 입장
4. 잘못의 내용을 정확하게 설명하라 : 잘못의 개요
5. 변명하지 말라 :
6. 책임을 분명히 하라 : 시스템의 책임
7. 실제 담당자와 함께 사과하라 : * “후배는 잘못이 없습니다.‘라고 하는 것도 잘못
8.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라 :
9. 거듭 사과하라 :
10. 평소 뉴스의 좋은 펑판과 신뢰를 쌓아라 : ‘사실, 공정, 균형, 품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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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는 사건 보도 과정에서 위기를 발생시켰다.
그러나 신속하고 책임있는 대응으로 위기관리의 위기로 번지는 것을 방어했다.

사과를 하는 때와 방법, 그리고 사람의 측면에서 손석희 앵커는 분명했다.
그리고 평소의 신뢰가 있었다.

지금 세월호 침몰사건은 침몰이라는 위기와 함께 위기관리의 위기는 더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김호 더랩에이치, 유민영 에이케이스

[김호와 유민영의 위기전략: ‘세월호 침몰사건’ 1] FIRST IN LAST OUT

※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로 인해 5월로 예정한 저희들의 계획을 조금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커뮤니케이션/리더십/위기관리 전략에 대한 케이스 연구자, 실천자로서 진도 앞바다 세월호 여객선 침몰에 대한 위기와 위기관리의 기록을 남기고자 합니다. 국민과 개인 모두에게 심리적 재난을 안겨준 국가적 위기 사태를 다시 흘려보내지 말고, 재발 방지를 위해 우리 사회가 새롭게 배우고 혁신하는 근거를 남기기 위해서입니다. 그동안 공공의 재난을 겪은 후 잘못과 실수로부터 배우지 않고 혁신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 새로운 세대에게 더 나은 삶의 기회를 주지 못한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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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7일 뒤늦게 목포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세월호의 사고 수습과 사후대책을 총괄할 범정부적 차원의 대책본부를 구성했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목포에 상주하며 본부장을 맡아 현장을 지휘하기로 했다. 이번 사건의 정부 공식 대변인은 아직 확인되고 있지 않다.

세월호 침몰 대참사 사건에서 위기관리자, 현장 책임자, 사실 확인자, 최종 책임자는 어디에 있었는가?

리더는 존재하지 않았다.
위기관리 과정에서 현장 책임자의 역할은 절대적인 중요성을 갖는다.

2001년 미국 9/11 사태 당시 뉴욕 현장에서 위기관리를 담당했던 제임스 스왈츠는 버지니아주 Arlington의 소방관이었다. 미국에서 소방관은 재난관리분야에서 다른 직종보다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한국의 소방관에 비해 훨씬 폭넓은 임무를 수행한다. 이 사람은 당시 알링턴 소방서의 넘버2였고 펜타곤이 비행기에 공격당했을 때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이다. 그의 말이다.

미국에서는 현장에 먼저 도착하거나(by arrival), 전문성(by expertise)이 있느냐에 따라 현장 지휘권을 갖게 된다. 나는 알링턴 소방관이었지만, FBI와 함께 현장 지휘권을 갖게 되었다.” 당시 펜타곤에 있었던 국방장관 럼스펠드는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언제 내가 펜타곤에 대한 지휘권을 되갖게 되는가?” 그러자 현장에 있던 참모는 현재 펜타곤에 화재가 발생했고, 펜타곤은 알링턴 소방서 관할이므로, 전문가인 알링턴 소방관이 갖게 된다. 그러자 럼스펠드는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고, 직원들의 대피를 도왔다고 한다. (제임스 스왈츠는 화재로 인한 피해가 문제가 된 초기 10일간 지휘권을 행사했고, 그 이후에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나서는 FBI로 전권을 넘겼다. FBI10일 후 현장을 지휘했고, 그 이후 럼스펠드에게 지휘권을 넘겼다)”

제임스 스왈츠가 현장을 지휘하고 있을 때, 얼마 지나 상사가 현장에 도착하자 그는 지휘관 모자를 넘기며(지휘권을 넘기는 상징 행위) 지휘권을 넘기겠다고 했다. 그러자 그 상관은 그에게 즉각 거부의사를 밝히면서 이 현장에 대해서는 자네가 더 전문성이 있으니 계속 지휘를 하고, 다른 일을 돕겠다고 했다.

재난과 위기의 현장에서는 무엇보다 스피드(“먼저 도착하거나“)와 정확성(“전문성이 있느냐“)에 기반한 리더십이 중요하다. 이것을 우리는 순간탄력성이라 부른다. 미국의 공공분야 위기 및 재난 현장에서는 이러한 두 가지 요소를 고려한 지휘체계가 현장에서 작동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위기 및 재난 현장지휘관은
1. 우선 평소 충분히 훈련되고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2. 단순히 직책이 아니라 현장을 얼마나 잘 알고 장악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리더십이 부여되며, 전문성이 있는 부하에게 이를 넘기는 것이 상식으로 통용된다.
3. 모두에게 존중받고 실제로 상황을 지휘한다.

우리는 어떠했는가?
1. 세월호가 기울기 시작했을 때 승무원은 움직이지 말고 선내에 대기하라고 안내 방송을 했다. 현장의 위기관리자는 애초 존재하지 않았고 위험에 따른 현장 행동을 지휘하지 않았다.
2. 세월호 선장은 선원법 제11선장은 화물을 싣거나 여객이 타기 시작할 때부터 화물을 모두 부리거나 여객이 다 내릴 때까지 선박을 떠나서는 아니된다를 어겼다. 위기관리자의 역할을 아예 수행하지 않았다. 생존자를 두고 선장과 대부분의 승무원들이 먼저 떠났다
3. 상황을 초기 인식하고 대응한 해양경찰청 현장 지휘부는 지휘권을 확보받지 못했고, 서울의 중앙대책본부는 가장 기본적인 정보도 통제하지 못했다.
4. One Voice, One Team의 시스템은 구현되지 못했고 권위를 가진 사실 확인자는 정해지지 않았다. 사실확인과 지휘체계에서 멀리 있는 중앙대책본부는 실종자 통계에서 결정적 실수를 했다.
5. 현장의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은, 사실 확인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지 않은 단원고와 경기도 교육청은 주관적 바람을 객관적 정보로 둔갑시켰다.
6. 총리, 여야 지도부, 지방자치단체장, 6월 선거의 후보들은 그냥 현장으로 달려갔다. 이들도 현장 지휘권을 존중하지 않았다.
7. 대통령의 첫 번째 메시지도 잘못된 정보에 기초했다. 인명 사상의 상황이 보고되었을 상황에서 대통령의 첫 번째 메시지는 전원 구제였다.

현장의 지휘자도 없었고 최종 지휘자도 없었다.
리더십은 존재하지 않았다.

First in, Last out의 리더는 없었다.
First out, Last in만 있었다.

사고가 일어나기 전 아무도 사고를 대비하고 예방하지 않았다.
현장의 리더는 제일 먼저 도망을 갔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사람들은 가장 나중에 도착했다.

이것이 비극을 만든 것이다. 재앙이 일어난 것이다.

정부 내에서 위기관리 업무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제대로 된 위기관리 전문가를 양성하며, 정부 리더들의 위기관리 마인드와 의사결정력을 개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위한 위기관리 예산이 증대되길 바란다. 위기가 터지고 난 다음에 “앞으로 철저히 보완하겠다”고 반복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실천하자. 어느 일도 그렇겠지만 리더의 관심과 투자가 없이는 위기의 역사는 계속 반복될 것이다.

무엇보다 훗날 세월호 대참사가 공공의 위기관리에 대한 변화된 시스템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김호 더랩에이치, 유민영 에이케이스

[위기전략] 컨설턴트의 시각에서 본 종교의 위기

consultant

*주: 프란치스코 교황이 취임한 후 연일(말 그대로 연일!) 카톨릭이 화제에 오른다. 나도 교황의 취임 때부터 지금까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여러 가지 감탄할 만한 지점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카톨릭의 재정을 개혁하겠다는 시도였다. 컨설팅사의 자문을 받아서 진행하겠다는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그렇다면 궁금해진다. 컨설턴트는 교회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다음의 번역을 보면 감이 잡히지 않을까 한다. 맥킨지에서 오랫동안 탑시니어 파트너로 있었던 프레데릭 글럭이 미국 가톨릭의 개혁에 관한 글을 썼다. 지난 2003년 작성된 글이고 미국의 가톨릭을 대상으로 썼다. 한국의 교회와는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으나, 가톨릭에 대한 전세계적인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유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가톨릭은 역사상 유래 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대개 위기는 리더가 대처하는 것으로 귀결되지만 가톨릭의 경우 위기가 리더만의 문제는 아니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모든 조직이 위기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업에 위기가 터지면 리더들은 맥킨지컴퍼니와 같은 컨설팅회사에 도움을 청한다. 상황을 진단받고 변화하기 위한 유의미한 프로그램을 제공받으려는 시도다. 경영 측면에서 위기를 파악하는 컨설턴트들은 위기의 원인을 내부와 외부 모두에서 분석한다. 내부적 문제로 인해 위기가 생겼을 경우 대개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잘못된 인사조치, 경영부실, 자원분배 실패, 기술진보를 따라가지 못했다거나 부적절한 사내 문화를 바로잡지 못한 것에서 내부적인 위기가 발생한다. 외부적인 위기는 가령 이런 것이다. 소비자의 취향이 변하거나 회사의 평판이 나빠져서 경쟁에서 도태되는 경우다. 이런 상황이 오면 리더들은 전략을 개발하고 위기에 대응해 조직이 번영할 수 있도록 한다.

맥킨지에 있을 동안 나는 종종 리더들에게 위기관리에 대해 조언했다.
기업이 아닌 가톨릭이라면, 나는 어떤 조언을 줄 수 있을 것인가?

최근(2003년에 작성된 글이다)의 성추문과 같은 위기를 말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장기적인 침체에서 오는 위기를 이야기하고 싶다. 적어도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수준 정도의 침체에 대해서 말하려 한다. 이로 인해 가톨릭은 대중에 대한 발언능력에 타격을 입었다.

이런 침체는 적어도 지난 30년 동안 진행됐고, 그로 인해 이제는 미국에서 가톨릭의 미래가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희망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희망은 신도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 현재 가톨릭의 상태가 혼란스럽고 화가 날 지경이며 당황스러운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가톨릭과 가톨릭의 신념에 대해 깊은 신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도 매우 많다. 그들은 성직자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언제라도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 도울 능력 역시 있다.

1. 현재 상황

경영 컨설턴트 입장에서 가톨릭의 현 상황을 진단해보겠다. 인적자원과 재정적인 요소, 그리고 전반적인 경영상태와 가톨릭의 포지션을 중심으로 보려고 한다.

1-1 인적 자원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인재의 능력이 불충분하며 절차가 부적절하다.

먼저 인재의 능력을 살펴보자. 인적자원이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다. 신규모집을 할 수 있는 여력은 지난 40년간 극적으로 곤두박질쳤다. ‘최고 능력자들’(the best and the brightest)에게 있어 교회는 더 이상 우선고려대상이 아니다. 교인들이 내부적인 다툼이나 공개적으로 드러난 스캔들로 인해 도덕성이 추락했다.

부적절한 절차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많은 사람들이 가톨릭의 정책이 지나치게 엄격하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믿는다. 어떤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효과적인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점이 구조적 측면의 변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 불가능하지 않았다면, 이미 변화는 일어났었을 것이다.

가톨릭은 사제들과 간부들, 그리고 영원히 지속될 네트워크들로 뒤섞여 있다. 이들 한꺼번에 극적인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효과적인 계획이란 있을 수 없다. 교인들이 지금껏 행정과 경영에 지대하게 기여했음은 분명하다. 그리고 교인들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그러나 교인들이 결코 통합에 앞장설 것 같지는 않다.

요컨대 교회는 인적자원의 사용과 시스템의 운영에 있어 아주 초보적인 수준도 확보하고 있지 못 한 것으로 보인다. 인적자원과 시스템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또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이때에 말이다.

1-2 재정적 측면

교회의 전통적 수입의 원천은 이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교회가 소비하는 자금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고급인력이 더 이상 교회를 쳐다보지 않을 뿐 아니라 기초적인 노동인력 역시 교회에서 일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의 스캔들에 따른 잠재적인 부채는 이미 큰데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재정경영 프로세스는 조각조각 나 있고 조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거의 계발되어 있지 않다. 산재된 문제들을 다루기에 역부족이다.

1-3 경영에 관해

미국 교회는 전세계에 뻗어 나가 있는 교회 분파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역사적으로 각국의 교회들은 변화에 저항하고 현상유지에 사명을 걸어 왔다.

미국 가톨릭에는 변화를 주도할 구심점이 없다. 꼭 필요한 변화조차도 일어나기 힘들다. 리더십은 나이 들고 있으며 현재에 안주하고만 있다. 과거로 회귀하려고까지 한다. 수직적 위계서열의 전통이 리더의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다. 경영에도 그와 같은 생각이 뿌리깊이 자리하고 있다.

1-4 신도

신도의 이미지는 추락했다. 위에 언급한 결점들에 좋지 않은 이미지까지 더해져 가톨릭의 추락은 가속화됐다.

잠재적으로 교인이 될 수도 있는 사람들은 가톨릭을 직접 접하지 않고서도 가톨릭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

믿음이 깊은 신도들 상당수는 더 이상 스스로가 교회의 생산 라인에 기여하고 있지 않다고 느낀다. 그리고 교회의 일들이 그들 생활의 일부가 아님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신도들이 더 이상 가톨릭의 리더를 예전만큼 신뢰하지 않는다. 교황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믿음도 붕괴됐다. 가톨릭의 명성의 하락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럼에도 희망은 믿음 깊은 신도들에서 찾을 수 있다. 그들은 여전히 교회의 기본적인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다. 좋은 리더십과 합리적인 전달체계에 대한 갈증도 여전하다. 교회가 좋아질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2. 국면 전환을 위한 전략

가톨릭에 절망뿐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상황은 ‘국면전환을 해야 할 때’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비즈니스계에서 성공적인 국면전환이란 다음의 특징을 가진다.

1) 먼저 리더십이 바뀌어야 한다.
2) 뭔가 잘못된 것 같다면, 성과를 측정하는 데 집중하고 빠르게 행동해야 한다.
3) 주요 문제점을 일으키는 요소들을 빠르게 찾아내고 그를 없애기 위한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발전시킨다.
4) 예산을 삭감하고 인력을 줄인다. 많이 줄인다.
5) 수익이 나지 않는 활동은 줄이거나 중단한다.
6) 전략, 조직, 그리고 운영 모두를 전반적으로 개혁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가톨릭의 전략은 살아남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었고 그로 인해 현재에 이를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역사적 경험은 가톨릭의 체제가 무척이나 당연하며 동시에 생존에도 적합하다고 인식하게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열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는 듯 전방위적 개혁을 단행하려는 시도는 일반 신도들에 의해서는 불가능할 것이다. 오직 교황의 강력한 리더십만이 가톨릭을 개혁할 수 있다. 더욱이, 교회의 경영과 방침이 치료되지 않고서는 구조적인 변화는 거의 일어날 수 없다. 인적자원 측면이나 재정적인 측면의 결함은 심각한 수준이다. 분명 교회의 자산이자 강점이었을 교회의 시스템은 이제 새로운 환경에서 적합하지 않게 됐다.

수많은 애로사항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톨릭의 리더들은 빠른 시일 내에 재정적인 문제나 인적자원 문제에 성과를 낼 것이라 믿는다. 그러려면 그들은 매우 구체적으로 외쳐야 할 것이다. 신도와 사도 모두에게 외쳐야 한다. “진짜 변화가 시작됐다”고 말이다.

3. 변화의 의미

미국 가톨릭계에는 CEO가 없다. 주교회에서 한 명의 리더를 선발할 것 같지도 않아 보인다. 주교회는 사실상 리더십이 부여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리더가 생기려면 엄청난 변화가 없고서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3-1 가톨릭 운영의 변화에 대한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

변화하기 위해서 미국 가톨릭 운영의 결점을 밝히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미국 교회에 전염병처럼 퍼져 있는 논쟁적인 이슈들을 논의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물론 모든 사제들의 참여가 전제된다는 가정에 전제되어야 한다.

3-2 경영 어젠다 논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교구에서 재정의 투명성을 확실히 해야 할 것이다. 자산운영을 평가받아야 할 것이며 부적절하게 사용되는 자금이 있다면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재정의 기록과 발표 가이드라인이 도입된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971년과 1983년에 도입된 바 있다. 하지만 그것은 가이드라인에 불과했으며 거의 무시돼왔다. 두 번 다시 언급되지 않았으며 강제성도 없었다.

각각 교구에서 진행되는 인적자원 활용의 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물론 미국 교회 전체에서도 그렇다. 이는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다음의 사항들을 모두 포함하는 문제다.

– 모든 사제들을 하나의 정부에서 통합하여 관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책임이 사제들에게 부여될 것이다. 영원히.

– 성과 측정과 경영 발전을 포괄하는 프로그램이 구체화되고 언어로써 명명될 것이며 그대로 이행될 것이다.

– 인사 정책이 구체화될 것이다. 교회 경영의 가이드가 여기에서 파생될 것이며 인재채용의 절차와 방식, 그리고 인적자원 능력계발을 위한 정책 역시 결정될 것이다.

– 가톨릭 안에서 논쟁적인 이슈에 대해 구조적인 접근이 불가피할 것이다. 모든 사제들이 이런 절차에 포함될 것은 물론이다. 언급되지 않을 수 없는 이슈들이 어떤 식으로든 정의된다는 점이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예를 들어 여성의 역할이라든가, 사제들의 역할, 그리고 성직자의 동성애, 성관계를 하지 않는 것, 낙태와 이혼 등은 반드시 이슈로서 논의될 것이다.

이런 목적들을 달성하기 위해 미국 교구회는 저명한 카톨릭 자문단을 모집하지 않을 수 없다. 자문단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들로 채워질 것이다. 자문단의 대표들은 미국 교구회의 시니어 회의장에 참석할 수 있게 되어야 할 것이다. 미국 교구회는 자체적으로도 조직을 만들어 꼭 필요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미국 교구회가 교황을 비롯한 바티칸 측과 소통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새로운 경영 방침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사제들을 동등한 파트너로서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은 피할 수도 없거니와 오히려 절박한 사안이라는 것 역시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현재 꼭 필요한 변화들이 전통적인 가톨릭 멤버에게서 나타나고 있다. 급진적이며 실행가능성이 희박한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전환의 국면에서는 항상 급진적인 행동이 요구되는 법이다. 또 사제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등의 극적인 행동이 없다면 이미 변화는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김정현

출처: http://americamagazine.org/issue/462/article/crisis-management-church

[김호와 유민영의 새로운 발견] 발코니가 아니라 플로어에 서라

의료 사고가 흔히 소송으로 이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2006년 당시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상원 의원은 학술지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기고한 칼럼에서 그 이유로 ‘의사들이 소송이 두려워 방어적으로 환자들을 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의사와 환자가 마음을 열고 소통할 수 있도록 연방 의료법 체계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미국 50개 주(州) 중 36개 주에는 ‘사과법(apology law)’이란 제도가 있다. 클린턴과 오바마의 주장은, 이런 법을 연방법으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1986년 매사추세츠주에서 시작한 이 법의 요지는 의료 사고 현장에서 환자 측에게 의사가 “미안하다(I am sorry)”고 말한 것이 법정에서 의사에게 불리한 증거로 채택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왜 이런 법이 생겼을까? 환자가 갑자기 사망했을 때 의사는 책임 유무를 떠나 환자 가족의 아픔에 공감하는 태도를 보이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의사 입장에서는 공감의 표현이 혹시라도 법정에서 불리하게 쓰일까 두려움도 있다. 사과법은 의사들의 이런 두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사과하는 일러스트

미국 비영리 기구 소리웍스(SorryWorks) 창립자 더그 워체식은 사과법이 특히 의사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이유는 생명을 다루는 직업 특성상 사과하기 가장 힘든 직종이 의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사과법이 없다 하더라도 “미안하다”는 말은 피해자를 위한 공감의 표현이므로 두려움을 가질 이유가 없으며, 오히려 환자 측의 분노를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미국의 주요 대형 병원들은 ‘사과법’의 정신을 반영한 의료 사고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는 기업 위기관리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떤 사고가 터졌을 때 우리 기업의 사과는 형식적인 ‘사과문’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으며, 공감과 같은 사과의 철학이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두 가지만 살펴보자.

첫째, ‘대중이 어디에 서 있는가? (Where the public stands?)’ 위기를 어느 방향에서 보는지에 따라 사과에 대한 태도는 180도 바뀐다. 로펌은 기업과 오너를 법정에서 보호하는 관점에서 위기 대응 전략을 수립한다. 하지만 위기는 여론의 위치에 설 때 정확하게 보인다.

얼마 전 미국 대형 마트인 타깃(Target)에서 1억명이 넘는 고객 신용 정보가 해커에 의해 유출됐다. 그 회사의 스타인하펠 대표는 위기 대응에서 한 가지에 집중했다. “고객을 위해 옳은 조치를 취한다.”

그는 홍보팀의 보도 자료 초안을 본 뒤 마치 변호사가 쓴 것처럼 기업의 입장만을 보호했다면서 불만을 제기했고, 직원들은 보도 자료를 다시 썼다. 오너의 시선으로 안(기업)에서 밖(여론)을 바라보는 것(인사이드 아웃)과 대중의 시선으로 밖에서 안을 바라보는 것(아웃사이드 인)은 위기 대응에 큰 차이를 가져온다. 인사이드 아웃 시각에서 위기 해결의 잘못은 시작되고, 제대로 된 사과와 공감은 더더욱 힘들다.

둘째, ‘발코니’가 아니라 ‘플로어’에 서라. 대기업에서 사고가 터지면 오너들은 흔히 발코니에 선다. 그리고 ‘월급사장’의 사과 뒤에 숨는다.

그러나 최근 코오롱 이웅렬 회장은 계열사가 지은 경주리조트에서 인명 사고가 났을 때 이제까지의 위치와 다른 곳에 섰다. 직접 현장(플로어)에 나섰고, 피해자와 만나 사과했다. 거대 기업의 상속자로 그를 기억하던 대중의 태도는 누그러졌다. 결정적 변인은 위치이고, 이것이 모든 것을 결정했다.

사과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리더가 어떤 태도를 보이는가이다. 위기로부터 오너를 분리시켜 내는 방향으로는 공감을 얻기 어렵다.

미국의 ‘사과법’ 사례로부터 우리는 형식적인 사과문으로부터 탈피하는 방법을 고민할 때가 되었다. 기업이 위기에 처한다면 ‘기억’과 ‘소멸’ 사이에서 어디에 설지를 결정해야 한다. 위기에 처한 사람들은 보통 소멸이라는 희망의 편에 선다. 그러나 승자는 기억의 편이다. 대중이 지켜보고 있으며 앞으로도 기억할 것이라는 지점에서 위기 전략을 설계해야 한다. 타깃의 스타인하펠 대표의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타깃은 해킹 사건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해킹에 어떻게 대처했느냐로 기억될 것이다.”

김호, 유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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