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 거장과 교황 – 미야자키 하야오, 그리고 프란치스코
2013/07/27 Leave a comment
1.
“거리로 나가서 파장을 일으켜라. 소란스러운 청년대회를 기대하고 있다. 교회도 거리로 나가길 바란다.”
“불평등에 무감각한 채로 남아있는 것은 빈부격차를 키울 뿐”, “가난에 맞서 싸워야 한다. 이를 회피하고 무시하는 사회에는 평화와 행복아 찾아오지 않을 것.”
– 경향신문, 7월27일
– 선출된 이후 교황 프란치스코는 ‘가난한 사람을 위한 교회’라는 프레임과 메시지를 반복해 교황의 역할을 수정하고 있으며, 격식을 갖추지 않는 쉼 없는 파격으로 권위와 복종의 상징을 섬김과 나눔의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메시지와 태도의 변경을 통해 교황과 교황청을 변모시키고 있는 것이다.
물론 교황청의 부패와 사제들의 비윤리적 행위 등 근본적인 변화와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 해도 자세와 메시지의 변화는 긍정적이다.
시위로 들끓는 브라질에 간 교황을 시위대와 대통령이 동시에 의의를 부여해 맞이했다. 누구의 손을 들어주진 않았지만 교회의 역할과 불평등에 대해 명확하게 얘기했다.
2.
“1989년도에 버블 경제와 구 소련이 붕괴됐을 때 일본은 역사 관념도 함께 잊어버린 것 같다.”
역사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일본은 경제 이야기만 했다. 그러니 경제가 안 좋으면 모든 걸 “잃어버리는 것이다. 역사 관념이 없는 나라는 망한다.“
– 조선일보, 7월27일“1989년 버블이 붕괴되고 같은 시기에 소련이 붕괴됐고, 일본인은 그때 역사 감각을 잃어버렸다. 그러니 (일본의 침략을 반성한) 무라야마 담화 이야기가 (다시 논란이 돼) 나온다.”
“일본 젊은이들에게는 역사 감각이 없다. 역사 감각을 잃어버리면 그 나라는 망한다.“
– 경향신문, 7월 27일
– <이웃집 토토로>를 제작한 미야자키 하야오가 신작 <바람이 분다> 개봉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일본 아베 총리를 “별 것 아닌 것”으로 설명하고 아베 정권이 곧 없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눈이 간 것은 ‘경제’와 ‘역사’를 설명한 대목이었다.
경제와 역사는 각각의 몫과 역할이 있다. 경제가 현실과 역사에 눈감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물론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 이야기를 할 때 우리가 자주 잊는 것이다.
유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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