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 거장과 교황 – 미야자키 하야오, 그리고 프란치스코

말과글

1.

“거리로 나가서 파장을 일으켜라. 소란스러운 청년대회를 기대하고 있다. 교회도 거리로 나가길 바란다.”
“불평등에 무감각한 채로 남아있는 것은 빈부격차를 키울 뿐”, “가난에 맞서 싸워야 한다. 이를 회피하고 무시하는 사회에는 평화와 행복아 찾아오지 않을 것.”
– 경향신문, 7월27일

– 선출된 이후 교황 프란치스코는 ‘가난한 사람을 위한 교회’라는 프레임과 메시지를 반복해 교황의 역할을 수정하고 있으며, 격식을 갖추지 않는 쉼 없는 파격으로 권위와 복종의 상징을 섬김과 나눔의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메시지와 태도의 변경을 통해 교황과 교황청을 변모시키고 있는 것이다.
물론 교황청의 부패와 사제들의 비윤리적 행위 등 근본적인 변화와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 해도 자세와 메시지의 변화는 긍정적이다.
시위로 들끓는 브라질에 간 교황을 시위대와 대통령이 동시에 의의를 부여해 맞이했다. 누구의 손을 들어주진 않았지만 교회의 역할과 불평등에 대해 명확하게 얘기했다.

2.

“1989년도에 버블 경제와 구 소련이 붕괴됐을 때 일본은 역사 관념도 함께 잊어버린 것 같다.”
역사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일본은 경제 이야기만 했다. 그러니 경제가 안 좋으면 모든 걸 “잃어버리는 것이다. 역사 관념이 없는 나라는 망한다.“
– 조선일보, 7월27일

“1989년 버블이 붕괴되고 같은 시기에 소련이 붕괴됐고, 일본인은 그때 역사 감각을 잃어버렸다. 그러니 (일본의 침략을 반성한) 무라야마 담화 이야기가 (다시 논란이 돼) 나온다.”
“일본 젊은이들에게는 역사 감각이 없다. 역사 감각을 잃어버리면 그 나라는 망한다.“
– 경향신문, 7월 27일

– <이웃집 토토로>를 제작한 미야자키 하야오가 신작 <바람이 분다> 개봉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일본 아베 총리를 “별 것 아닌 것”으로 설명하고 아베 정권이 곧 없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눈이 간 것은 ‘경제’와 ‘역사’를 설명한 대목이었다.
경제와 역사는 각각의 몫과 역할이 있다. 경제가 현실과 역사에 눈감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물론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 이야기를 할 때 우리가 자주 잊는 것이다.

유민영

[말과 글 사전] 일본을 되찾자 「日本を、取り戻す。」

052아베
“세계를 리드하는 기술력을 갖추고, 풍요로운 교육을 받고,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그것이 일본의 본래의 모습입니다.”

1.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올 7월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의 구호를 작년 중의원 선거와 마찬가지로 ‘일본을 되찾자(「日本を、取り戻す。」

)’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2.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에서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일본을 되찾자’는 국정목표를 전면에 내걸었다. ‘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한 일본’과 ‘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을 되찾자는 것이다.3. 아베 신조 총리는 작년 총선 당시 자민당 광고를 촬영했다. 메시지는 명확하고 강렬하다.
… “세계를 리드하는 기술력을 갖추고, 풍요로운 교육을 받고,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그것이 일본의 본래의 모습입니다.

되찾읍시다 -경제를 되찾읍시다
되찾읍시다 -교육을 되찾읍시다
되찾읍시다 -안심을 되찾읍시다

일본을 되찾읍시다. 여러분과 함께 총력(總力)을 다해. 자민당.”

4. 자민당의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30초 광고는 약 87만 뷰를 기록했다.

5. 조선일보의 차학봉 기자는 ‘일본을 되돌리자’로 카피를 해석했다. 원문을 사전에서 찾으면 ‘되찾다, 회복하다’로 나와있다.

6. 그러나 이 슬로건은 말하는 것 이상을 내포한다. 과거로 뻗은 아베의 노림수는 거기에 있다. 연속되는 그의 실언과 망언은 국내 정치를 위해 철저하게 계산된 것이다.

by red

참고: 조선일보, 2013/05/23, 日 60년대 영광 재현을… 아베 총리 ‘회고 마케팅’, 차학봉 기자, 링크
사진출처: 유튜브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