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쳐&트렌드] Mobile killed the book star? – 책과의 공존을 시도하는 모바일 거점

1.

영국의 뉴에이지 밴드 The Buggles가 [Video Killed The Radio Star]를 발표한 해는 1980년이었다. 35년이 지난 지금 미디어와 미디어 사이의 충돌에 대한 노래를 만든다면 어떤 내용이 적절할까? 1980년대 초 비디오와 오디오의 충돌에 가장 근접한 현재적인 미디어의 충돌을 꼽으라면 모바일(스마트폰)과 책 정도가 아닐까 싶다. 자기 전에, 출퇴근 길에, 휴일 짜투리 시간에 -습관적으로- 책을 쥐고있던 우리의 손에는 이제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다. 스마트폰은 책을 읽을 만한 적당한 무료함 또는 여백을 일상생활에서 제거하고 있다.

2.
뮤직 비디오 전문 채널인 MTV가 등장한 것은 1981년이다. MTV에서 첫 방송을 탄 노래는 의미심장하게도 [Video Killed The Radio Star]였다. MTV는 그렇게 두 미디어 사이의 교집합 또는 충돌지점에서 태어났고 두 미디어의 새로운 공존을 가능케 했다. 그렇다면 책과 모바일 사이의 불화가 한참인 요즘 MTV에 해당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책을 위한 모바일’의 거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동진의 빨간책방]
이제 3년이 지났다. 영화 평론가 이동진이 진행을 맡고 소설가 김중혁과 이다혜 기자가 절반씩 출연해 책에 대한 이야기 보따리를 푼다. 소설과 비소설을 번갈아 진행하는 방식으로 매주 수요일에 업데이트된다. 처음엔 다소 유치하나 중독되면 벗어나기 힘든 빨책식의 드립에 길들여지면 매주 수요일이 기다려지게 된다. http://www.wisdomhouse.kr/new/new/social.php?mid=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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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라디오 책다방]
106회까지 김두식 교수와 황정은 작가가 진행했다. 5월 18일, 106회로 시즌 1을 마치면서 새롭게 문학평론가 송종원이 진행을 맡게 되었다. 시즌 2의 새로운 포맷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시즌 1 기준으로는 저자의 육성을 직접 듣는 에피소드가 많은 편이었고 사회적 이슈와 현안에 대해서도 선명한 자기 의견을 견지하면서 진행되었다. 최강의 섭외력 또는 창비의 문화권력을 실감할 수 있었던 팟캐스트다. 아, 물론 김두식 교수와 황정은 작가의 앙상블도 훌륭했다. http://www.changbi.com/…/c…/community/podacst-radio-book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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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책읽는 시간]
소설가 김영하가 낭독에 집중하는 팟캐스트. 2010년에 시작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원조로 꼽을 수 있는 책 관련 팟캐스트. 5년 사이에 54개의 에피소드가 만들어졌는데 근래 업데이트 빈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많이 아쉽다. 위 두 개의 팟캐스트가 진행자와 저자의 코멘터리 중심이라면 ‘책읽는 시간’은 텍스트 자체를 낭독하는 것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http://kimyoungha.com/tc/?page_id=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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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세 개는 작가, 애서가 중심의 ‘거점’이었다. 디지털 중심의 ‘거점’에는 무엇이 있을까?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 책/문화]
네이버가 책과 책 읽기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는 점은 팩트다. 네이버가 공을 들이고 있는 ‘지식인의 서재’는 2008년에 첫 선을 보인 이후 80명 이상의 ‘지식인’을 거쳐갔다. http://navercast.naver.com/list.nhn?cid=254&category_id=254 네이버는 5월 13일부터 [네이버 책/공연]이라는 꼭지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 메인의 뉴스 스탠드 바로 밑에 있는 공간에서 관심 주제를 ‘책’으로 설정하면 블로거들의 서평이 네이버 메인 페이지에서 매일매일 업데이트 된다. http://blog.naver.com/nv_bc/220358081596

3.
비디오는 음악을 소비하는 형식을 바꿨지만 음악은 여전히 잘 살아남아 있다. 책과 출판이 처한 실존적 위기와 무관하게 책 역시 여전히 잘 살아남을 것이다.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이라는 부제가 붙은 사사키 아타루의 글을 인용하며 글을 맺는다.

“여러분은 도스토엡스키나 톨스토이가 소설을 썼던 시대를 황금시대라고 생각하고 있겠지요. 그에 비해 자신들은 팔리지 않는다, 문학이 놓인 환경이 좋지 않다, 시대가 다르니 어쩔 수 없다, 이것이 ‘현실’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어처구니없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지금 들었던 모든 위대한 이름에 대한 모욕입니다. 훨씬 가혹한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살아남았으니까요.”

(1850년 제정 러시아의 문맹률은 90%였다. )

김봉수

새로운 책 [평판사회: 땅콩회항 이후, 기업경영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를 소개합니다

1.
Public Strategy로 함께 일하고 있는 세 명의 대표(Acase 유민영 대표, THE LAB h 김호 대표, Peak15 Communications 김봉수 대표)와 한국경제신문 김용준 기자, 법무법인원의 김윤재 변호사가 공동으로 집필한 책 [평판사회]가 출간되었습니다.

2.
이 책이 표면적으로 다루고 있는 주제는 2014년 12월에 벌어진 ‘땅콩회항’과 관련한 위기관리/위기 커뮤니케이션입니다만 본질적으로 천착한 주제는 한국사회가 통과하고 있는 새로운 맥락과 환경입니다.

3.
우리는 이를 ‘평판사회’라 정의했습니다. 오너에 대한 평판과 기업에 대한 대중여론이 경영 성과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새로운 맥락과 환경에 대해 설명했고 이에 걸맞는 문화, 훈련, 조직, 전략을 기업이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4.
오랫동안 한국 대기업의 이면을 들여다본 김용준 기자는 이 사건의 본질이며 핵심인 ‘오너 리스크’를 맡았습니다. 정치전략과 기업전략 컨설팅을 하는 김윤재 변호사는 여론이 작동하는 기업의 위기를 정치 캠페인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새롭게 분석했습니다. 위기관리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리더십과 조직문화 코칭을 하고 있는 김호 대표는 위기관리의 과정을 면밀히 추적했습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주력해온 김봉수 대표는 위기관리 관점에서 마케팅 및 브랜드 전략을 조망했습니다. 위기전략과 전략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을 하는 유민영 대표는 평판사회의 위기전략을 살폈습니다.
김재은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김정현 변호사, 박지윤 리서처는 땅콩회항 사건 케이스 연구 <‘징후’부터 ‘뉴욕 법원’까지, 땅콩회항의 24개 국면들>을 통해 필자들의 글을 견고하게 뒷받침해주었습니다.

5.
[평판사회]를 집필하기 위해 저자들은 ‘Table 01’이라 명명된 공동의 연구 모임을 발족시켰습니다. [평판사회]의 출간과 함께 ‘Table 01’의 활동은 중지되었습니다만 한국사회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발견과 통찰을 접하게 될 때 ‘Table 02’가 다시 시작될 것입니다. 그리고 책으로, 컨퍼런스로 새로운 발견과 통찰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6.
‘땅콩회항’이라는 우연과 ‘평판사회’라는 필연에 대해 많은 경영자, 전략가, 커뮤니케이터가 공감하고 변화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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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우 저널리즘 4. 이케아 5] 이케아의 기업외교, 시급 10,000원의 효과

올해 우리나라의 최저 시급은 5,580원이고
이케아의 시급은 10,000원이다.
이케아는 한국 사회의 약한 고리를 제대로 건드렸다.

1.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위톨드 헤니츠 교수는 ‘기업외교’의 목표를 이렇게 정의한다.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기업 운영에 대한 사회적 허가(Social License to Operate)를 얻는 것.

2.
기업 경영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여러 영역의 의사 결정이 이해관계자와 공중 여론의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기업에게 ‘기업 외교’는 점점 더 중요한 영역으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나 새로운 시장에 진입한 외국회사의 경우는 더욱더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하는 영역이다. 올해 한국에 처음 진출한 이케아 역시 마찬가지다.

3.
이케아를 둘러싼 여러 이야기들, 예컨데 “국내 이케아, OECD 중 2번째로 비싸더라”라던가 “이케아, 교통 정체 주범” 등의 소식들은 이케아의 연착륙을 방해하는 나쁜 뉴스였다. 이런 류의 나쁜 뉴스가 누적될 때 이케아의 평판은 악화되고 그 결과로서 이케아에 대한 ‘사회적 허가’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4.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이케아의 구인 공고는 한국 사회, 한국 대기업의 급소를 제대로 찔렀다. 최저 임금에 대한 한국 사회의 박하디 박한 스케일에 염증과 피로감을 느끼던 많은 사람들에게 이케아의 시급은 신선하다. 이케아는 초반의 실패한 ‘기업 외교’를 조금씩 역전시키고 있다.

김봉수

[알림] 에이케이스, 더랩에이치, 피크15 커뮤니케이션이 만났습니다

에이케이스, 더랩에이치, 피크15 커뮤니케이션이 만났습니다
세 회사가 만나 2014년 5월 프로젝트 그룹 ‘Public Strategy’를 시작합니다.

  • 위기관리 전략의 에이케이스
  • 리더십/조직 커뮤니케이션의 더랩에이치
  • 퍼블릭 이슈 매니지먼트의 피크15커뮤니케이션


우리는 각자 일하고 또 함께 일합니다.
함께 일할 때는 ‘Public Strategy’로 일합니다.

– 2014년, 본격적인 협력을 시작했습니다.
– 한국형 위기관리 전략 및 모델을 만들고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 새로운 생각과 전략의 플랫폼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전략-위기-커뮤니케이션을 잇는 다리가 되겠습니다.

2014년 5월 30일

유민영, 김호, 김봉수 드림

 

 

‘Public Strategy’ Introduction Video – English version

 

에이케이스/더랩에이치/피크15커뮤니케이션 공동 수습사원 채용 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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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수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버리는 것 – 롯데칠성의 맥주 커뮤니케이션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은 마케팅에서 브랜드를 론칭하는 순간의 중요성을 설명할 때 매우 훌륭한 격언이 된다. 양대 회사가 과점을 하고 있는 맥주시장에 롯데칠성이 출사표를 던졌다. 롯데칠성의 새로운 맥주가 어떤 성과를 거두게 될 것인가? 지금부터 3~4개월 사이에 어느 정도는 윤곽이 잡힐 것이다. 롯데칠성이 택한 전략에 대한 간단한 예측을 시작해 본다.

1. 마케팅은 불공평한 게임이다
마케팅은 불공평한 게임이다. 얼만큼의 비용을 쓸 수가 있는가? 어느 정도의 유통력을 가지고 있는가? 기업 브랜드의 보증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가? 마케팅의 성패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조건들은 이미 정해져 있고 대부분의 경우 새로이 진입하는 플레이어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2. 롯데칠성에게도 예외는 없다

굴지의 대기업인 롯데칠성도 맥주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진입자로서 겪게 되는 어려움에서 예외일 수 없다. 음료중심으로 구성된 기업의 포트폴리오는 모기업의 보증 효과를 제한적으로 만들게 된다. (사이다랑 쥬스 만드는 회사가 이제 맥주?) 더 큰 어려움은 유통망에 있다. 가정용 맥주의 비중이 계속해서 늘어나고는 있지만 여전히 업소매출 비중은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롯데칠성의 막강한 기존 유통망이 발휘할 수 있는 시장은 전체의 절반 수준에 머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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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롯데칠성의 론칭전략 예고편
신규 진입자로서 롯데칠성에게 유리한 지점을 꼽아 본다면 ‘신물나게 오래 지속되어온, 그리하여 품질력이 동반하락된 기존의 양강체제에 신선한 바람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감’ 정도일 것이다. 롯데칠성의 맥주사업은 소비자들의 이러한 막연한 기대감을 조기에 만족시킬 때 순항이 가능해 진다. 불리한 지점을 극복하고 어떻게 기대감을 충족시킬 것인가?

4월 7일자 조간신문에 빠지지 않고 실렸던 기사는 롯데칠성의 론칭전략에 대해 힌트를 제공해 주고 있다. ‘소맥(소주+맥주) 문화에 어울리지 않아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 모든 기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문구 그대로 해석을 하면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어두운 전망과 우려로 보이지만 기사 전체의 맥락은 ‘맥주 자체로는 맛이 없어서 소주를 타 마셔야 할 맥주’로 카스와 하이트를 지목한 것이었다. 어차피 유통력을 발휘하기 힘든 업소시장(≒소맥용 시장)을 포기하면서 경쟁 브랜드를 싸잡아 ‘소맥’을 제조하기 위한 ‘주원료’ 수준으로 격하시켜버린 커뮤니케이션이다. 초기에 열세가 불보듯 뻔한 업소시장을 단호하게 버리면서 얻게된 공격 포인트다.


4. 전략은 버리는 것

전략은 ‘버리는 것’이라고 배웠다. 하고 싶은 많은 것들, 할 수 있는 많은 것들 중에서 가장 승산이 높은 것에 집중하기 위해 다른 것들을 과감하게 버리고 가리는 것이라고 배웠다. 롯데칠성은 승산이 없는 절반의 시장을 버리는 대신 ‘맛’을 새로운 경쟁의 축으로 설정하는데 성공할 것이다. 신규 진입자가 시장의 경쟁축, 소비자 선택의 준거를 자신이 원하는 바대로 설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아마도 롯데칠성은 이 어려운 작업을 어렵지 않게 성공시킬 것으로 보인다.

‘대동강 맥주’보다 더 맛이 없다는 세간의 평가에도 요지부동이었던, 그리하여 핵심속성(=맛)을 너무도 쉽게 신출내기 브랜드에게 공격당하게 될 기존 회사들의 대응이 궁금해진다.

김봉수

[김봉수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스티브 잡스가 가장 혐오했던 두 단어 – 마케팅 그리고 브랜딩

前註) 스티브 잡스와 애플에 대한 [Entrepreneur]의 짧은 글을 번역해 보았다.
마케팅과 브랜딩, 소비자 조사에 대한 잡스의 불신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의 마케팅과 브랜딩에 대한 혐오가 어디에 근거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 혐오 속에서 실제로 마케팅팀을 어떻게 배치해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었는지에 대한 최측근의 증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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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가장 혐오했던 두 단어] (The Two Words Steve Jobs Hated Most http://www.entrepreneur.com/article/232343)

스티브 잡스와 애플에서 함께 일했던 경험이 어땠는지에 대해 직접적인 새로운 설명을 들어볼 기회는 흔치 않다. 우리가 이런 새로운 경험담을 들을 때면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갔는지에 대해 항상 새로운 무언가가 나오곤 했다.

예를 들자면 애플의 월드와이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부사장으로 근무했던 Allison Johnson과의 새로운 인터뷰도 마찬가지였다. 2005년에서 2011년까지 존슨은 스티브 잡스와 직접 소통하는 몇 안되는 애플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존슨에 따르면 스티브 잡스 치하에서 가장 꺼려지고 미움을 받아왔던 단어 두 가지는 ‘브랜딩’과 ‘마케팅’이었다고 한다.

그녀는 이렇게 회상한다. “사람들이 브랜드를 텔레비전 광고나 여타의 인위적인 것들과 연결시켜 떠올린다고 스티브는 마음 속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 자체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인데… 그래서 어떤 때에는 ‘브랜드는 더러운 말이다’라고 말했던 적이 있습니다.”

마케팅을 주제로 언급하면서 존슨은 이렇게 말한다. “마케팅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팔아야만 하는 경우에 성립이 됩니다. 당신이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제품에 대해 무언가를 가르쳐 줄 수 없다면, 제품으로부터 많은 것들을 고객들이 취할 수 있게 돕지 못한다면, 당신은 팔기만 하는 겁니다. 그 상태로 그냥 머물러 있으면 안됩니다.”

잠깐. 마케팅은 애플이 최고로 잘 하는 것이 아니던가? 어떻게 애플의 월드와이드 마케팅 수장이 애플 안에서 마케팅이 더러운 단어였다고 주장할 수 있지?

그녀를 인터뷰한 Behance의 CEO인 Scott Belsky의 질문에 존슨은 이렇게 대답한다. “애플은 신제품의 론칭 캠페인을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의 교육으로 간주했어요. 애플이 만들어낸 신제품을 사람들이 사용하게 되면서 얻게될 대단한 경험을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으로”

“애플에서 중요했던 점은 마케팅팀이 제품 개발팀과 엔지니어링팀 바로 옆에 있었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마케팅팀 사람들이 제품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었고 제품 개발과 엔지니어링의 모티베이션이 무엇인지, 제품을 통해 성취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신제품이 사람들의 삶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되기를 원했지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는 거죠. 우리가 가까웠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모든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에 이 모든 것들을 매우 명확하게 옮겨 놓을 수 있었던 겁니다.”

後註) 
1. 애플의 아이폰이 한국에 처음 등장했을 때 그리고 그들의 커뮤니케이션이 TV 화면을 채웠을 때( http://www.youtube.com/watch?v=-RegOs4NK58 ) 사람들은 ‘애플의 감성’에 대해서 말했고 애플의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의 특별함에 대해 얘기했다. 나는 별로 동의가 되지 않았다. 당시 애플의 커뮤니케이션은 상품에 근거한 전형적인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형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판단했다. 부드러운 스와이프, 웹 브라우징, 카피 & 붙여넣기… 아이폰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차근차근 시연해 주는 광고는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의 탁월함이 아니라 상품력의 현격한 차이에 기반한 것이었다.

2. 브랜딩과 마케팅은 여전히 중요한 비즈니스 역량이다. 하지만 여기엔 중요한 전제가 있다. 상품력이나 사업모델에 있어서 경쟁사와 엇비슷한 수준으로 경쟁이 전개될 때에만 이 두 가지가 중요해 진다. 현격한 우위 또는 현격한 열위에 서있는 상황에서 전사적으로 브랜딩과 마케팅에 몰두하는 일은 ‘낭비’가 되거나 ‘사기’가 된다. 아마도 잡스는 브랜딩과 마케팅이 핵심역량이 되지 않아도 잘 굴러갈 수 있는, 상품력이 탁월한 회사를 꿈꾸었을 것이다.

3. 잡스가 탁월한 이유는 하나 더 있다. 마케팅과 브랜딩을 혐오했으면서도 이를 현명하게 운용할 줄 알았다는 점이다. 우선 론칭 캠페인을 대규모 교육 프로그램으로 간주했다는 부분이 눈에 띈다. ‘전대미문’의 놀라운 제품을 세상에 선보인다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알기 쉬운 교육은 꼭 필요한 부분이다. ‘소비자들을 교육시키려 들지말라’는 마케팅계의 오래된 격언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마케팅팀을 기술자들 바로 옆에서 근무를 시켰다는 부분 역시 기억할 만한 부분이다. 조직이 세분화, 전문화되고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가 자사의 상품과 서비스를 정확히 꿰뚫고 있기는 어렵다. 특히나 완전히 새로운 혁신 카테고리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럴 수 밖에 없다.

4. 앞의 번역문에 “우리가 가까웠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모든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에 이 모든 것들을 매우 명확하게 옮겨 놓을 수 있었던 겁니다.”라는 부분에서 ‘옮겨 놓다’에 해당하는 원문의 동사는 ‘translate’였다. 기술주도 산업에서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의 역할은 새로운 기술이 세상에 가져 오는 변화를, 그리고 그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의 꿈과 열정을 translate하는 것에 국한되는 것일까? 마케팅과 브랜딩으로 사회경력의 대부분을 채워온 나 같은 사람의 입장에서 다소 불편하고 섭섭한 변화일지도 모르겠으나 세상은 점점 그렇게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 같다.

김봉수

* 번역한 글은 Allison Johnson의 동영상 인터뷰를 소개하는 짧은 글입니다. 동영상 인터뷰를 보실 분은 http://vimeo.com/88907392 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김봉수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SK텔레콤의 위대한 유산 또는 위태한 유산

1.
핸드폰이 귀하던 시절이 있었다. 핸드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었다. 그랬기에 그 시절 011은 특별했다.
시간은 흘렀다.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5,480만 명을 넘겼다. 이제 핸드폰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특별한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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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마트폰 등장 이후 하이라이트는 통신사가 아닌 제조업체가 받게 되었다. 단말기에 제조업체의 심벌이 아닌 통신사의 심벌을 집어 넣던 이상한 관행(신라면에 이마트 브랜드를 달고 판매되면 이상한 것 아닌가?)은 이미 오래 전의 이야기가 되었다.
이동통신의 세대/규격이 거듭 변하게 되면서 SK텔레콤의 품질우위를 떠받치던 근거들은 낡은 것이 되고있다.

브랜드를 노출시키기 제일 좋은 공간을 유통사에 주고 제조사 브랜드는 하부 또는 뒷 면으로 가야만 했던 시절이 있었다.

브랜드를 노출시키기 제일 좋은 공간을 유통사에 주고 제조사 브랜드는 하부 또는 뒷 면으로 가야만 했던 시절이 있었다.

3.
모든 것이 바뀌었는데도 아직 바뀌지 않은 것이 있어 보인다. 바로 SK텔레콤의 마인드다.

4.
“SK텔레콤 고객이라면 신경, 꺼두셔도 좋습니다”라는 메시지에는 잘 나가던 시절 절대지존 011 SK텔레콤의 모습이 언뜻 보인다.
TV광고의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호오를 떠나 크리에이티브를 선택한 SK텔레콤의 마인드/판단의 근거가 궁금하다

현 고객이 SKT 브랜드에 대한 애착과 충성도를 가지고 있다는 가정과 非고객 역시 SKT 브랜드에 대한 선망과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가정.
이 두 가지 가정이 틀렸다면 “SK텔레콤 고객이라면 신경, 꺼두셔도 좋습니다”라는 메시지는 ‘위대한 유산’의 계승이 아니라 ‘위태한 유산’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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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SKT나 KT, LG U+를 쓴다고 얘기하지 않는다. 대신 갤럭시나 옵지, 아이폰을 쓴다고 얘기한다.
단말기를 교체하는 시점이 아니면 통신사에 대한 관여도가 현저히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사용자 환경이고 시장 점유율 경쟁 역시 평소의 브랜드 선호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SKT를 포함한 모든 이동통신사가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근본 방향에 대해 원점에서부터 다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김봉수

[팔로우 저널리즘 4. 이케아 4] 이케아 팝업 스토어 – 고객들의 높은 기대치를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가?

※ ‘에이케이스’는 새로운 현상과 미래를 추적하는 ‘팔로우 저널리즘 시리즈’의 네 번째 연구 대상으로 이케아를 선정한 바가 있습니다. 이 글은 이케아의 한국 시장 진입기를 차곡차곡 정리해 보는 네 번째 글입니다.

1. 지난주부터 이케아가 SNS 타임라인과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이케아가 지난 12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헤이 홈!(Hej HOME!)’이라는 팝업스토어를 오픈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케아 진출 소식 이후부터 보이던 기대의 모습들이 아니라 실망의 모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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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언론이 실망했다. 아니 기자들이 실망했다.

•이케아 본격 상륙 ‘기대반’. ‘우려반’ http://goo.gl/gzzppz
•’불통’ 여전한 이케아 http://goo.gl/ItGEFI
•이케아, 스토리룸 공개..”미확정” 답변 뿐 http://goo.gl/4Ig9ka
•이케아 코리아, 웬 신비주의? http://goo.gl/UMn5AD
•이케아 신비주의 ‘한국은 외면한다’ http://goo.gl/AzVONd

3. ‘팝업 스토어’는 브랜드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는 수단이자 브랜드를 체험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된다. 일반적으로 매장을 가지고 있지 못한 제조업체가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통업체의 간섭 없이 브랜드 마음대로 공간을 조성하고 고객이 최대한 브랜드를 향유할 수 있는 동선과 디스플레이를 고민해 고객이 브랜드의 가장 매력적인 순간을 만끽하게끔 만들어야 한다. 고객이 일반적으로 브랜드를 접하게 되는 접점보다 훨씬 더 좋은 이상적인 조건을 만들어 놓고 고객의 방문과 잊지못할 환상적인 체험을 유도하는 마케팅 수단이다.

4. 이케아가 ‘팝업 스토어’를 선택한 것은 악수로 보인다. 얼마 후 근사한, 제대로 된 대규모 매장을 운영하게 될 유통업체가 사전 프로모션 단계로 ‘팝업 스토어’를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케아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고객체험’은 정식매장이 아니면 어렵기 때문이다. 넓은 매장과 그 안을 채우는 다양한 상품 구색, 이로 인해 확보되는 소비자의 선택권, 결정적으로 중요한 가격 메리트. 이 모든 것들이 제대로 체험이 되려면 ‘팝업 스토어’가 아닌 정식매장이 필요하다.

* 마케팅은 기대치를 관리하는 게임이다. 기대치를 조정을 해야할 때도 있고 기대치에 대응하는 실체를 조정해야 할 때도 있다. 기대치에 걸맞는 체험을 제공하지 못할 경우에는 잠시 참는 것도 방법이다. 고객에게 형성된 기대치와는 다른 방향의 체험(기대치를 밑도는 체험이 아니라 다른 체험)을 제공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다음 달에는 이케아가 더 큰 팝업 스토어를 낸다고 하는데 얼마나 이 문제(Expectation & Experience gap)를 해결할 수 있을지 궁금해 진다.

* 보도를 살펴보니 기자 관리/응대에도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부분을 이케아가 얼마나 빨리 극복할 수 있을까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

채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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