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19] 포인터(Poynter)의 진취적 글쓰기를 위한 비밀 팁

*주: T.S 엘리엇은 말했다. “글쓰기는 모호함에 대한 공격이다.” 그렇다. 글은 머리 속을 떠다니는 모호한 생각들을 종이 위에 적는 것이다. 그러나 막 적지는 않는다. 글쓰기는 부유하는 생각들을 정돈된 논리와 명료한 단어로 정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면서 몸을 비튼다. 모호함을 공격하기 위해 시작한 글쓰기가 더 큰 모호함을 가져와 괴로운 것이다. 이러한 글쓰기의 고충을 덜어줄 비결은 없을까. 미국의 비영리 언론교육기관인 포인터(Poynter) 연구소는 지난 달 ‘진취적 글쓰기의 비밀 세미나(The Secrets of Great Enterprise Writing Seminar)’를 통해 유용한 팁들을 공유했다. 다음은 그 중 몇 가지 중요한 내용들을 발췌한 것이다.

새모새모

1. 글은 드라마틱하게 쓰자-Jacqui Banaszynski
글 역시 영화처럼 써야 한다. 말인즉슨 영화를 보면 강렬한 캐릭터, 씬, 그리고 디테일들로 우리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글도 마찬가지다. 독자들이 눈으로 보는 것처럼 글을 써야 한다. 중요하게 살려야 하는 부분은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묘사해야 하고 문맥상 필요한 정보는 강조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이 모든 것은 이야기의 김이 빠지지 않게 압축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두 가지만 강조하고 싶다. 이야기를 공격적으로 이끌 것, 그리고 핵심은 반복할 것.
이야기를 공격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세련되거나 강렬한 리드로 사로잡고, 몇 가지 핵심 장면을 차례로 보여줘야 한다. 소제목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작고 탄탄한 스토리들로 탑을 쌓는 듯이 당신의 글 전체를 구성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반복을 통해 핵심을 강조해라. 단순 반복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 글의 유기적 연결과 일관성을 형성하는 장치로써 반복적으로 글의 키워드를 상기시켜야 한다.

2. 중간을 기억해라-Roy Peter Clark
사람들은 웬만해서는 글의 초반부는 다 잘 쓴다. 마찬가지로 마무리 부분도 대충 쓰지는 않는다. 그러나 글의 중간을 잘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만큼 글을 전체적으로 힘 있게 끌어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글이 돋보이기 위해서는 글의 중간에 넣을 한 방이 필요하다. 그 한 방은 다양한 것이 될 수 있다. 효과적인 디테일이라던지, 기억에 남을 만한 인용구, 앞의 이야기를 살려주는 일과 등 말이다. Don Fray에 따르면 그러한 구성요소들은 독자들이 계속 글을 읽게 할 수 있는 당근이다. 이러한 당근이 없으면 자들은 글을 읽다가 중간에 그만둬 버린다. 당신이 아무리 그들의 심금을 울리는 마무리를 썼어도 말이다.

3.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간과하지 말라-Tom French
확실히 보도에 있어서 인터뷰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데 한 가지 명심할 것이 있다. ‘정돈된 인터뷰를 위해 인터뷰 중간에 끼어들고 싶은 욕구’를 꺾고 인터뷰가 마음대로 흘러가도록 한번 손 놔 보아라. 놀라운 일이 펼쳐진다. 사람들은 어떤 주제에 대해서 말할 때 속삭이기도 하고, 시끄럽게 소리치기도 한다. 혼잣말하기도 하고 신과 겨루기도 한다. 이러한 디테일들을 보면 사람들이 말하고 있는 이 주제가 그들의 삶에 얼마나 녹아들어가 있는지 피부로 느낀다.
이것은 세계 최고의 인터뷰 진행자의 통제 하에서 사람들이 질문에 대해 정제된 답변을 하는 경우에는 전혀 느낄 수 없는 부분이다. 우리가 입을 다물고 눈과 귀를 열어서 그런 생생함을 느껴야 한다. 방안을 메우는 비밀스러운 언어를 통해 우리는 그들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두려워하고,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봐야 한다. 우리의 노트북에는 놀랍고, 완전히 제멋대로인 그들의 실체에 대해서 낱낱이 적혀있을 것이다.
그 다음에야 이 주제가 왜 그들에게 의미가 있고 중요한지 물어봐야 순서가 맞다. 먼저 알아서 걸러내지 말라.

4. 일단 정지-Butch Ward
글 쓸 시간은 없고 할 일은 넘쳐난다. 안다. 그렇지만 5분만 멈추고 숨 고르자.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 좀 해보자.
‘이 이야기를 어떻게 프레이밍할 거지? 교직원 봉급에 대한 지방의회 투표에 대해서 다루면 난상토론을 있는 그대로 그냥 다 보여줄까? 아니면 그냥 교직원과 의회 사이에서 오간 중요한 논의들만 다룰까? 중요한 논의들만 담긴 장면을 소개했을 때, 사람들이 이 논의의 열기를 느낄 수 있을까?’ 뉴욕 타임즈 보도기자인 David Barstow는 말한다. “프레임이 촘촘할수록 더 깊이 팔 수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프레임을 빨리 규정할수록 취재하고 글 쓰는 것에 도움이 된다.
또 다른 질문도 해보자. ‘나는 정말로 무엇에 대해서 말하려고 글을 쓰는가?’ 두 기자가 같은 주제에 대해서 취재를 하더라도 전혀 다른 기사가 나올 수도 있다. 주택 공급에 대한 투표에 대해서도 한 사람은 무분별 성장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사람은 개발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다.
그러니 잠시 당신이 글 쓰는 것을 멈추고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짧은 순간만 글쓰기를 멈추는 것이지만 그 효과는 괜찮다. 시도해보기 바란다.

임서연

[글쓰기 18] 평론가 신형철이 말하는 ‘구두점에 대한 명상’

신형철 백다흠은행나무편집자

 

*주: 어떤 평론가는 이렇게 말했다. “신형철 평론가 때문에 다른 평론가들이 슬퍼졌다.” 신형철이 평론계가 으레 인정해왔던 한계를 훌쩍 뛰어넘기 때문이란다. ‘좀체 잘 팔리지 않는다던 평론집도, 신형철이 내니 베스트셀러가 되더라.’ – 라는 식이다. 그가 쓴 산문집 <느낌의 공동체> 중 ‘구두점에 대한 명상’을 공유한다. 신형철의 글쓰기 비법 중 일부를 엿볼 수 있을지 모른다.

 

문장에 관한 한 만국 공통의 기본은 구두점이다. “어차피 우리가 쓸 수 있는 것은 단어뿐이니, 이왕이면 구두점 하나라도 제자리에 잘 박히도록 하면 좋지 않겠나.” (레이먼드 카버) 그래서 오늘은 구두점에 대해 명상하려고 한다.

먼저 쉼표. 소설가 에번 코넬(Evan Connell)은 단편소설의 초고를 읽어내려가면서 쉼표를 하나하나 지웠다가 다시 한번 읽으면서 쉼표를 원래 있던 자리에 되살려놓는 과정을 거치면 단편 하나가 완성된다고 했단다. 강박증 환자처럼 보이지만 실은 치열한 문장가가 아닌가. 불필요한 곳 혹은 엉뚱한 곳에 나태하게 찍혀 있는 쉼표는 글의 논리와 리듬을 망쳐놓는다. 쉼표는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아주 많이 사용해야 한다. 쉼표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 천의무봉의 문장을 쓰거나 쉼표의 앞뒤를 섬세하게 짚게 하는 치밀한 문장을 만들어야 한다.

그다음 느낌표. 근래 부쩍 남용되고 있는 부호다. 느낌표를 남발하는 사람은 얼마 안 남은 총알을 허공에다 난사하는 미숙한 사격수와 같다. 느낌표에 대해서라면 우리는 거꾸로 행동해야 한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감탄할 만한 대목에는 느낌표를 찍으면 안 된다. 자아도취적으로 찍혀 있는 감탄 부호 앞에서 독자는 저항감을 느껴 감탄하지 않으려 기를 쓸 것이다. 작가가 먼저 ‘느끼면’ 독자는 냉담해진다. 반대로 전혀 감탄할 만하지 않은 대목에 의외로 찍혀 있는 느낌표는 유혹적이다. 그때의 느낌표는 어쩐지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싶다는 고분고분한 선의를 불러일으킨다.

마지막으로 말줄임표와 마침표. 흔히 말줄임표를 자주 사용하면 글이 겸손해 보인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움베르토 에코는 이렇게 적었다. “아마추어는 말줄임표를 마치 통행 허가증처럼 사용한다. 경찰의 허가를 받고 혁명을 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말줄임표는 겸손함이 아니라 소심함의 기호다. 마침표에 대해서는 긴 말이 필요 없다. 담배는 백해무익이요, 마침표는 다다익선이다. 많이 찍을수록 경쾌한 단문이 생산된다. 이사크 바벨(Issac Babel)은 이렇게 썼다. “어떠한 무쇠라 할지라도 제자리에 찍힌 마침표만큼이나 강력한 힘으로 사람의 심장을 관통할 수는 없다.” 이 글에서는 서른다섯 번 찍었다.

(2008. 3. 15)

출처: 신형철, 《느낌의 공동체》, 문학동네, 2011.
사진출처: 백다흠 은행나무 편집자

[글쓰기 17] 자료를 활용한 글쓰기 – 하버드 학생들이 자주 하는 질문

writing with sources

*주: ‘인사검증’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표절문제다. 표절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뒤따라오는 변명은 ‘당시 관행이었다. 잘 몰랐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표절은 더 이상 관행으로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다. 저작권 개념이 자리 잡으면서 이제는 표절하지 않는 글쓰기에 대한 중요성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학계에서 그렇다. 그런데 막상 글을 쓰려고 보면 애매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어디서부터 표절이고 어디서부터 표절이 아닌 것일까? 오래전부터 표절에 민감한 미국 대학에서는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하버드 학생들을 위한 글쓰기 가이드에서 발췌했다.

* 자료를 활용해서 글을 쓸 때 궁금해지는 것들.

1. 자료의 내용을 쓸 때 항상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인용해야 하나요?
– 아니요.

2. 자료의 아이디어를 인용하고 싶을 때 내가 쓰고 싶은 단어로 바꿔 써도 되나요?
– 인용부호를 사용해야 합니다. 그 아이디어를 도출한 것 역시 자료 원 제작자의 것이기 때문이죠.

3. 자료의 문장에서 단어 약간을 바꾼다면, 정확한 인용 없이(quote) 단순히 인용표시만(cite) 해도 되나요?
– 안 됩니다. 표현을 달리한 문장이나 요약한 문장 모두 원 자료의 기여가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4. 만약 머리에 떠오른 문장을 적었는데 그게 예전에 읽었던 자료에서 본 것을 인지하지 못 했다면, 그래서 인용 표현을 미처 하지 못 했더라도 표절인가요?
– 네. 그런 ‘사고’를 막는 것까지 당신의 책임입니다.

5. 자료에 나온 문장을 반복적으로 쓸 때, 그 때마다 인용표시를 해야 하나요?
– 대부분의 경우에는 처음 인용할 때만 인용표시를 하면 됩니다.

6. 한 문단에서 같은 자료의 내용을 쓸 때는 처음이나 끝 부분에 한 번만 인용표시를 하면 되나요?
– 만약 당신이 매 문장이 시작할 때마다 어떤 것이 당신의 생각이고 어떤 것이 자료의 내용인지 알릴 수 있다면 가능합니다. 자료에 나온 문구를 쓸 때는 항상 인용부호를 써야 하고요.

7. 만약에 제가 어떤 책이나 논문을 읽은 다음에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된다고 칩시다. 그 책을 읽기 전에는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생각을 말이죠. 그렇다면 그 생각에 대해 쓸 때 그 책을 인용해야 하나요?
– 아니오. 그 아이디어 자체는 당신 고유의 것입니다. 어떤 책을 읽은 다음에 생각하게 된 것이라도 말이죠. 사실 거의 모든 아이디어는 그렇게 생기죠.

8. 제가 생각했던 아이디어나 주장을 글로 썼는데, 차후에 2차 자료를 발견한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나요? 아니면 그 자료를 그냥 무시해야 하나요?
– 아뇨. 처음부터 다시 할 필요도, 무시할 필요도 없습니다.

9. 수업 텍스트의 아이디어나 단어도 인용처리 해야 하나요? 제 지도자(instructor)가 그 아이디어의 출처를 명확히 알고 있을 때도요?
– 그렇습니다.

번역 김정현

출처: Writing with Sources – A Guide for Harvard Students

[글쓰기 16] 맛보고 싶은 콘텐츠는 어떻게 만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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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누구나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 중 마케터들은 조금 더 공을 들여 콘텐츠를 만듭니다. 누구나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시대에 콘텐츠는 철철 흘러넘칩니다. 사람들이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콘텐츠는 그만큼 많아지고 있습니다. 구미가 당기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Media is Power’이라는 사이트 대표가 제안하는 ‘맛보고 싶은 콘텐츠의 6가지 요소’를 번역했습니다.

스내커블(snackable, 맛보고 싶은) 콘텐츠가 뭐냐고 마케터에게 물으신다면 아마 이 말을 들을 것이다. “보면 아는데 말이죠…”

스내커블 콘텐츠가 정확히 뭔지 알려주는 이정표는 딱히 없다. 그래서 이 개념은 사람마다 달리 쓰고 있다.
내 정의는 이렇다. “간단하면서도 사람마다 자기 방식대로 소화할 수 있는 콘텐츠가 스내커블 콘텐츠다.”

어떤 형식은 콘텐츠가 더 쉽게 공유되거나 더 쉽게 향유될 수 있게 돕는다. 그런 형식을 만드는 6가지 요소가 있다. 꼭 6가지가 전부 필요하다는 것은 아니고 한 요소, 한 요소가 중요하다.

1. 스토리

콘텐츠가 이야기를 하려 하는지, 그냥 물건을 팔려고 하는지 봐라. 아주 간단한 형식이라고 하더라도 이야기를 해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콘텐츠에 한 발짝 가까워질 것이다.

2. 제목

매력적인 제목은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구글의 관심도 끈다. 당신의 콘텐츠 전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타이밍 좋은 제목이 핵심이다.

3. 이미지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글보다 이미지를 더 빨리 인식한다. 글을 짧게 쓰는 것 이상으로 이미지 활용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이미지에 쉽게 눈길이 가게 마련이고 이미지는 콘텐츠에 대한 흥미를 유발해 사람들로 하여금 콘텐츠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한다. SNS에서 이미지는 특히 도움이 된다.

이미지는 사람들의 클릭을 유도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버즈피드의 조회수 중 상당수는 이미지 덕이다. 바이럴 되는 데 이미지가 지대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4. 공유

‘ShareThis’에 따르면 사람들이 하루에 공유하는 콘텐츠의 양은 550만 GB를 넘는다. 콘텐츠 공유는 마케팅 성공의 핵심이다. 쉽게 공유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클릭을 골백번 한 후에야 공유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그냥 공유하지 않는 편을 택할 것이다.

5. 그래픽 디자인

볼만한 그래픽 디자인이 없다면 끝내주는 콘텐츠라도 묻히기 십상이다. 미적인 요소와 효용성을 적절히 섞어야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관심을 끌어야 사람들은 당신의 제품을 검색하고 또 소비할 것이다. 최근 트위터는 트윗들이 유연하게 배열되도록 했다. 트윗의 동영상이나 이미지를 보려고 트위터를 떠나는 것을 막아보려는 조치다.

6. 유연성

반응형 디자인 덕에 하나의 콘텐츠가 다양한 플랫폼에 최적화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콘텐츠를 배포하기 전에 그 콘텐츠가 실제로 여러 플랫폼에 최적화되는지 테스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큰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콘텐츠가 사람들 각각의 기기에 빠르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위험이다. 사람들은 출퇴근시간이나 예기치 않게 시간이 떴을 때 스마트폰을 본다. 그 때 당신의 콘텐츠가 매끄럽게 작동되어야 한다.

덧. 긴 글도 스내커블할 수 있다.

스내커블 콘텐츠가 되려면 어느 정도의 길이가 적당할까. 뉴욕타임스의 ‘스노우폴’이나 멤피스 코머셜 어필의 ‘6:01’을 생각해보자. 엄청나게 길다. 이런 콘텐츠들은 뷔페 음식이라기보다는 코스요리에 비유할 수 있다.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각각의 콘텐츠가 코스로 제공되는 것과 같다. 길고 긴 스토리 중간 중간에 고화질 이미지나 비디오가 녹아 있다.

최근 ‘좋은 콘텐츠’의 의미는 그 어느 때보다 다면적인 작품이다. 글, 디자인, 기술이 융합되어야 좋은 콘텐츠가 된다. 콘텐츠를 만들 때면 이 세 가지는 꼭 기억하라. 이것이 핵심이다.

출처: http://www.mediaispower.com/the-six-elements-of-snackable-content/#sthash.hW3HMVko.mE1mNA4o.dpbs

[글쓰기 15] 당신의 목소리를 찾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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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누군가 기습적으로 어떤 사안에 대해 물었다고 가정하자. 이 때 곧바로 자신 스스로의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기는 어렵다. 어떤 느낌이나 생각의 구름들이 머릿속을 떠다닌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구체적인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은 삽시간에 이뤄지는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어떤 사안을 떠올렸을 때 1초 만에 느껴지는 감정 혹은 생각의 뭉텅이가 당신의 생각의 방향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그것이 당신이 가진 목소리의 원천이다. 그렇다면 목소리를 어떻게 분명히 글로 표현해야 할까? 아래 번역을 보시면 감이 잡히지 않을까 한다.

“뭔가 의미 있는 말을 하고 싶어 애쓰고 있다면 다음의 테크닉을 따라보아도 좋을 것 같다. 심지어 자료를 검색하기 전에 활용해도 도움이 된다. 모든 훌륭한 커뮤니케이션이 그런 것처럼, 대화나 논쟁은 과정에서 영감을 얻는 것이 목표다. 아래 제시된 제안들을 읽고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면 피터 엘보우가 쓴 <힘 있는 글쓰기, Writing with Power>을 읽으면 된다.”

1. 주제를 떠올릴 때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나 감정을 적어라. 최대한 빨리 적어라. 이 단계에서 자기검열하거나 생각을 수정하지 말라. 그냥 생각/감정 리스트를 만들어라.

2. 생각과 감정들을 얼기설기 엮어서 당신의 주장을 관통하는 요약본을 만들어라. 이것이 바로 당신이 작성할 글의 첫 버전이다. 물론 (자료를 찾아보기 전이기 때문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테지만.

3. 당신이 작성한 요약본 내용을 점검하라. 당신의 요약본에 편향된 관점이나 예측이 숨어 있는지 찾아내라. 그리고 그 편견을 검열하지 말고 과장하라. 당신의 주장을 확립해나가는 방법이다. 당신의 느낌과 생각을 표현하는 데 두려워하지 말라.

4. 그러고 나서 당신의 생각을 반박하는 주장을 만들어라. 최대한 당신의 생각과 다른 관점을 취해라. 격렬하게 부딪치는 논쟁을 구상해보고, 그밖에 다른 관점들도 추가해라. 그 안에 숨어 있는 모든 관점들을 인지하라.

5. 당신의 주된 생각들을 일러스트로 표현할 수 있을 만한 스토리들, 장면들, 은유나 이미지를 떠올려라.

6. 생각의 뼈대에 살을 붙일 수 있을 만한 사실, 논리, 주장들을 상상해라. 상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찾아라. 알맞은 곳에 자료의 내용을 배치하라.

7. 마지막으로, 어떤 형식으로 글을 써야 적절할지 결정해라. 평론으로 쓸 것인지 메모 형식을 취할 것인지 보고서로 만들 것인지 정하라. 형식에 적합한 글을 써라. 명심하라. 글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당신의 목소리가 분명하고 또 일관성 있게 들려야 한다.

출처: Marie A. Danziger, 하버드케네디스쿨 커뮤니케이션프로그램 중.
사진출처: djking via compfight cc

[글쓰기 14] 단어는 문학의 원재료다 – 단어 선택을 위한 고전 읽기

프랜신프로즈

*주: 고전을 즐겨 읽는 사람들 중 일부는 실용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알맹이 없는 책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고전은 안전한 선택이다. 동시대의 베스트셀러를 읽는 것도 안전한 선택이라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많은 경우 그렇지 않다. 12년 만에 앨범 100만 장을 팔아치웠다는 아이돌 가수 ‘엑소’를 떠올려보자. 엑소의 앨범은 10년이 지나도 사랑받을까? 50년이 지난다면? 혹은 100년이? 그렇다면 존 레논의 ‘이매진’은 10년이 지나도 사랑받을까? 50년이 지난다면? 혹은 베토벤의 음악은 어떠한가? 세대를 초월해 계속해서 작품이 살아남았다는 것은 그만큼 검증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설을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역시 고전은 안전한 선택이다.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은 작가처럼 소설을 읽어야 한다. 안전하고 탁월한 공부방법이다. 아마존 소설 작법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인 프랜신 프로즈의 <소설, 어떻게 쓸 것인가> 중 ‘탁월한 단어 선택’을 위한 제언을 소개한다.

우리가 시간을 초월해 교제하고 싶어 하는 작가는 누구인가?
어떤 작가의 작품이 몇 세기가 지나서도 살아남았다면 거기에는 어떤 이유가 있는 법이다.

독자의 임무 중 하나는 어떤 작가들이 살아남는 이유를 파악하는 일이다. 이 일을 하려면 회로를 다시 배치해야 한다. 즉 우리가 어떤 책에 대해 의견을 가져야만 한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회로에서 코드를 뽑아, 독서를 우리에게 감동 또는 기쁨을 주는 일로 보게 하는 단자에 다시 꼽아야 한다. 만약 스타 작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그런 스타 작가의 작품만을 읽는다면, 그것은 스스로를 푸대접하는 일이다. 그 작가들은 지금까지 문학이 써온 길고 영화롭고 복잡한 문장의 끝에 있는 하나의 마침표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읽어야 할 책이 너무 많이 쌓여 있으면 읽는 속도를 높이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 그러나 실제로는 속도를 늦추고 단어 하나하나를 읽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천천히 읽음으로써 음악가가 음표를 사용하고 화가가 물감을 사용하는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우리가 언어라는 매체를 사용한다는, 당연한 듯 보이지만 묘하게도 제대로 인식되지 않고 있는 중요한 사실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단어가 문학의 원재료라는 사실을 이토록 쉽게 간과한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예를 들어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는 <밤은 부드러워>에서 이렇게 쓴다. 언어를 완전히 새로 발명하는 것에 버금갈 정도로, 익숙한 단어를 새로운 각도에서 사용한다. ‘공손한’ 이라는 단어로 거대한 장밋빛 호텔에 대한 묘사를 재창조한다.

“공손한 야자수가 홍조 띤 벽을 식혀 주고, 그 앞에는 짧고 눈부신 해변이 펼쳐져 있다……. 현재는 많은 방갈로가 근처에 무리지어 있지만, 이 이야기가 시작될 무렵 고스 호텔 데제트랑제와 8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칸 사이에는 그저 10여 채의 낡은 집들이 소나무 숲 사이에서 수련처럼 시들어가고 있었다.”

김정현

출처: 프랜신 프로즈, <소설, 어떻게 쓸 것인가>. 윤병우 옮김. 민음사
사진 출처: http://book-drunk.blogspot.kr/

[글쓰기 13] 작가가 드러나는 글쓰기

vonnegut

*주: 유명작가 커트 보네거트(Kurt Vonnegut)는 글쓰기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작가였다. <위대한 스토리를 만들기 위한 8가지 법칙>, <스토리 형태에 대한 통찰>, <만만치 않은 매일 습관>등 조언을 글로 엮어 제공했다. 그중<스타일 있는 글은 어떻게 쓰는가> 중 일부를 공유한다. 자신이 쓴 글에 자신이 묻어나도록 해야 하는지, 혹은 누가 쓴 글인지 모를 정도로 스스로를 쫙 빼야 하는지 헷갈릴 사람들을 위한 조언이다.

“신문기자들이나 기술적 작가는 그들이 쓴 글에서 글쓴이의 존재 중 아무 것도 드러내지 않도록 트레이닝 받는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작가들의 세상에서 보면 그들이 약간 이상한 사람처럼 보인다. 작가들의 세상은 잉크 얼룩 하나로도 작가가 독자에게 드러나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작가의 드러냄’을 스타일의 요소라고 부른다.

이런 ‘드러냄’은 우리가 없는 시간 내가며 읽고 있는 글의 저자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작가가 멍청해 보이는지 똑똑해 보이는지, 글 쓴 주제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은지 빠삭한 주제를 쓴 것 같은지, 뭔가 속이고 있는 것 같은지 진실만 말하는 것 같은지, 유머라곤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지 자유자재로 위트를 뽐내는지 등등을 알려준다.

당신이 왜 글쓰기 스타일을 발전시켜야 할까? 왜 당신을 드러내는 스타일을 만들고 그것을 평가받아야 할까? 당신이 뭘 쓰는 중이든, 당신의 글을 읽는 독자를 존중한다는 징표삼아 그렇게 하라. 당신이 쓰고 싶은 생각을 아무렇게나 휘갈겨버린다면 독자는 아마 자신들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글을 읽고 있다고 확신할 것이다. 그리고 아마 당신을 이렇게 분류해버릴 것이다. 내면의 거울에 빠져버린 나르시스트, 아니면 그냥 얼간이 정도로 말이다. 더 나쁜 경우엔 그들은 그냥 당신의 글을 더 이상 읽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최악의 ‘드러냄’은 이거다. 뭐가 재밌고 뭐가 재미없는지 모른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당신이 독자의 경우라도, 어떤 작가를 좋아하게 되거나 싫어하게 되는 이유는 그 작가가 말하는 알맹이가 뭔지, 또 당신이 어떤 생각을 하도록 만드는지에 달려 있지 않은가? 단지 작가가 스타일 좋은 문체를 쓰는 데 일가견이 있다는 이유로, 머리가 텅텅 빈 것 같은 작가를 존경한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는가? 단언컨대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의 글쓰기 스타일은 아이디어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게 맞다.

출처: http://www.brainpickings.org/index.php/2013/01/14/how-to-write-with-style-kurt-vonnegut/

[글쓰기 12] 리더가 글을 잘 써야 하는 이유

leader

*주: 글쓰기는 거의 모든 사람의 일입니다. 회사원, 공무원에서 대통령까지 글쓰기와 완전히 무관한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직급이 높아질수록 글쓰기는 더욱 중요해집니다. 어떤 사람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그 사람의 생각을 담은 글 역시 큰 영향력을 갖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의 경우, ‘글쓰기’는 다른 부하 직원에게 떠넘길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물론 첨삭을 받을 수는 있겠습니다). 리더의 글은 조직 내부와 외부 모두에 영향을 줍니다. 리더와 글쓰기에 대한 John Hall(Influence & Co. 대표)의 글을 번역했습니다.

휘갈겨 쓴 쪽지든, 격식을 갖춘 글이든 당신이 쓴 글에서는 당신이 묻어나기 마련이다. 단어선택, 문장구조 그리고 톤 등 글의 뉘앙스는 당신을 반영한다. 당신이 리더라면, 팔로워들은 글에 나타난 당신의 조각조각을 마치 퍼즐처럼 맞추어 당신의 아이덴티티를 맞추려 할 것이다.

비즈니스 영역에서, 리더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 붇는다. 이미지는 ‘인식’을 결정한다. 그리고 인식은 ‘평가’를 결정한다.

그러니까, 글을 잘 쓰는 능력은 리더라면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리더가 쓴 글이 강력할 때, 그 리더는 신뢰를 얻는다. 당신이 하는 말에 귀 기울인다. 반면 글이 후지면 그 리더는 신뢰를 잃는다. 개인적인 평가뿐만 아니라 회사브랜드의 평판 또한 타격을 입는다.

물론, 좋은 글을 쓰게 되기까지 시간과 에너지가 소요된다. 글을 배울 때 약간의 부끄러움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일단 글을 잘 쓰게 되면 글쓰기를 배우는 과정의 노력을 상쇄하고도 남을 보상이 있을 것이다.

1.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말을 들을 것이고 당신의 비전을 공유할 것이다.

비전이 공유되지 않고서는 회사가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살아 있는 듯한 조직문화를 만들어라. 모든 구성원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체화한 문화는 생동감이 넘친다. 그 문화는 조직의 방향성을 확실히 잡아줄 것이다.

개인적인 접촉을 대신할 정도의 위력을 가질 수는 없겠지만, 잘 쓴 글은 그와 비슷한 정도의 효력을 준다. 당신이 가진 비전을 단어로, 글로 바꿀 수 있다면 비전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될 것이다. 집단 구성원들이 더 많이 비전을 공유할 것이고, 더 많은 외부 사람들이 당신의 비전을 알게 될 것이다. 당신이 글을 잘 쓴다면, 당신의 브랜드의 비전을 글로써 잘 표현한다면 다른 사람들은 그 비전을 자신의 것으로 체화할 것이다. 이는 재능 있는 직원의 지원으로 이어진다. 좋은 파트너와 관계를 맺게 도와준다. 소비자들의 욕구 충족으로 이어진다.

2. 피드백에 귀를 열어라. 마음을 열어라. 모든 것을 열고 피드백을 받아들여라.

‘나에게 피드백할 자 누구인가?’라고 생각하는 리더는 오래 가지 못 한다. 피드백은 선물이다. 당신이 진보할 수 있고 혁신할 수 있게 도와준다.

글쓰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작업이기 때문에, 당신이 사용하는 모든 단어는 잠재적으로 비판받을 여지를 가지고 있다. 당신의 글은 당신을 위태롭게 할 여지도 있다. 하지만 글쓰기에서 얻을 수 있는 효용이 위험을 상쇄할 만큼 크다.

당신이 쓰는 모든 것은 토론의 주제가 된다. 그 토론이 회사 내부에서 일어나든 아니면 당신이 몸담은 업계에서 일어나든 간에 그 토론은 피드백의 원천이다. 다른 엄청난 생각을 이끌 것이다.

당신이 글을 잘 쓴다면, 비판이 두려워 도망 다닐 필요가 없다. 잘 쓴 글은 당신의 자신감이다. 자신 있게 피드백을 수용할 수 있게 해준다.

3. 당신은 산업에서 대화를 리드할 것이다.

첫술에 배부른 경우는 극히 드물다. 특히 세일즈를 할 때에, 단번에 바이어를 설득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Ken Krogue에 따르면 바이어가 실제로 구매를 결정하려면 6번 자극을 받아야 한다.

통찰이 넘치는 글을 쓴다면, 대화 없이도 바이어를 자극할 수 있다. 그것도 여러 명의 바이어를 동시에 자극할 수 있다. ‘생각을 리드하는 자’로서 자신을 포지셔닝한다면 당신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다.

‘생각을 리드하는 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많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할 수는 있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대화의 장은 그 어느 때보다 시끄럽다. 하지만 그 대화에는 언제나 몇 가지 결함이 있게 마련이다. 글쓰기 능력이 좋다면, 당신은 그 대화의 장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글로써 당신이 대화의 주제를 이끌 수 있다.

4.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당신을 지원할 것이다..

소셜미디어 사회는 숫자에 집착하고 있다. 팔로워 수라든가 ‘좋아요’ 수라든가 하는 것이 소셜미디어 사회를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다. 얼마나 끈끈한지가 중요하다. 최근 우리 회사가 올린 트윗을 어떤 다른 두 명이 리트윗했던 일이 있었다. 한 명은 팔로워가 천 명 이었고, 다른 한 명은 15만 명이었다. 하지만 전자의 팔로워들은 경청했으나 후자는 그렇지 못 했다.

당신의 글이 좋지 않다면 당신의 글을 홍보하는 데 이름을 빌려줄 인사는 거의 없다. 하지만 당신이 글을 잘 쓴다면 그들은 당신의 브랜드를 지지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의 브랜드를 그저 좋아하는 차원이 아니라 당신의 브랜드를 그들의 자산으로 삼을 것이다.

5. 두려움, 그리고 글쓰기.

Stephen King은 <글쓰기>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두려움’이 후진 글쓰기의 원천이다.” 당신이 아무리 거만스런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비즈니스 리더의 사회에는 ‘두려움’의 기운이 떠다니고 있다. 회사를 말아먹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다. 경쟁자에게 밟히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다. 우리가 의도한 대로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이런 두려움들이 리더들이 좋은 글을 쓰게 하는 것을 가로막는다. 당신의 자아를 글로 옮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는 안다. 필자도 여전히 뭔가 써야 할 때면 긴장한다. 하지만 당신이 해본 적도 없는 일을 환상적으로 해내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글쓰기에 얼마나 자신 있든 간에 관계없이 글쓰기에 완벽이란 있을 수 없다. 항상 개선의 여지가 있다.

그러니까, 당신의 팀에서 최고의 라이터를 찾아라. 당신의 자신감은 잠시 넣어 두고, 그에게 당신이 쓴 글에 조언을 구해라. 그와 할 수 있는 최대의 소통을 했는가? 그렇다면 아마 당신은 발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당신의 팀은 당신의 글쓰기 잠재력을 발현해주고자 하는 욕구로 불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리더가 그의 생각을 글로써 밝혀야 하는 플랫폼의 수는 점점 늘어가고 있다. 그 플랫폼을 활용하지 않는 것은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과 같다.

Stephen King을 다시 한 번 인용하겠다. “좋은 글은 … 두려움을 날려버리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냥 일단 써라.

김정현

출처: 링크드인,http://www.linkedin.com/today/post/article/20131209150526-86319010-why-every-leader-should-know-how-to-write?trk=li_tw_1213_johnhall_write&sf21352338=1

[글쓰기 11] 문학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 정확하게 쓴다는 것, 그리고 훌륭한 작가에의 단상

신형철경향신문

“문학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일단 부사의 세계에서 벗어나서 단 하나의 문장. 그 문장에 도달하려는 노력. 이 노력에서 문학이 시작된다.” – 신형철, 팟캐스트 <문학이야기>

종이매체의 침체곡선을 타고 책을 읽는 문화가 많이 약해졌다고 하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는 것에 대한 욕구를 잃지 않은 듯하다. 사람들은 그 욕구를 책을 ‘듣는’ 방식으로 채우기 시작했다.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을 선두로 책 읽어주는 팟캐스트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동진의 빨간책방’이 책에 대해 토론하는 방식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 인기를 증명하듯 출판사 창비에서 ‘라디오 책다방’이라는 팟캐스트를 열었고, 최근 문학동네에서 ‘문학 이야기’라는 팟캐스트로 책을 들려주는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7월 30일 업로드된 문학이야기 첫 에피소드를 들었다. 그 중 1부 ‘문학의 단상’은 첫 시간에 걸맞는 주제로 진행됐다. ‘문학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문학평론가 신형철씨의 생각을 정리했다. 신형철은 문학이야기의 진행자이며, 철학적 사유로 문학을 비평한 평론집 <몰락의 에티카>의 저자이기도 하다.

1. 문학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 누군가가 어느 날 갑자기 문학이라는 것을 해보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는 그 이상한 일은 어떻게 벌어지는 것일까?

“‘우리의 말은 늘 넘치거나 모자란다.’ 이런 느낌들 자주 받게 되죠. 그걸 알면서도 습관적으로 그러려니 하면서 사용하게 되고 이제는 말이 넘치는 건지 모자라는 건지 인식하지 못한 채로 그냥 말을 내뱉게 되는 그런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문득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정확하게 말하고 싶다’ 하는 욕망을 가질 수 있겠죠.

정확하게 말하는 것. 이게 문학이 출발하는 지점, 이라고 생각합니다. 달리 말하면 문학이라는 것은 어떤 생각과 감정을 정확하게 말하기 위한 노력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2. 정확하게 말한다는 것: 음악가와 방송인의 술자리에서의 사례

“다이나믹 듀오가 최근 7집을 내서 인터뷰를 한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 기사에서 다이나믹 듀오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어느 날 개그맨 신동엽씨랑 같이 술을 마시던 자리에서 그 때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신동엽씨에게 ‘형 저 형이 너무 좋아요. 우리 자주 봐요.’ 이렇게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그랬더니 신동엽씨가 이렇게 답을 했대요 ‘자주 보자고? 야 뭐 다 바빠가지고 그러기 힘들잖아. 그렇다는 거 너희들도 알잖아. 우리 그냥 가끔씩 오래 보자,’ 이렇게 말을 했답니다. 이를테면 이런 게 정확한 말이라는 거죠. 다이나믹 듀오도 이게 참 인상깊다고 느껴서 이번 앨범에 ‘가끔씩 오래 보자’라는 제목의 곡을 수록하기도 했습니다.”

3. 정확하게 말한다는 것: 음악의 사례

“음악에 대해서 잠깐 해보자면, 저는 윤상씨를 무척 좋아합니다. 한 20년동안 팬인데요, 흔히 그 무인도에 갈 때 무슨 CD를 가져갈 거냐고 물으면, 저는 책에 대해서는 아주 긴 고민을 하게 될겁니다. 그래서 아직 답을 정하지 못 했는데요, 저는 음악에 대해서는 분명한 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윤상씨의 앨범 중 인센서블 이라는 앨범이 있습니다. 이 앨범이 나온 직후부터 수도 없이 듣고 있습니다. 윤상씨를 좋아하는 분들 중에는 특히 이 앨범을 아끼는 분들이 많더군요. 그게 왜 그러냐면 이 앨범이 윤상씨가 초기부터 관심을 가졌던 소위 일렉트로니카라는 장르에 대한 관심을 아주 결정적인 방식으로 폭발적으로 보여준 앨범인데, 그 앨범의 처음 세 트랙이 죽음의 트리오죠. 윤상씨를 좋아하는 분들은 가장 뛰어난 트랙이라고 생각들을 하실 텐데요, 멜로디를 듣는 것이 아니라 사운드를 듣게 되는 체험, 그 체험을 처음 한 것이 이 앨범이었어요. 그래서 여러 번 반복해서 들으면서 기타는 어떻게 소리를 내는지, 베이스는, 드럼은. 어떤 소리를 선택해서, 그 소리들을 결합해서 음악을 만드는가. 이거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계기였습니다. 각 분야별로 하나의 소리로 결정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 기능 안에서도 여러 가지 소리의 스펙트럼들이 있을 텐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죠. 어쩌면 이렇게 다른 소리로 대체 불가능할 정도로 너무나 이렇게 이 곡에 가장 잘 어울리는 소리들로 곡을 만들까 깜짝 놀라게 되는 체험을, 아직도 이 음악을 들으면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뒤에도 일렉트로니카 장르의 음악을 많이 들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 인공적인 소리들에 실증을 내게 되는데 이 앨범의 소리들은 실제 연주자들이 연주한 그런 소리들보다도 정서적인 울림이랄까요 그 울림은 더 큰 거죠. 인공적인 악기들이. 이 얼마나 섬세한 소리에 대한 결과인가. 그런 것들을 느끼게 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 음악에서는 정확함 의 한 사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 마디로 정확함이란 것은 ‘대체불가능한 상태’가 아닐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소리 하나만이라도 다른 소리로 바꾸면 전체가 무너지는, 그러니까 가장 정확한 소리들로 결합이 되어 있는 상태인 것이죠.”

4. 정확하게 쓴다는 것: 선택과 결합에 의한 대체불가능성

“대체불가능성, 선택과 결합이라고 하는 이 두 매커니즘이 딱 결합되고 선택된 그 상태가 음악으로 치자면 편곡을 다시 할 수 없는 상태. 재편곡을 하면 원곡보다 반드시 더 나빠지는 그런 상태인데요, 문학이라는 것도 문장을 통해서 이런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죠. 특정한 단어들을 선택하고 그 단어들을 결합해서 만든 상태가 대체불가능한 상태에 도달했을 때. 그러니깐 같은 대상을 다른 문장으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정확한 문장에 도달했다고 느껴지는 그런 문장의 상태입니다.”

5. 대체불가능성: 부사에 관한 단상

한국어 품사 중 부사가 글을 쓰는 사람들한테는 가장 골치 아픈 품사입니다. 부사를 잘못 썼다가는 글의 정확성이 결정적으로 훼손당하게 되는 그런 경우들이 많습니다. 예컨대 우리는 ‘너무’, ‘굉장히’ 이런 부사들을 많이 씁니다. 그런데 이 부사들이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지칭하지 못 합니다. ‘너무’라는 말과 ‘굉장히’라는 말은 그야말로 너무나 굉장히 많은 곳에 습관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이 말로는 내가 지금 느끼는 정도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습니다.

문학은 ‘너무’라든가 ‘굉장히’ 같은 부사에 의지하지 않겠다는 생각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너무’와 ‘굉장히’라는 부사에서 떠나오기 위해서 그리고 내가 느끼는 그 정도를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우리가 비로소 문장을 쓰기 시작하는 것이죠. ‘너무’나 ‘굉장히’라는 단어 하나로 표현되고 마는 것들을 정확하게 표현하려면 문장이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6. 부사에서 묘사로, 묘사에서 비유로

묘사를 시작하게 되고 ‘너무 아름답다’는 것은 어떻게 아름다운 것이냐. 내가 느끼는 그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두 번째 문장이 필요하고 세 번째 문장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묘사를 하는 와중에 비유라는 것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비유라는 것은 일반적으로는 장식적인 말, 없어도 되는 말 이런 느낌을 줍니다만 문학에서는 비유라는 것은 장식이나 꾸밈이 아니고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동원되어야 하는 그런 도구에 가깝죠. 비유를 쓴다는 것은 곧 그 비유로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어떤 것이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비유라는 걸 사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정확한 방식으로 표현하게 됐다고 느껴질 때는, 아포리즘(경구라고 번역)을 또 사용하게 되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안이하고 관습적인 부사의 세계로부터 탈출하고 싶다고 느껴질 때, 바로 그 때 문학이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7. 정확한 아포리즘은 무엇인가

움베르토 에코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어떤 아포리즘이 정확한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는, 그 아포리즘을 뒤집어보는 것이라는 겁니다. 뒤집어도 말이 되면 그 아포리즘은 그냥 재치일 뿐이다. 뒤집을 수 없을 때 정확한 아포리즘이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뒤집어보라는 얘기는 이 문장을 바꿀 수 잇느냐. 편곡을 또 해볼 수 있느냐 하는 것인데, 할 수 없다는 게 궁극적인 지점에 도달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세계문학 사상 가장 유명한 첫 문장일 것이 바로 톨스토이 안나까레니나의 첫 문장입니다. 이런 거죠. 행복한 가정은 엇비슷하게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으로 불행하다. 이런 것이 아포리즘일 수 있는데요, 움베르토 에코의 실험을 해보면 이렇게 되겠죠. 행복한 가정은 제각각의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엇비슷하게 불행하다. 이렇게 뒤집을 수 있는 겁니다. 저는 이런 것도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불행한 가정들은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다고 톨스토이는 썼습니다만, 어떤 경우에 우리는 불행이라는 것이 상당히 많이 닮아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행복한 가정은 톨스토이 말마따나 행복한 가정이 빤한 모습을 갖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깊이 들어 가보면 각각 가정들이 제 나름대로 행복의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서 다른 집과는 다른 개별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것들을 볼 수 있잖아요. 즉, 이 문장을 뒤집어도 일말의 진실이 있다고 느낍니다. 그렇다면 이건 제 기준으로는, 제가 감이 톨스토이의 문장에 시비를 걸어서 좀 두렵긴 합니다만, 이 문장은 뒤집을 수 있다. 그렇다면 100% 정확한 문장은 아닐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죠.

8. 훌륭한 작가는 어떤 글을 쓰는가

벤야민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훌륭한 작가는 결코 자신이 생각했던 것 이상을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가 쓰는 것은 자신에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가 말하고자 하는 그것에만 도움을 준다. <사유의 이미지>라는 책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저는 이 문장이 정확한 글을 쓴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좀 다른 각도에서 설명해준 문장이라고 읽었습니다. 예컨대 사랑에 대해서 글을 쓴다고 했을 때, 그걸 써서 글을 쓰는 나 자신이 돋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 글의 대상인 사랑이 돋보이는 것. 나에 대해서 뭔가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사랑에 대해서 뭔가를 알려주는 것. 그래서 이 글이 도움을 주는 대상이 있다면 그 대상인 그것에 도움을 주는 그런 글쓰기. 벤야민이 이 문장 앞부분에 ‘잘 훈련된 운동선수’를 예로 들면서, ‘프로페셔널한 글쟁이는 바로 이런 글쓰기를 한다’고 합니다. 글쓰기의 대상을 위한 글쓰기. 그 대상을 가장 정확한 방식으로 설명하는 문장. 이게 바로 모든 글쓰기의 모범이기도 하면서, 묘사와 비유와 아포리즘을 동원해서라도 정확한 그 지점에 도달하고자 하는 그런 문학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욕망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 [글쓰기]에 대한 이전 글들을 읽으시려면
– 글쓰기 1 유홍준이 밝힌 글쓰기 비결, 열다섯 가지, 링크
– 글쓰기 2 조지 오웰의 조언. 나쁜 글을 쓰지 않기 위해 피해야 할 것들, 링크
– 글쓰기 3 윈스턴 처칠 총리가 쓴 메모 – 보고서는 간결하게, 링크
– 글쓰기 4 하버드대 조셉 나이 교수가 권하는 ‘보고서 작성을 위한 10가지 가이드라인’, 링크
– 글쓰기 5 트위터 본인소개 프로필, 어떻게 써야하나? – 트위터 프로필로 개인 브랜드를 쌓는 4가지 방법, 링크
– 글쓰기 6 파이낸셜 타임즈 – 글쓰기는 왜 중요한가?, 링크
– 글쓰기 7 배수아 작가, 작가는 어떻게 쓰는가, 링크
– 글쓰기 8 월리엄 진서, 잘 쓴 글은 무엇인가, 링크
– 글쓰기 9 무라카미 하루키 – 나는 소설 쓰는 방법의 많은 것을 매일 아침 길 위를 달리면서 배워왔다,링크
– 글쓰기 10 우리는 이미 빠삭한 주제만을 글로 써야 하는가? – 글을 쓸 때 새겨야 할 모토 3가지, 그리고…., 링크

사진 출처: 경향신문

[글쓰기 10] 우리는 이미 빠삭한 주제만을 글로 써야 하는가? – 글을 쓸 때 새겨야 할 모토 3가지, 그리고….

빈문서1수정

* 주: 글을 쓰려고 자리에 앉았다고 술술 써지는 것은 아니죠. 저도 종종 하얀 화면에 깜빡이는 커서만 바라보고 있을 때가 있는데요, 이제 일단 세 문장을 쓰고 시작하려고 합니다. 글을 쓸 때 곱씹으면 좋은 모토 세 가지인데요. ‘글을 못 쓰지 않는 법’의 저자의 뉴욕타임즈 기고문을 전문 번역했습니다.

1. Kill your darlings

글을 쓸 때 염두에 둬야 하는 세 가지 모토가 있다. 그 중 첫 번째는 이거다. “Kill your darlings-허구 헌 날 쓰던 그 표현을 버려라.” 이 모토는 William Faulkner이 쓰던 것인데, 그 근원은 아마 20세기 초 사람인 Sir Arthur Quiller-Couch에게서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그는 “특출나게 좋은 글의 핵심을 꿰뚫어 보고 싶다면 이 문장을 숭배하라: ‘Murder your darlings.’”이라고 했다. “글을 시작할 때 이 모토를 써뒀다가 글을 완성한 후 지워라”라고 추천하기도 했다.

Kill이든 Murder이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같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상투적 표현을 없애고, 문장 전체를 포괄하지 못 하고 문장의 일면만 표현하는 구절을 없애라는 것이다. 뭐, 경험상, 표현만 잘 한다면 그 표현이 문장 전체를 포괄하지 못 하더라도 이상해보이지는 않지만, 위 조언은 맞는 말이다.

2. Show, don’t tell

두 번째 모토는 이렇다. “Show, don’t tell.” 독자가 머릿속에 상황을 그릴 수 있도록 묘사하는 것이 좋고 단지 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조언이다. 이 모토는 두 가지 메시지를 전달한다. 1) 어떤 장면을 묘사할 때, 독자가 당신에게 전해 듣는 것이 아니라 그 장면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라는 메시지가 첫 번째다. 2) 논쟁을 할 때 많은 팩트 중 적절한 것을 잘 골라 제시하고, 진행상황을 잘 세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두 번째다. 이는 당신의 주장을 강력하게 하고 다른 사람들이 수긍하게 만든다. 같은 맥락에서, 주어와 동사를 ‘잘’고르는 것이 좋은 글을 만드는 동력이 된다.

3. Write What you Know

세 번째 모토는 약간 복잡하다. “Write what you know-당신이 아는 것을 써라”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내가 고등학교 1학년 교사라면 교사로서 사는 법만 쓰라는 건가?”, “나는 브루클린에 사는데 브루클린에서 사는 법을 쓰라는 건가?” 아마 이런 식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있을 텐데, 그건 유아적인 해석이다.

어쨌든 이 모토는 ‘참’이다. 어떤 주제에 익숙한 사람이 쓴 글에는 좀 더 많은 정보가 담길 것이고 문장 하나하나는 자신감에 차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강력한 결론을 내놓을 수 있는 글이 된다.
예를 들어 Joe가 비디오게임에 대한 깊고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있고, 그에 대한 글을 쓴다고 가정하자. 그가 쓸 에세이는 항상 성공적일 것이다. 설명이 명확할 것이고 핵심을 짚을 것이다. 반대되는 예로 Jane이 지구온난화에 대해 쓰려고 하는데, 그에 대한 지식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써야 한다고 가정하자. 그의 글은 애매모호할 것이며, 추상적인 단어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뭔가 숨기는 듯한 문장이 나올지도 모른다.

이미 빠삭한 주제에 대해 글을 쓰는 사람들을 몇 소개하려 한다. 뉴욕타임즈의 저널리스트 Nate Silver는 확률에, Bill James는 야구에, David Thomson은 영화에, Emily Nussbaum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일가견이 있고 이에 대한 글을 쓴다. 이 저널리스트들은 글의 마지막 문장에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글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는다. 이런 사례는 굉장히 많다. 세 번째 모토 “당신이 빠삭하게 아는 주제를 글로 써라”는 기억해둘 만하다.

하지만 이 모토를 항상 충족시키는 것은 어렵다. 이 모토에 따르면 글의 질은 필자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 그 주제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필자가 항상 열정적으로 생각하는 주제만을 글로 쓰기는 힘들다. 동시에 필자가 어떤 주제에 대해 쓰고 싶은 열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 주제를 쓰지 않게 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만은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있다. 그 주제에 대한 정보를 많이 쌓으면 된다. 그렇게 하면 소위 ‘리포트’라거나 ‘조사자료’를 쓸 수 있게 된다. 정보를 많이 쌓고 그에 기반한 결과를 도출시킨 글을 써라. 당신이 이미 잘 알고 있는 주제에 대해 쓴 글과 비슷한 질을 기대할 수 있다. 다방면에서 전문적인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큰 명예다. 주제를 모른다면, 최선을 다해 습득하고, 글을 씀으로써 최선을 다해 날려버려라.

사실, 아직 세 번째 모토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 당신이 어떤 주제에 대해 열정을 가지고 있고, 관심이 있고, 잘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게 바로 좋은 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가령 야구 전문가 Bill James에게 야구에 대한 글을 쓰게 한다고 치자. 그의 콘텐츠는 아마 야구를 보면서 들을 때에만 재미있을지 모른다. 더 나쁜 경우 그의 콘텐츠는 그에게만 재미있을지도 모른다.

3+. We throw a wink t’ you

이런 상황은 왜 생길까?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다. 글을 맛깔나게 쓰는 사람들 중 일부는 애초에 글을 명확하고 흥미롭게 쓸 수 있게 태어났거나 글을 잘 쓰는 기술을 선천적으로 잘 배울 수 있게 태어났다. 그렇게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글쓰기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Robert Graces와 Alan Hodge는 글쓰기에 대해 조언할 때 “Reader Over Your Shoulder- 독자가 지켜보고 있다”라는 표현을 쓴다. 당신이 글을 쓸 때 등 뒤에서 당신의 어깨 너머로 당신이 참고하는 모든 자료들을 훔쳐보고 있는 가상의 독자가 있다고 상상하라는 것이다. 나는 더 나아가 얼굴을 마주 보고 앉아서 피드백을 받는 것을 상상하는 편을 선호한다. 무능력한 작가나 무능력한 연사는 독자‧청자의 표정(혼란스럽거나 화가 났거나 지겨워하는)을 보지 않고 읽지 못하는 사람이다. 좋은 작가는 독자의 반응을 예상해야 하고 좋지 않은 반응이 예상될 때는 취약점을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

이상적인 스토리텔러는 그가 이야기를 하면서 전달하려 한 느낌을 그대로 청자들이 느끼게 하는 사람이다. 그러려면 스토리텔러는 표정을 풍부하고 적절하게 쓸 수 있어야 한다. 표정 안에 아이러니와 깨달음, 날카로움 등을 모두 담아내야 한다.

독자와 눈을 맞추며 대화하듯 글을 쓰는 것이 좋다는 메시지를 글쓰기 모토에 반영하여 모토의 철자를 조금 바꾸면 좋겠다. 즉 ‘WRITE WHAT YOU KNOW-아는 것을 써라’를 ‘WE THROW A WINK T’ YOU-독자에게 눈빛을 던져라’로 바꾸면 더 좋을 것 같다.

번역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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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욕타임스,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