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13
by hyeondonglee
빌 드 블라시오의 뉴욕. 그 앞날은?
*주: 새롭게 선출된 드 블라시오 시장과 전임 블룸버그 시장의 차이에 대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서 세 가지 방향으로 분석했다. 아래는 11월 8일자 기사를 전문 번역한 내용이다.
1. 지난 화요일 민주당 빌 드 블라시오는 약 46%의 차이로 공화당 조셉 로타를 물리치며 뉴욕 시장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는 압도적인 승리로 전임자 마이클 블룸버그의 정책 의제에 대한 권한을 완전히 이양받았다. 하지만 실제로 어떻게 블룸버그와는 다른 방향을 취하게 될까?
블룸버그와의 가장 명백한 차이는 불평등에 대한 접근 방식에 있다. 추정 자산 310억 달러로 포브스 세계 부호 랭킹 13위에 선정된 블룸버그는 점차 평범한 뉴욕 시민과는 동떨어진 인물로 규정되었다. 반면 블라시오는 “우리가 99%다”라는 슬로건을 만들었던 2011년의 월가시위(Occupy Wall Street)에 의해 환기된 여러 주제들을 채택했다.
캠페인 내내 블라시오는 뉴욕의 표면적인 번영이 블룸버그로 대표되는 상위 1%의 부유층과 가난에 허덕이는 빈곤층인 두 계층의 도시를 위장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블라시오는 그의 전임자가 빈곤층과 중산층은 무시한 채, 뉴욕의 가장 부유한 자치구인 맨하탄에 지나치게 집중하며 주로 상위계층에 득이 되는 프로그램을 장려했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2. 소득 격차를 활용하기
사실 이번 시장 선거는 불평등과 뉴욕 중산층의 쇠퇴에 전례 없는 이목이 집중되었다. 통계조사 분석에 따르면 뉴욕시의 평균 가계 소득은 2007년 48,631달러에서 인플레를 감안한 달러로 계산했을 때 45,806달러로 하락했고, 다른 어떤 대도시보다도 큰 소득 격차를 보인다.
주민의 약 70%를 구성하는, 임차가구들이 수입은 부진한 반면 주거용 부동산 시장에 인플레이션 압박이 가해지며 괴로워하고 있다. 임차가구의 약 30%는 소득의 절반 또는 그 이상을 임대료로 지불하고 있는데, 2007년 이래 거의 5% 증가했다. 추가로 23%는 1/3 이상을 지불하는데, 이는 6년 새 2%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문제들이 캠페인 기간 동안 광범위하게 논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블룸버그는 자신의 금권정치적 이미지를 떨쳐내려는 시도를 거의 하지 않았다. 자주 인용된 뉴욕매거진 인터뷰에서 그는 “만약 우리가 전세계의 억만장자들 중 이곳으로 이주하려는 무리를 찾아 낸다면, 그것은 신의 선물이 될 것이다. 다른 모든 사람들을 돌보는데 쓰일 세입이 그들에게서 나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블라시오는 부(wealth)라는 것이 단순히 억만장자의 자산으로부터 흘러나와 확산되는 것이 아님을 주장하면서, 대신 뉴욕시의 증가하는 불평등에 계속 초점을 맞췄다. 그가 예견한 것처럼, 뉴욕시는 연간 50만 달러 이상의 소득에 대한 증세뿐만 아니라, 적정가격의 주택과 보편적인 유치원을 위한 강력한 프로그램들이 절실히 필요하다.
3. 치안보다 우선되는 경제
블라시오는 또한 경찰 전술 문제에 있어 블룸버그 시대와는 뚜렷한 대조를 이끌어냈다. 블룸버그와 그의 전임자 루돌프 줄리아니는 범죄에 대한 강경한 접근으로 공공 안정을 극적으로 향상시키는데 분명한 성공을 거둬 얼마의 지지를 얻었다. 블라시오는 경찰이 무차별적으로 ‘불심검문’을 사용하는 것을 비난했다. 이 전술은 경찰이 의심스럽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구금하거나 영장 없이 수색을 실시함을 수반한다. 이는 유색인종의 젊은이들이 일상생활 도중에 정기적으로 검문을 당하는 결과를 낳았다. ‘불심검문’은 저소득층에서 큰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오랜 법적 논쟁의 대상이 되어왔다.
로타는 불심검문에 대한 블라시오의 비난을 주요 캠페인 이슈로 만들려고 노력하면서, 블라시오가 당선된다면 뉴욕은 높은 살인률과 노상강도로 흉악했던 옛 시절로 회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메세지는 영향을 미치는 데 실패했다. 뉴욕 시민들은 출구 조사에서 주요 관심사로 경제를 언급하며, 지금 시점에선 범죄와 관련해 충분히 낙천적임을 보였다.
선거 캠페인에서 개인 자산을 자유롭게 지출한 블룸버그는 두 번의 재선으로 12년 동안 시장직을 유지해왔다. 그에 대한 논쟁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그는 시장직을 2번의 연임으로 제한한 국민투표를 무시하며 세 번째 임기를 모색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뉴욕이 국제 금융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재정과 경영 전문 기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2009년 재선에 성공했을 때에도 블룸버그의 재선을 둘러싼 악감정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그것은 민주당 예비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쳐, 블라시오가 기득권층의 후보자였던 크리스틴 퀸을 물리치게 되었다.
4. 성장 친화적 시장
그러나 예전 무명시절과 예비선거에서의 놀라운 승리에도 불구하고, 블라시오는 뉴욕의 과거와 완전히 단절됨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의 시장직이 전임자와 아주 다르지는 않을 것을 보여주는 한 가지는 부동산 개발에 대한 지원에 있다. 선거 다음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차기 시장 빌 드 블라시오는 수십 년 만에 뉴욕에서 가장 성장 친화적인 시장이 될 것”이라고 독자들을 안심시키면서 “그는 부동산 산업(에서 많은 돈을 마련했으며)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블라시오는 택시 업계와 전기 차량으로 센트럴 파크의 마차를 대체하려고 하는 그룹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았다. 이러한 원조에 대한 보답 또는 그들의 입장에 대한 동의로써, 그는 자치구 외부 영업용 택시들에게 경쟁을 허락하는 것을 반대해왔고, 고용 손실이 수반됨에도 불구하고 공원 내 마차를 제거하게 될 것이라고 암시해왔다. 그런가 하면 그는 빈민가의 고급 주택지화를 강하게 반대하면서, 적정가격의 주택을 포함하는 완전히 새로운 거주 프로젝트를 위한 건축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블라시오가 블룸버그 그리고 패배한 로타 두 사람과 명백히 다른 지점은 블라시오의 반대자들이 심각한 약점으로 들먹이던 ‘관리 경험의 부족’이다. 그의 이전 직위(시의회의원과 공익옹호관)는 소수의 직원과 예산을 지휘하는 것이었다. 이제 그는 30만에 가까운 노동 인력을 이끌고 700억 달러의 예산을 감독하게 될 것이다.
블룸버그를 제외한 거의 모든 뉴욕의 전임 시장들 역시 주요 관리직의 책임을 가져보지 않은 채 시정에 투입되었다. 대부분이 입법 기관에서 재직하였는데, 줄리아니가 연방 검사를 역임했는가 하면 에이브 빔은 시 회계 감사로 복무했다. 사실상 무명으로써 승산이 거의 없던 블라시오를 우승후보에 이르게 한, 거의 흠잡을 데 없는 그의 캠페인은 (2006년 힐러리 클린턴 미 상원의원 캠페인에서의 성공적인 매니지먼트는 차치하더라도) 블라시오 행정부에게 아주 좋은 전조이다.
뉴욕시에 대한 블라시오의 계획은 원대하지만, 그의 실질적인 승리가 결코 미래의 진보적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뉴욕 시장 선거의 기묘함 중 하나는 외견상 모순되어 보인다는 것이다. 1985년에 민주당 에드워드 코흐는 68포인트로 이겼다. 하지만 4년 후 훨씬 좁은 격차로 민주당 데이비드 디킨스가 승리한 이후에는, 준엄한 공화당의 줄리아니가 1993년 이후의 뉴욕을 이끌었고, 2001년 이후는 블룸버그가 그 뒤를 이었다. 블라시오의 큰 격차의 승리가 건강하고 진보적인 권력 이양으로 보일 수는 있겠지만, 뉴욕은 전에도 급격한 방향 전환을 했었고, 틀림없이 다시 그렇게 될 것이다.
장유진(캠페인 컨설턴트, 객원 필진)
출처: The conversation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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