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쳐&트렌드] Mobile killed the book star? – 책과의 공존을 시도하는 모바일 거점

1.

영국의 뉴에이지 밴드 The Buggles가 [Video Killed The Radio Star]를 발표한 해는 1980년이었다. 35년이 지난 지금 미디어와 미디어 사이의 충돌에 대한 노래를 만든다면 어떤 내용이 적절할까? 1980년대 초 비디오와 오디오의 충돌에 가장 근접한 현재적인 미디어의 충돌을 꼽으라면 모바일(스마트폰)과 책 정도가 아닐까 싶다. 자기 전에, 출퇴근 길에, 휴일 짜투리 시간에 -습관적으로- 책을 쥐고있던 우리의 손에는 이제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다. 스마트폰은 책을 읽을 만한 적당한 무료함 또는 여백을 일상생활에서 제거하고 있다.

2.
뮤직 비디오 전문 채널인 MTV가 등장한 것은 1981년이다. MTV에서 첫 방송을 탄 노래는 의미심장하게도 [Video Killed The Radio Star]였다. MTV는 그렇게 두 미디어 사이의 교집합 또는 충돌지점에서 태어났고 두 미디어의 새로운 공존을 가능케 했다. 그렇다면 책과 모바일 사이의 불화가 한참인 요즘 MTV에 해당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책을 위한 모바일’의 거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동진의 빨간책방]
이제 3년이 지났다. 영화 평론가 이동진이 진행을 맡고 소설가 김중혁과 이다혜 기자가 절반씩 출연해 책에 대한 이야기 보따리를 푼다. 소설과 비소설을 번갈아 진행하는 방식으로 매주 수요일에 업데이트된다. 처음엔 다소 유치하나 중독되면 벗어나기 힘든 빨책식의 드립에 길들여지면 매주 수요일이 기다려지게 된다. http://www.wisdomhouse.kr/new/new/social.php?mid=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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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라디오 책다방]
106회까지 김두식 교수와 황정은 작가가 진행했다. 5월 18일, 106회로 시즌 1을 마치면서 새롭게 문학평론가 송종원이 진행을 맡게 되었다. 시즌 2의 새로운 포맷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시즌 1 기준으로는 저자의 육성을 직접 듣는 에피소드가 많은 편이었고 사회적 이슈와 현안에 대해서도 선명한 자기 의견을 견지하면서 진행되었다. 최강의 섭외력 또는 창비의 문화권력을 실감할 수 있었던 팟캐스트다. 아, 물론 김두식 교수와 황정은 작가의 앙상블도 훌륭했다. http://www.changbi.com/…/c…/community/podacst-radio-book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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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책읽는 시간]
소설가 김영하가 낭독에 집중하는 팟캐스트. 2010년에 시작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원조로 꼽을 수 있는 책 관련 팟캐스트. 5년 사이에 54개의 에피소드가 만들어졌는데 근래 업데이트 빈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많이 아쉽다. 위 두 개의 팟캐스트가 진행자와 저자의 코멘터리 중심이라면 ‘책읽는 시간’은 텍스트 자체를 낭독하는 것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http://kimyoungha.com/tc/?page_id=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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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세 개는 작가, 애서가 중심의 ‘거점’이었다. 디지털 중심의 ‘거점’에는 무엇이 있을까?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 책/문화]
네이버가 책과 책 읽기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는 점은 팩트다. 네이버가 공을 들이고 있는 ‘지식인의 서재’는 2008년에 첫 선을 보인 이후 80명 이상의 ‘지식인’을 거쳐갔다. http://navercast.naver.com/list.nhn?cid=254&category_id=254 네이버는 5월 13일부터 [네이버 책/공연]이라는 꼭지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 메인의 뉴스 스탠드 바로 밑에 있는 공간에서 관심 주제를 ‘책’으로 설정하면 블로거들의 서평이 네이버 메인 페이지에서 매일매일 업데이트 된다. http://blog.naver.com/nv_bc/220358081596

3.
비디오는 음악을 소비하는 형식을 바꿨지만 음악은 여전히 잘 살아남아 있다. 책과 출판이 처한 실존적 위기와 무관하게 책 역시 여전히 잘 살아남을 것이다.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이라는 부제가 붙은 사사키 아타루의 글을 인용하며 글을 맺는다.

“여러분은 도스토엡스키나 톨스토이가 소설을 썼던 시대를 황금시대라고 생각하고 있겠지요. 그에 비해 자신들은 팔리지 않는다, 문학이 놓인 환경이 좋지 않다, 시대가 다르니 어쩔 수 없다, 이것이 ‘현실’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어처구니없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지금 들었던 모든 위대한 이름에 대한 모욕입니다. 훨씬 가혹한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살아남았으니까요.”

(1850년 제정 러시아의 문맹률은 90%였다. )

김봉수

[컬쳐&트렌드] 파워런치 즐기는 뉴욕 여성들, 점심 메뉴도 비즈니스 전략!

“톰 울프가 21세기 현재 뉴욕을 배경으로 권력과 스타일, 지위에 대한 소설을 다시 쓴다면 반드시 통째로 묘사해야 할 한 레스토랑의 음식이 있다. 씨앗이 흩뿌려진 구운 당근과 아보카드 샐러드에 묘한 매력의 양념들이 층층이 곁들여진 ABC 키친의 인기 메뉴다.”

*톰 울프: 1980년대 뉴욕 월가를 배경으로 잘나가던 뉴요커의 몰락을 현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과 현장감 넘치는 문체로 그려낸 소설 ‘허영의 불꽃(The Bonfire of the Vanities)’을 쓴 미국 작가

Ladies at ABC kitchen

1. 파워 런치(Power Lunch): 업무상 미팅을 겸한(실세와의) 점심식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파워런치가 뉴욕의 직장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이라고 뉴욕타임즈가 4일 보도했다. 기사는 ABC 키친, 부벳(Buvette), 더 스마일(The Smile), 카페 클루니(Café Cluny) 등을 파워런치 장소로 인기가 많은 대표적인 레스토랑들로 소개했다. 부벳의 오너쉐프인 조디 윌리암스는 손님들 중에 “예술계, 출판계, 요식업계, 영화업계, 화랑업계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2. 파워런치를 즐기는 여성들은 근사한 레스토랑을 찾아 맛있는 메뉴를 고르는 것은 네트워킹을 겸해 정보를 수집하고 거래를 성사시키며 아이디어를 짜내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리고 어떤 신발을 신었는지를 보면 그 사람의 감성을 알 수 있듯이 어디로 점심을 먹으러 가는지도 한 사람의 브랜드를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3. 부벳에서는 다이어트 콜라나 저지방 우유, 인공 감미료를 찾아볼 수 없다. 예약도 받지 않는다. 작은 테이블 앞에 얼굴을 맞대고 몇 시간이건 회의를 할 수는 있지만 노트북은 사용할 수 없다. 조디 윌리암스는 “자리가 너무 가까워서 컴퓨터를 하는 건 옆에 앉은 사람에게 끔찍한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더 스마일은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진정한 주방에서 매력적인 음식을 즐기는 데 방해가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레스토랑들의 음식들은 건강한 이미지를 내세우고 실내 장식도 화려하기 보다는 지적인 분위기가 많다.

4. 브라운백 미팅(Brown Bag Meeting): 샌드위치 등 간단한 점심을 먹으면서 갖는 회의나 모임. 점심시간에 함께 모여 각자 가져온 샌드위치나 도시락을 꺼내 먹으면서 토론이나 세미나를 하는 모습은 영미권의 기업이나 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브라운백이란 말은 샌드위치나 샐러드 등을 담는 갈색 봉투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몇 해 전부터는 국내에서도 정부기관과 대학가 중심으로 브라운백 미팅이 많이 열리고 있는데 대부분 샌드위치나 도시락을 단체로 주문해서 먹는다는 점이 외국과는 조금 다른 풍경이다.

5. 파워런치나 브라운백 미팅이나 브랜드는 한국으로 수입되는데 적용 양상은 달라 보인다. 그것의 의미를 받아들이고 새롭게 재창조하는 것이 활용의 핵심이 아닐까.

김재은

참고 및 사진출처: 뉴욕타임즈, http://www.nytimes.com/2013/09/04/dining/ladies-who-power-lunch.html?pagewanted=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