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우 저널리즘 4. 이케아 4] 이케아 팝업 스토어 – 고객들의 높은 기대치를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가?

※ ‘에이케이스’는 새로운 현상과 미래를 추적하는 ‘팔로우 저널리즘 시리즈’의 네 번째 연구 대상으로 이케아를 선정한 바가 있습니다. 이 글은 이케아의 한국 시장 진입기를 차곡차곡 정리해 보는 네 번째 글입니다.

1. 지난주부터 이케아가 SNS 타임라인과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이케아가 지난 12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헤이 홈!(Hej HOME!)’이라는 팝업스토어를 오픈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케아 진출 소식 이후부터 보이던 기대의 모습들이 아니라 실망의 모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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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언론이 실망했다. 아니 기자들이 실망했다.

•이케아 본격 상륙 ‘기대반’. ‘우려반’ http://goo.gl/gzzppz
•’불통’ 여전한 이케아 http://goo.gl/ItGEFI
•이케아, 스토리룸 공개..”미확정” 답변 뿐 http://goo.gl/4Ig9ka
•이케아 코리아, 웬 신비주의? http://goo.gl/UMn5AD
•이케아 신비주의 ‘한국은 외면한다’ http://goo.gl/AzVONd

3. ‘팝업 스토어’는 브랜드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는 수단이자 브랜드를 체험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된다. 일반적으로 매장을 가지고 있지 못한 제조업체가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통업체의 간섭 없이 브랜드 마음대로 공간을 조성하고 고객이 최대한 브랜드를 향유할 수 있는 동선과 디스플레이를 고민해 고객이 브랜드의 가장 매력적인 순간을 만끽하게끔 만들어야 한다. 고객이 일반적으로 브랜드를 접하게 되는 접점보다 훨씬 더 좋은 이상적인 조건을 만들어 놓고 고객의 방문과 잊지못할 환상적인 체험을 유도하는 마케팅 수단이다.

4. 이케아가 ‘팝업 스토어’를 선택한 것은 악수로 보인다. 얼마 후 근사한, 제대로 된 대규모 매장을 운영하게 될 유통업체가 사전 프로모션 단계로 ‘팝업 스토어’를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케아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고객체험’은 정식매장이 아니면 어렵기 때문이다. 넓은 매장과 그 안을 채우는 다양한 상품 구색, 이로 인해 확보되는 소비자의 선택권, 결정적으로 중요한 가격 메리트. 이 모든 것들이 제대로 체험이 되려면 ‘팝업 스토어’가 아닌 정식매장이 필요하다.

* 마케팅은 기대치를 관리하는 게임이다. 기대치를 조정을 해야할 때도 있고 기대치에 대응하는 실체를 조정해야 할 때도 있다. 기대치에 걸맞는 체험을 제공하지 못할 경우에는 잠시 참는 것도 방법이다. 고객에게 형성된 기대치와는 다른 방향의 체험(기대치를 밑도는 체험이 아니라 다른 체험)을 제공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다음 달에는 이케아가 더 큰 팝업 스토어를 낸다고 하는데 얼마나 이 문제(Expectation & Experience gap)를 해결할 수 있을지 궁금해 진다.

* 보도를 살펴보니 기자 관리/응대에도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부분을 이케아가 얼마나 빨리 극복할 수 있을까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

채광현

[팔로우 저널리즘 4 이케아 3] 이케아, 택배를 선택하다 http://acase.co.kr/2014/03/04/ikea3/
[팔로우 저널리즘 4 이케아 2] 공룡, 첫 발을 내딛다 – 이케아 코리아 홈페이지 구경기 http://acase.co.kr/2014/01/24/ikea2/
[팔로우 저널리즘 4 이케아 1] 이케아가 온다, 드디어 한국 상륙작전이 시작되었다 http://acase.co.kr/2013/12/09/ikea1/

[팔로우 저널리즘 4 이케아 ③] 이케아, 택배를 선택하다

※ ‘에이케이스’는 새로운 현상과 미래를 추적하는 ‘팔로우 저널리즘 시리즈’의 네 번째 연구 대상으로 이케아를 선정한 바가 있습니다. 이 글은 이케아의 한국 시장 진입기를 차곡차곡 정리해 보는 세 번째 글입니다.

 

1. 소비자가 직접 운반하고 직접 조립하는 방식으로 판매를 해왔던 이케아가 한국에서는 배송 서비스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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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미국 사이트의 사진. 고객이 자전거에 이케아의 ‘플랫팩’을 직접 실어서 배송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 이케아는 1986년에 일본 시장에서 철수를 단행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직접 운반과 DIY에 익숙치 않았던 일본 소비자의 외면으로 인해 처절한 실패를 맛 본 이케아는 절치부심 끝에 2006년 일본시장에 다시 도전했다. 재진입 시점의 가장 큰 변화는 일본 현지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배송/설치 서비스를 제공한 점이다. 일본에서의 실패와 재진입 사례를 복기해 볼 때 이케아가 한국시장에서 택배 서비스를 도입할 것이라는 예측은 충분히 가능했다. (이케아의 서비스가 배송에 국한될 것인지, 조립/설치를 포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임)

 

3. 소비자가 직접 운반하고 직접 조립하는 이케아의 방식은 저렴한 가격대에도 좋은 디자인과 품질을 담보할 수 있는 이케아 전략의 핵심이다. 이 핵심전략이 한국에서는 일정 정도 현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비싼 부동산 가격과 발달된 택배 시스템, 일본과 엇비슷한 좁은 주택, 한국 소비자에게 보편적인 유통 채널로 자리잡은 택배 등을 고려했을 때 이케아가 자신들의 핵심전략만을 고수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일단 한국의 가구업계가 바랬을 악수(惡手)는 두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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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미국 사이트의 메시지. 회사와 고객이 함께 절약을 하자고 설득(!)을 하고 있음. 고객이 직접 조립을 하는 것이 ‘민주적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고객의 역할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거의 번역 수준으로 구성된 이케아의 한국 사이트에는 이 부분이 빠져있다.

 

4. 택배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큰 의사결정이 완료되었으나 아직 이케아의 성패를 가늠하기에는 섣부르다. 큰 전략을 백업/서포트 하는 디테일이 아직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배송 서비스를 도입함으로 발생하게 되는 비용상승분을 어떻게 컨트롤 할 것인가? 배송료를 어떻게 책정하고 고객에게 어떻게 부담시킬 것인가? 배송만 제공할 것인가 아니면 설치 서비스까지 제공할 것인가? 이케아 매장 내에서의 직접 구입하는 경우와 가격 차이는 어느 정도로 둘 것인가? AS 요구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케아의 성패는 이런 세밀한 부분을 통해 조금씩 결정이 날 것이다. 현지화 전략의 성패는 종종 디테일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한국 가구업체의 대응 전략과 디테일 레벨에서의 반격 포인트가 궁금해 진다. 계속 주시해서 살펴 봐야할 지점이다.

김봉수

[팔로우 저널리즘 4 이케아 ②] 공룡, 첫 발을 내딛다 – 이케아 코리아 홈페이지 구경기 http://acase.co.kr/2014/01/24/ikea2/
[팔로우 저널리즘 4 이케아 ①] 이케아가 온다, 드디어 한국 상륙작전이 시작되었다 http://acase.co.kr/2013/12/09/ikea1/

[팔로우 저널리즘 4 이케아 2] 공룡, 첫 발을 내딛다 – 이케아 코리아 홈페이지 구경기

※ ‘에이케이스’는 새로운 현상과 미래를 추적하는 ‘팔로우 저널리즘 시리즈’의 네 번째 연구 대상으로 이케아를 선정한 바가 있습니다. 이 글은 이케아의 한국 시장 진입기를 차곡차곡 정리해 보는 두번째 글입니다.

1.
나에게 이케아를 얘기한 사람들에겐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해외에서 체류하다 막 귀국해서 다시 살림을 마련하기 시작한 친구들이었다.

2.
그들은 놀라운 가격과 만족스러운 품질에 대해 얘기했고 곧 이케아 없는 한국에 대해 절망했다. 실체를 경험하기도 전에 지인들의 반복되는 한결같은 진술에 압도된 것은 처음이 아닐까 싶다.

3.
시간은 흘렀고 가구 공룡 이케아의 한국 진출 소식이 들렸다. 그 사이 가구를 하나둘 장만했던 지인들은 속이 상했겠으나 이케아를 처음 접하게 되는 나로서는 반가웠다.
그리고 어제 이케아의 한국 홈페이지가 오픈되었다.
몇 권의 이케아 관련 단행본과 간간히 실리는 기사를 읽는 것과는 다른 경험일 것이다.
직접 이케아의 홈페이지를 잠시 살펴 봤다.

4.
웹 전문가는 아니니 웹의 구조나 UI에 대해서 언급할 입장은 못된다.
간단히 메시지 부분만 언급한다.
메시지는 투박했다. “민주적 디자인”
투박하지만 차별적인 메시지가 좋은 품질과 결합할 때 큰 성과를 거둔다.
‘민주적’이라는 거의 사어에 가까워진 단어가 디자인과 결합하면서 묘한 긴장감이 생성된다. 이케아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소비자라면 이들이 주장하는 ‘민주적’의 개념이 손에 잡히겠으나 대부분의 소비자에게는 다소 서걱거리는 어감, 뉘앙스의 조합이라고 볼 수 있겠다.

5.
마케팅 메시지의 완결성은 메시지를 지탱하는 RTB(Reason to Belive)가 얼마나 제대로 구성되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RTB가 뒷받침되지 못한 멋지기만 한 메시지는 잠깐 눈길을 끄는 폭죽, 실패한 유혹으로 끝나기 마련인 반면, 서걱거리더라도 RTB가 뒷받침되는 메시지는 독특한 매력과 아우라를 풍기게 된다. (아, 물론 멋진 메시지가 단단한 RTB에 의해 지탱이 되면 더 좋다.)
이케아의 ‘민주적 디자인’의 RTB는 제대로 구성되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자신들의 약점까지도 ‘민주적 디자인’의 증거로서 당당하게 제시하고 있는 점이 특히 눈길을 끈다.

百聞不如一見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직접 보시길. www.ikea.kr

* 마케팅은 상대적인 게임인지라 이케아가 ‘민주적 디자인’을 얘기하면 한국 대형 가구 회사들은 졸지에 ‘독재적’으로 포지셔닝이 될 수도 있다. 이들의 응전에 관심이 간다.

김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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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우 저널리즘 4 이케아 1] 이케아가 온다, 드디어 한국상륙작전이 시작되었다

이케아의 의자

이케아의 의자

※ ‘에이케이스’는 새로운 현상과 미래를 추적하는 ‘팔로우 저널리즘 시리즈’의 연구 대상으로 프란치스코 교황,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부장관,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을 선임한 바 있고, 이번에 네 번째로 한국에 진출하는 이케아를 네 번째 대상으로 선정했다.
우리는 이케아 케이스 연구를 통해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해외 진출과 한국 정착을 집중해서 들여다보려 한다. 그들의 가치와 비전, 내러티브와 행동이 어떻게 한국에 뿌리내릴 지 기대된다. 한국은 월마트를 밀어낸 나라다.

1. 2011년에 한 가구업체 컨설팅을 할 기회가 있었다. 이케아의 한국 진출이 논의되는 시점이었다. 우리 팀은 ‘서서히 다가오는 가장 강력한 위험’에 대해 경고했으며 그들의 한국시장 진출은 가구와 주방 업계에 ‘근본적 위협’이 될 것이므로 지금부터 준비를 할 것을 권유했다. 그 제안은 실현되지 않았고, 이케아는 올해 한국에 온다.

2. 사회경제적 요소가 강한 스웨덴을 떠나 다른 유럽에서 먼저 성공한 스웨덴 기업, 매장이 가족의 생활형 테마파크로 작동을 하고 인쇄 카달로그가 여전히 최고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는 최적의 마케팅 채널을 가진 기업, 파리의 역 하나를 디스플레이 룸으로 만들어버리거나 수만 명이 낡은 가구를 들고 교환을 위해 산으로 오르는 장관을 연출하는 동영상을 제작하는 훌륭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기업, 자신의 철학과 가치를 딱딱하고 분석적인 작은 사전으로 만들어내는 은퇴한 오너를 가진 탄탄한 기업, 이케아가 드디어 한국 진출을 향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3. 지난 4일 광명시가 도시재생전략의 랜드마크로 세팅하고 있는 수도권 유일의 가학광산동굴에 이케아 한국지사가 의자 200개를 증여했다. 폐광산을 수리해 관람은 물론 영화·공연 등 문화 행사를 펼치고 있는 곳이다. 광명 KTX역 근처 공지에 12월 완공을 목표로 매장 공사가 한참 진행 중이다. 코스트코 본사 유치와 함께 진행되고 있는 광명역 근처의 공사는 수도권 서남권의 유통지도를 바꿀 것으로 예측된다.
무엇보다 이케아의 가치와 문화, 가격에 열광하는 젊은 가구 시장의 획기적 변화를 통해 삶의 지도를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4. 이케아는 화려하고 거대한 행사로 오지 않았다.
광명에 도움이 되는 아주 작은 일로 시작했다.
이케아의 의자가 가장 잘 어울리는 곳에서 등장했다.

5. 이케아의 전략과 행동이 우리는 몹시 궁금하다.

유민영